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성패, ESG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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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의 성패, ESG에서 갈린다!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1.12.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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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특집_2021 채용시장 총정리 / ESG 채용

금융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채용시장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국내 은행업계에서 ESG 요소를 활용한 채용이 활성화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이 ESG 관점의 사회적 가치 실천을 앞세운 새로운 채용 방침을 적용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금융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채용시장에서의 ‘ESG’를 알아본다.

 

최근 기업 면접에서 점점 더 많은 구직자가 ESG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있다. 경영계에 불어닥친 ESG 열풍이 취업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ESG는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말한다. 기업들이 ESG 관련 조직을 대폭 확대하면서 관련 인력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위기다.

 

ESG 경영, 구직자들의 기업선택에 큰 영향

한국경제연구소가 최근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채용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과 함께 ESG 관련 인재 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 GS칼텍스, 농협금융지주, 삼일회계법인, 삼정회계법인 등은 최근 ESG 분야 직원(경력자) 채용에 나섰다. 급증하는 ESG 인력 수요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4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ESG 경영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ESG 위원회를 이미 설치했다는 기업이 17.8%, 앞으로 설치할 예정이라는 기업이 27.7%였다. ESG 전담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23.8%이미 마련했다’, 29.7%마련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ESG 위원회는 주로 교수·유명인 등 외부인으로, ESG 전담 조직은 내부 임직원으로 구성한다.

인력을 새로 채용하는 기업도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원래 있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 조직이나 사회공헌 관련 조직을 ESG 전담 조직으로 개편하는 기업도 많다. 일부 기업은 관련 분야 경험이 있는 경력직 채용에도 적극적이다.

여러 기업의 CEO(최고경영자)들이 ESG를 화두로 내걸고 강조하다 보니, ESG는 채용 면접의 단골 질문이 됐다. 심지어 ESG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직군 면접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온다. 금융사나 공기업 취업준비생 카페에는 면접에서 ESG 관련 질문을 받았다는 경험담이 줄줄이 올라온다.

이런 현상은 ESG의 개념이 너무 광범위하고 기업마다 주안점을 두는 분야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부터 자원 재활용, 신재생에너지 기술 연구개발, ·중소기업 상생, ()부패 경영, 노사관계 개선, 지역사회 공헌, 소비자 보호, 제조물 책임, 근로자 권리 보장, 하도급 갑질 방지까지 모두 ESG 범주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ESG는 좋은 것같은 막연한 답변보다는 구체적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편, 취업준비생들도 입사 희망기업을 정할 때 ESG 경영 실천요소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취업준비생 1,188명을 대상으로 ‘ESG 경영 기업 취업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취업준비생 10명 중 9명은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ESG 경영 유무가 입사 희 기업을 정하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23.9%‘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을 우선순위로 입사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왕이면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 입사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67.8%를 차지했다. 반면, ‘연봉과 근무환경에 만족한다면 기업의 ESG 경영 실천 유무는 상관없다는 응답은 8.3%에 불과했다.

취업준비생들이 기업의 ESG 경영 유무를 확인하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 응답률 60.7%로 가장 높았다. 이 밖에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근무환경이 더 우수할 것 같아서(53.4%)’, ‘환경보호와 사회문제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의 가치관과 맞아서(30.0%)’ 등이 뒤를 이었다.

 

ESG 채용,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

최근 들어 국내 산업계 전반에서 ESG 관련 인재 또는 ESG 가치에 기반한 채용 시스템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 ESG 관련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 있는 기업의 비율은 25.6%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14.5%)보다 11.1%p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보수적 색채가 짙었던 금융업계에서 ESG에 기반을 둔 채용을 확대해 나가는 부분은 특히 눈에 띈다.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뿐 아니라 상당수 시중은행은 공채 과정에서 ESG 요소를 반영한 채용을 진행, 또는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올해 하반기 약 270여 명 규모의 신입 및 경력직 채용을 진행한 KB국민은행은 채용 부문에 ‘ESG 동반성장을 추가했다. ESG 동반성장 채용을 통해 KB국민은행은 특성화고 다문화가족 자녀 북한 이탈 주민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250여 명 규모의 하반기 공채를 한 신한은행도 ESG 관점을 담은 사회적 가치 특별채용부문을 도입했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신설된 해당 부문에서는 장애인, 국가보훈 대상자, 다문화가정 자녀 등을 대상으로 인재를 선발한다. 특히, 특정 직군에 대한 쏠림현상 없이 기업·자산관리(WM), ICT 분야 일반직(정규직) 등 전 부문에 고루 채용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하나금융은 이미 지난 57개 계열사에서 ESG 채용을 표방한 희망사다리 채용을 실시, 큰 호응을 얻었다. 하나금융은 해당 채용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 중소기업 희망퇴직자, 육아 경력단절자 등을 대상으로 그들이 경력과 경험을 살려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밖에 하반기 공채를 앞둔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도 ESG 또는 사회적 가치 기반의 채용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이같은 ESG 채용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SG 경영 평가요소에 반영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자본시장의 큰 손인 연기금들이 ESG 요소를 고려하는 책임투자에 방점을 찍으면서, 자산운용 업계도 관련 리서치 인력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은 ESG 관점에서 관련 기업을 분석하고 관련 평가모형을 개발할 직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회사 홈페이지 등에 게시했다. IBK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도 ESG 분석 업무가 골자인 경력직 채용공고를 올렸다.

이렇게 올해 들어서만 운용사 20여 곳이 ESG에 특화한 리서치 인력을 공개 채용했다.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운용과 그 제반 업무인 리서치를 겸할 인력을 구하고 있는 것. 펀드매니저의 기본 요건인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을 갖춘 애널리스트를 채용해 리서치 분석뿐 아니라 추후 펀드 운용 업무까지 맡기는 식이다. 여기에는 꾸준히 ESG 시장과 정책의 동향을 파악하고 책임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도 포함된다.

국내 ESG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공인된 자격시험이 없고 전문적인 교육기관을 찾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운용사들은 책임투자 관련 경력이 있는 자’, ‘ESG 분야에 열정이 있거나 일정 기간 관련 업무에 종사했던 자등 그리 까다롭지 않은 우대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글 / 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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