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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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 ‘ESG’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1.10.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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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ESG와 채용시장_ESG 경영 개념과 의미

다가오는 2025,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의 유가증권 상장기업의 ESG 공시가 의무화되고, 2030년부터는 코스피 상장기업 전체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막 ESG경영을 도입하는 기업, 공공기관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ESG 도입은 피할 수 없는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기업들은 왜 ‘ESG경영이라는 주제에 주목하는 것일까?

 

ESG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를 지칭한다. 공공기관과 사기업이 환경보호(E), 이해관계자들과의 상생(S),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G) 확립이라는 경영 철학을 근간으로 활동하도록 촉진하여, 궁극적으로 사회와 경제 전반에 지속가능성 향상을 기대하는 것이 ESG이론의 핵심이다. 최근 기업의 비재무적 경영평가 지표로서 기업의 미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으며, 기업의 입장에서도 ESG경영 필요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지난 91,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는 ESG 현황과 주요 입법/정책 과제에 대해 설명하는 인포그래픽을 발간했다. ESG경영이 무엇인지 인포그래픽과 함께 각각의 요소들을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보자.

출처 | 국회입법조사처, NARS info 제5호
출처 | 국회입법조사처, NARS info 제5호

1. Environment(환경)

코로나19와 함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 환경 이슈이다. 세계 곳곳에 이어지는 자연재해들은 이제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자연이 파괴되면서 일어나는 이상기후 현상들은 이미 우리 삶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의 선택에 의한 미션이나 선행이 아니라 지속적인 환경보호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사회도 기업도 인지하기 시작했다. 기후변화 및 탄소배출, 폐기물 관리, 환경 규제와 관련된 법안들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생태계 및 생물 다양성과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의 활동들도 ESG 환경 측면의 평가 고려 항목이다.

 

2. Social(사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일부 대기업이 시즌별로 봉사활동을 하거나 기부를 하는 선행 정도로 생각해오던 인식이 변하고 있다. 기업의 영리 활동 자체가 사회로 환원되는 차원이어야 한다는 개념이 확산된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의 소비가 없이는 기업 또한 이익을 창출할 수 없고, 모든 관계는 연결되어 있기에 사회로부터 이익을 얻는 기업일수록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 적극 지원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는 소비자 보호부터 인권성별평등 및 다양성 보장, 지역사회와의 협력, 공급망 관리력(공정거래상생협력), 근로자 안전 등의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3. Governance(지배구조)

기업의 지배구조 역시 사회적 책임과의 연장선상에 있다. 발생하는 이익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나누고 경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더욱 강해졌다. 다수의 기업들이 오너 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거나 다양한 이사회 구성과 회계의 투명성 강화를 꾀하기도 하고, 임직원 및 경영진에게 정직한 보상을 제공하는 방법 등으로 지배구조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 기업 윤리를 준수하는 것 등이 ESG 지배구조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항목들이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은 투명한 조직문화와 사회를 만들고, 나아가 기업의 신뢰를 높여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출처 | 국회입법조사처, NARS info 제5호
출처 | 국회입법조사처, NARS info 제5호

기업의 입장에서 ESG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는 자금조달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해졌기 때문이다. 투자자와 고객의 ESG 요구가 증대하는 한편, 신용평가에 ESG 반영 비중이 확대되었다.

 

가치소비와 ESG의 시너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 덕분에 기업들의 ESG경영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IBM은 전미 유통협회와 공동으로 18~73세까지 세계 28개국의 소비자 19천여 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소비자의 동향을 연구해 <2020년 소비재 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이를 보면, 가치 중심적인 소비자의 70%는 재활용 제품, 친환경 제품 등 환경을 보호하는 브랜드를 구매하기 위해 일반 가격보다 35%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그 중 57%는 환경파괴를 줄이기 위해 구매 습관을 바꿀 의향도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가격이나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윤리 또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전에는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가 함께 추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의 연구결과는 이런 선입견을 과감히 깨뜨린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및 글로벌 금융 서비스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이 자체 평가로 산출하는 2019년 자료에 따르면, ESG 지수가 높은 기업이 ESG 지수가 낮은 기업보다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치소비란, ‘광고나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제품을 구매하는 합리적인 소비 방식을 뜻한다.

 

ESG의 특징

ESG는 기업 재무제표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중장기적 기업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속가능성 평가 지표이다. 막연히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의 기준에 맞는 활동들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의 개념을 넘어 기업의 생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개선하는 기준으로 볼 수 있다. 과거엔 기업의 이익 중 일부를 좋은 일에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었다면, 지금은 이익을 거두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준들을 준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것이 ESG와 기존의 사회공헌 활동과의 가장 큰 차이이다.

 

CSR, CSVESG 경영의 차이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이 영리 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불평등 등과 같은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적 의무를 수행하는 활동

CSV
(Creating Shared Value)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 활동으로 기업과 지역사회의 상생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는 개념

ESG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투자자 관점에서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

사회공헌활동(CSR)’은 기업의 입장에서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기 위한 활동을 경영에 가지고 오는 방식이라면, ESG는 투자자의 관점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정보를 가리킨다. CSR은 기부나 후원 등의 자발적 돕기 수준으로 기업 경영을 책임감 있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ESG는 기업의 행동이 미치는 영향 등을 구체화하고 그 노력을 측정 가능하도록 지표화하여 투자를 이끈다.

CSR보다 진화된 개념인 공유가치창출(CSV)’은 기업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CSR은 선행을 통해 사회에 기업의 이윤을 환원하는 것이고, CSV는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와 지역사회의 니즈가 만나는 지점에서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여 경제적사회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ESG 평가가 높다는 것은 사회적 평판이 좋은 기업을 의미하기에 앞서, 리스크에 강한 기업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직원과 고객, 환경, 사회단체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과의 사회문제 해결에 방점을 둔 가치들을 만들어냄으로써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이윤 추구를 위한 비용 절감과 효율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통적 경영 방식으로는 더 이상 리스크에 대응할 수 없다.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ESG경영은 마케팅이나 기업 홍보를 위한 기부나 자선 활동이 아닌, 명확한 비전 아래 기업 가치를 높일 것을 강조하고 있다.

ESG경영의 주된 목적은 착한 기업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시대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복합적 리스크에 얼마나 잘 대응하고 지속적 경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기업은 환경과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해 앞장서며 투자자들의 장기적 수익을 추구하고, 기업 활동이 사회적 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기업은 ESG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이를 어떤 방식으로 경영에 접목하고 투자에 활용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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