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와 고충 사이, 프리랜서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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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와 고충 사이, 프리랜서의 현실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1.12.2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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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프리랜서 시대_트렌드 리포트

다수가 혼자 일하고 싶단 생각으로 프리랜서에 뛰어들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영업해야 하는 직업이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실상은 노트북 없이 여행갈 엄두를 내기 어렵다. 인디펜던트워커, 긱워커, 디지털노마드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매해 대세로 조명되고 있으나 고충들도 뒤따른다. 급변하는 환경 속 독립적으로 생계를 일구어 가는 프리랜서의 현실을 살펴보자.

 

구직자 10명 중 6, ‘프리랜서로 일할 의향 있어

20~30대 구직자 10명 중 6명 이상이 반드시 정규직이 아니더라도 비정규직 프리랜서로 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은 20~30대 구직자 1,674명을 대상으로 긱 이코노미’(Gig Economy) 트렌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지난 5월 발표했다. 긱 이코노미는 빠른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규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하는 경제 현상을 말한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6%는 긱 이코노미 현상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구직자는 14.3%였고, 나머지 39.7%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긱 이코노미 현상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은 결과(복수 응답) ‘여러 일을 해볼 수 있는 N잡 트렌드 확산이 응답률 53.2%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원하는 기간에 비교적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을 것 같아서’(39.9%), ‘일자리가 늘어나서 취업시장의 일자리 부족 문제가 다소 해결될 것 같아서’(30.4%) 등의 답변이 각각 2, 3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전공·특기를 살려 나에게 맞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29.5%), ‘본업 외에 추가적인 수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15.2%), ‘장소 제한 없이 집에서 편하게 근무를 하는 근로 형태가 확산할 것 같아서’(11.3%) 등의 의견도 있었다.

반대로 긱 이코노미 트렌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복수 응답) 응답자의 77.4%안정적인 고용 형태가 아니라서라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비정규직 고용형태가 더 많아질 것 같아서’(50.6%), ‘정규직과 수입 차이가 크게 날 것 같아서’(27.2%)와 같은 응답이 있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20~30대 구직자 64.4%는 반드시 정규직이 아니더라도 비정규직 프리랜서로 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프리랜서로 일할 때 하고 싶은 업무로는 전공과 관련 없는,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일을 하고 싶다는 경우가 52.6%로 가장 많았고, ‘전공을 살려 일하고 싶다고 답한 구직자도 46.6%였다.

이들이 비정규직 프리랜서로 일할 의향이 있는 이유로는(복수 응답) ‘원하는 시간에만 근무하는 등 비교적 자유롭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가 응답률 57.9%로 가장 많았다. 향후 취업 또는 창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26.6%), ‘전공 및 특기를 살릴 수 있는 일이라서’(24.2%), ‘회사 조직문화 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23.5%), ‘평소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서’(18.9%),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17.1%), ‘향후 프리랜서 근무가 보편적인 근로 형태가 될 것 같아서’(15.3%) 등의 의견이 있었다.

잡코리아 변지성 팀장은 최근 긱 이코노미는 온라인 공유경제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고용 형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이런 고용 형태가 전문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N잡 프리랜서 증가했지만 회사 돌아갈 고민도 늘었다

코로나 이후 소득의 증감과 별개로 현재 상황 및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해 프리랜서가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능거래 플랫폼 재능아지트’(대표 박상준·신호진)는 지난 9월 회원 250명을 대상으로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재능아지트 측에 따르면, 자사의 회원가입수가 코로나 이전 대비 약 97% 증가하고 재능(서비스) 신규 등록도 25% 가량 늘었다. 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프리랜서 및 N잡러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인데, 전체 응답자의 77%가 현재 N잡러로 활동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N잡러로 활동을 시작한 비율이 높았다.

N잡러가 된 계기 1위는 호기심으로 도전했다’(46%), 2위는 개인 능력의 최대치를 확인해보고 싶었다’(18%)는 것이었다. 금전적인 이유로 N잡을 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게 개인의 자기만족과 자아실현에 관련한 이유가 압도적이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프리랜서 N잡을 시작하기까지 도전정신과 행동력이 필요하다는 면에서 금전적인 요인보다는 호기심, 역량의 시험과 같은 개인의 정서적 욕구에 대한 이유가 우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프리랜서의 영업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SNS(인스타, 블로그, 트위터 등)와 재능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영업 방식이 코로나19 이전 74%이었던 것에서 87%로 증가했다. 동시에 지인 영업, 전단 및 방문 영업과 같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영업은 13%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오프라인 만남이 자제되는 분위기 속에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영업이 감소하고, 이 간극을 온라인 매체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었다.

소득의 증감과 별개로 경제적 불안감이 늘었다는 응답이 60%, ‘소득감소’(65%)와 함께 미래에 대한 불안감’(20%)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그 결과 일반회사로의 이직을 고민하는 프리랜서가 전체 응답자의 66%를 차지했다. 그 중 50%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익감소로 안정적인 수입의 보장을 위해 일반회사로 소속을 옮기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장기적 불안감 때문에 이직을 숙고 중이라는 의견이 26%2위를 차지했다. 직무 분야 자체의 변경(전직)을 고려한다는 의견도 50%, 프리랜서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직접적인 소득 감소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큰 압박을 받고 있었다.

