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를 제대로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추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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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를 제대로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추천서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1.10.2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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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ESG와 채용시장_ESG 추천 도서

ESG는 최근 들어 화두가 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기업들 역시 ESG를 강조하고 있고 적극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도입 초기단계라 볼 수 있어 더 공부가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취업준비생들이 공부해야 할 분야이다. 면접에서 항상 나오는 질문이기 때문. 여기에서는 ESG를 조금 더 깊이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책을 추천한다. ESG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예측해보자.

 

ESG 혁명이 온다 | 김재필 지음 | 한스미디어

인류의 기술 혁명은 그동안 쉼 없이 진행됐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세계적 흐름 하에 쉬지 않고 달려오던 기술 혁명은 2020년에 잠시 멈춰 섰다. 코로나 때문. 코로나 사태 이전의 기술은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생활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수익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기술은 소외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기술은 인류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이용되었다. 혁신적인 기술보다는 환경과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에 더 주목했다. 기술의 혁신만으로는 더 이상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게 되었다.

기업 역시 단기적 이윤만 추구해서는 지속성장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다.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불법을 저지르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은 소비자들의 철퇴를 맞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MZ 세대의 가치관과도 맞물리면서 기업들은 ESG경영을 앞다퉈 선언했다. 자본주의의 핵심이자 기업의 존재 목적이기도 한 이윤추구ESG를 만나면서 환경과 사회, 사람을 중시한 가치 창출로 변화했다. 확실한 것은 코로나로 망가진 세계 경제와 우리의 일상을 회복시킬 희망적 수단이 ESG라는 점이다. 기업에게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이자,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뉴노멀이 될 수 있다.

ESG는 이미 우리의 생활 속에 서서히 자리 잡고 있다. 커피전문점에 가면 종이 빨대를 이용하고, 거리에는 제법 많은 수의 전기차들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음식 하나를 먹어도 유기농 음식을 선호하고, 제품을 선택할 때는 친환경 소재인지를 다시 한 번 더 확인한다. 내가 입는 옷, 내가 마시는 물, 내가 숨 쉬는 공기 등등 이 모든 것이 ESG와 연관된다.

기업을 바라보는 눈도 예전과 다르다. 회장이 직원에 대해 갑질을 하거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서는 아무리 실적이 좋다고 해도 바로 주가가 폭락하고 불매운동이 일어난다. ‘회사는 수익 창출이 우선이라는 생각은 과거의 유산이 되어버렸다. ESG 투자, ESG경영 모두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ESG 관점에서 판단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ESG 소비라고 생각한다. 기업들 역시 ESG 활동을 수행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소비자의 눈이다. ESG경영의 근본적인 목적은 투자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소비자를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 스스로도 ESG에 대해 관심을 갖고 또 잘 알아야 한다.

 

ESG 파이코노믹스 | 알렉스 에드먼스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이 책의 1부에서는 기업이 왜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을 고려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ESG 시대에 맞춰 가장 중요한 측정지표가 될 기업의 파이 키우기 전략이 그동안 관행으로 이뤄지던 파이 쪼개기 사고방식과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 분석한다. 이해관계자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훌륭한 이상이 아니라 사업적인 관점에서도 타당하다는 사실을 엄격한 증거들로 보여준다.

2부에서는 구체적으로 파이 키우기 전략을 설명하며 현재 개혁안들의 실효를 분석한다. 대부분의 개혁안이 파이를 쪼개는 방식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 보수, 스튜어드십, 자사주 매입 등 일반적으로 이해관계자를 희생하면서 CEO와 투자자만 이득을 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책이 사실은 파이를 키워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방안이라는 반전을 꾀한다.

3부에서는 파이 키우기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목적)를 통해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투자자, 규제 당국, 규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유권자로서의 고객, 인플루언서, 증권 애널리스트, 의결 자문회사 및 투자컨설턴트가 지금 바로 실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4부와 부록에서는 곱셈·비교우위·중요성의 3가지 원칙이 기업과 사회의 관계를 넘어 국제교역, 인간관계, 리더십 같은 더 광범위한 여건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다룬다.

기후변화, 불평등, 불공정 등 자본주의에서 파생되는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자본주의를 적으로 보는 관점은 이윤의 중요한 역할을 무시하는 편견일 수 있다. 기업이 이윤을 창출해야 직원에 대한 투자를 단행할 수 있으며, 시민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공급하거나 편리한 생활을 제공하는 등 투자 수익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리더가 현재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려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과 사회 모두에게 효과적이며 함께 동참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파이코노믹스는 사회적 가치와 이윤을 모두 충족하며 자본주의 위기를 꿰뚫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저자는 논리적이고 검증된 증거에 기반해 다음과 같은 한 줄로 이 책을 마무리한다. “이윤의 땅에 다다르려면 목적의 길을 따르라.”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이본 쉬나드 지음 | 라이팅하우스

미국에서 1년 중 가장 큰 세일이 열리는 연례행사, 블랙프라이데이 때 뉴욕타임스에 한 광고가 게시된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 buy this jacket)’라는 엉뚱한 카피를 내세우면서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사지 않을 것을 권유하는 이 광고는 역설적이게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파타고니아의 환경 철학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파타고니아는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라는 사명 선언문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환경보호를 실천해 왔다. 내부 평가 결과, 목화가 환경에 가장 피해를 입히는 소재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1996년부터 모든 면제품을 유기농 목화로 제작하기로 결정한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재정난에 시달려야 했지만 이 과감한 단행을 통해 아웃도어업계 최초로 유기농 목화를 이용하면서 더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또한 파타고니아는 자체적인 원웨어(Worn Wear)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 수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품이 생산되고, 소비되고, 버려지는 사이클을 조금이나마 늦추기 위해 새 제품을 소비하기보다 최대한 오래 수선하며 입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환경보호를 위한 행보들을 통해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사랑하는 브랜드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 모든 행보의 목적이 오로지 이윤 추구였다면 파타고니아는 이 정도로 사랑받지 못했을 것이다. 파타고니아가 여타 브랜드와 다르게 탄탄한 마니아층을 거느리는 가장 큰 이유는 지구를 위해 매년 총 매출액의 1%를 꾸준히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것과 같은 남다른 진정성 때문이었다. 이 도서에는 파타고니아의 더욱 진실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이본 쉬나드는 이 책을 통해 기업, 정부, 소비자 등 각계각층의 환경보호 동참을 호소하면서 앞으로 7세대를 내다볼 청사진을 제시한다. 온갖 질병과 환경오염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수준의 문제로 떠오른 오늘날, 이 책의 메시지는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의 시대 | 제프리 삭스 지음 | 21세기북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세계경제는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극단의 경제적 고통에서 벗어나 풍요롭고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게 된 것이다. 중국처럼 한때 가난했던 나라가 중간 소득의 나라가 되기도 하고 개발도상 지역을 중심으로 ‘3경제성장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극도의 빈곤에 허덕이는 지역이 적지 않다. 최근의 유럽 난민 사태를 얘기하지 않더라도 세계 곳곳에는 기본적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들에게 삶은 인간 존엄성, 즉 생존을 위한 매일 매일의 투쟁이다.

비록 약 10억 명 이상, 많게는 25억 명이 빈곤한 삶을 살고 있지만 이제 극단적 빈곤의 종식이 가까이 와 있다고 제프리 삭스는 말한다. 특히,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지역에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농업, 건강, 교육 등 필수적인 투자와 더불어 출산율 감소를, 남아시아에서는 2차 녹색혁명, 인프라스트럭처, 물과 위생, 의료 서비스, 교육, 인구학적 천이의 완료, 소녀와 여성의 권익 신장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극단적 빈곤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저소득 국가의 니즈에 맞는 국제적인 공적개발 원조를 활성화하고 새천년 마을 발전 프로젝트등과 같은 실용적 개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목표인 경제성장, 사회 통합,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이루어야 한다. 그런데 성장의 문제를 해결한 나라는 많지만 지속 가능한 발전의 세 가지 측면을 모두 달성한 나라는 거의 없다. 기후변화, 바다의 산성화, 생물 종의 멸종 같은 환경의 급속한 변화는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 경제는 유한한 자원에 비해 너무나 비대해져 있으며 인류는 지구위험한계선을 넘어서고 있다.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이제 경제성장을 멈추어야 하고 부자 나라가 소비 수준을 대폭 줄여서 가난한 나라가 생활 수준을 높일 여지를 만들어주자고 제안한다. 이에 대해 제프리 삭스는 지속적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구위험한계선을 위협하지 않는 올바른 기술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풍력이나 태양광을 이용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서 더 많은 경제활동을 지원할 수 있고, 농경 기술의 개선을 통해 물과 비료 사용량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사회 통합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뛰어넘기 힘든 여러 장벽으로 가로막혀 있다. 각 국가별 또는 국가 안에서의 소득 차이를 비롯해 계층 간, 양성 간, 도시와 시골 간의 문화적, 법적 차이로 인한 불평등의 그늘이 곳곳에 드리워져 있다. 사회 통합은 광범위한 번영, 차별 철폐, 동등한 법의 보호, 누구나 기본적 니즈를 충족하는 것,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빈곤에서 벗어날 기회가 합리적으로 주어지는 사회적 이동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선행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해내야 한다. 또한 권리와 자유라는 서로 다른 측면에서의 인권 보장과 공공 정책에 대한 윤리적 사고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네 번째 목표의 달성이 필요한데, 바로 적절한 거버넌스다. 무엇보다 정부가 사회 번영을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역할에는 의료 서비스와 교육 같은 사회 서비스의 제공, 도로항구전력 같은 인프라의 제공, 범죄와 폭력으로부터의 보호, 기초과학과 새로운 기술의 장려,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의 집행 등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부패, 전쟁, 부실한 공공서비스 등이 더 일반적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하는 것은 우리의 붐비고 불평등하고 훼손된 지구에서 우리 세대가 마주한 가장 중요하고도 위대한 도전이다. 이제 목표는 정해졌고 행동만 남았다. 지금 인류세가 직면한 문제 앞에서는 국경도, 민족도, 언어도, 종교도 없다. ‘지속 가능한 목표는 지구의 발전을 위한 나침반이자 북극성이다.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 있는, 모두의 과제이자 마지막 희망이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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