전보현 재능아지트 과장은 코로나19 상황 이후 프리랜서와 N잡러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실제 활동량이 늘어난 데 비해 프리랜서의 경제현황, 체감 분위기 등에 대한 실질적인 조사와 취재는 부족하다고 느껴 이번 설문을 진행하게 됐다면서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비대면 비즈니스가 확산되며 프리랜서 시장이 빠르게 확장하는 추세이므로 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현장에서 프리랜서들은 코로나19 장기화와 특히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심리적 불안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이는 비대면 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한 현재의 기조가 한철장사로만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프리랜서에게 물적, 심적 차원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정부의 체계적인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 플랫폼 사업자 또한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프리랜서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 제공에 각별한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도 프리랜서 소득 42% 감소

2020년 코로나 이후 경기도 내 프리랜서들의 소득규모가 평균 42% 가량 감소했다는 연구조사가 발표됐다. 프리랜서들의 취약한 사회안전망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보험료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96%에 달했다. 1인 사업자로서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교류·협력 촉진 및 상담지원 정책, 불공정 계약 문제 시정 등 경기도 차원의 정책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경기도에서 나온 ‘2020년 프리랜서 실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작년 5월부터 11월까지 7개월간 총 1억 원의 예산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도내 프리랜서 규모 및 업종별 분포에 대해 파악하는 한편, 프리랜서 1,246명을 대상으로 노동실태 및 주요 불공정 행위 등에 대한 조사까지 병행해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 전체 프리랜서 수는 약 145000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전국 기준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만화·애니메이션·게임, IT개발과 같은 콘텐츠 산업 관련 프리랜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도내에서 고양시 관련 분야 프리랜서 수가 가장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도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2017년 경기도 콘텐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양시 콘텐츠 관련 프리랜서 규모는 32.3%로 도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성남 20.9%, 부천 9.7%).

프리랜서는 보통 임금노동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독립적인 일을 하면서 수입을 창출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전공 분야 특성상 프리랜서 일자리가 대부분이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는 답변도 48%에 달했다. 연간 총소득 규모 또한 평균 2,810만 원에 불과했는데 특히 전체 프리랜서의 40.6%2000만 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보수/소득 수준, 직업 안정성 등과 같은 경제적 요인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았으며, 보수책정 기준이 작업 소요시간이나 난이도, 결과물에 대한 평가보다는 업계 관행(공공기관 단가)으로 정해지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프리랜서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전년도 대비 소득규모는 평균 42.1%가 감소했는데 특히 40% 이상 감소자 비율은 약 절반을 차지했다(47.8%).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50대 이상에서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79.9%로 가장 높았으며, 프리랜서 경력이 10년 이상인 집단에서 소득이 40% 이상 감소한 경우도 56.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또한 프리랜서 수입 3000만 원 이상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소득피해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반면, 1000~3000만 원 미만 집단의 소득 감소자 비율은 78.3%로 높게 나타났다. 이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코로나19 경제위기가 프리랜서 집단 내에서도 소득불평등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설문 참여자들은 향후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거나(45.6%) 더 악화될 것(36.8%)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들을 위한 지원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내건 전국민고용보험제와 같은 사회보험료 지원 필요성에 무려 96.2%가 동의했으며, 사회보험료가 일부 지원될 경우 95.3%가 가입하겠다고 답해 프리랜서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랜서들이 겪는 어려움은 비단 소득감소뿐만이 아니었다. 활동 시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소득의 불안정성(79.5%) 외에도 일감구하기(68.2%), 일의 시기적 편중성(64.6%), 불공정한 계약 관행(47.2%)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부당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무려 87.4%를 차지했는데, 이 중 관련단체나 협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답변은 16.1%에 그쳤다. 계약서 실태 또한 정부 표준계약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71.7%로 높은 반면, 실제 일하는 과정에서 서면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는 41.4%로 절반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제도 바깥에서 어려움을 겪는 프리랜서들을 위한 경기도 차원의 정책적 지원방안은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설문조사 결과, 당사자들은 부당행위에 대한 상담지원(80%), 공정거래 가이드라인 개발 및 보급(76.9%), 보험 또는 예치금 제도 도입(73.5%), 교육 및 상담지원(69.9%), 협동조합 활성화지원(68.5%) 순으로 정책지원 필요성을 꼽았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프리랜서 관련 정책을 총괄할 전담부서 신설 및 거버넌스 구축 프리랜서 사회보험 적용 확대를 위한 지자체 일부 지원방안 마련 (가칭)경기도 프리랜서허브센터 설립을 통한 교류협력 촉진 및 상담지원 프리랜서 당사자 조직 및 협동조합 지원 표준보수 단가 제시 그 외 프리랜서 불공정 계약 시정을 위한 정책방안 등을 제시했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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