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일상 속 작은 약속, 리추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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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는 일상 속 작은 약속, 리추얼 (2)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2.04.01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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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Mentor / 책으로 만나는 멘토

몇 년 전부터 심심찮게 들려오는 키워드, ‘리추얼’. ‘의식 절차라는 사전적 정의에서 확장되어,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행위를 하나의 신성한 의식처럼 반복하는 것을 리추얼이라 일컫는다. 리추얼을 하는 시간만큼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며, 어떤 목표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삶의 주인으로 살 수 있다. ‘매일 지켜내는 일상 속 작은 약속이 주는 안정감이 우리를 우리로 살게 하는 것은 아닐까. 2022년 봄, 당신의 리추얼을 도와줄 책을 통해 몸과 마음을 깨우는 리추얼 라이프를 시작해보자.

 

오늘도 리추얼: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정혜윤

이 도서는 나다운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오늘도 리추얼> 시리즈의 하나이다. <오늘도 리추얼> 시리즈는 음악, 요가, 달리기 등 다양한 리추얼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쌓아나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소개한다.

내가 원하는 나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퇴사는 여행>, <독립은 여행>을 통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저자 정혜윤 작가는 독립 마케터로서 스스로 단단하게 혼자 설 수 있었던 비결을 리추얼이라고 밝힌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음악이 어떻게 리추얼이 되었는지, 또 그를 통해 어떻게 자신을 만나고 세계를 확장시켜 나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매일 아침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OST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상황에 맞는 음악을 듣고, 하루에 한 번은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쓴다. 그리고 리추얼 메이커로서 함께 리추얼을 하는 리추얼메이트들과 이를 공유한다. 그냥 너무 좋아해서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던 음악이 리추얼이 되었을 때, 세상에서 가장 작고 쉬운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리추얼메이트의 글을 읽으며 우리의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저자는 리추얼에 대해 내가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이라고 정의한다. 인생의 장면마다 영화처럼 배경음악을 넣듯, 리추얼을 통해 내 인생의 음악 감독이 되어 자신만을 위한 음악을 적극적으로 듣는 시간을 가진다. 오롯이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음악을 귀기울여 듣고, 자신의 감정에 더욱 집중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라도 자신을 위한 작은 쉼을 가지면 에너지를 가득 채울 수 있다.

저자는 희망한다. 어떤 순간이 와도 우리의 삶에 음악이 끊기지 않기를. 길을 잃어도 음악을 놓지 않는 한 언제든 다시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 오늘도 리추얼은 계속된다.

 

리추얼| 메이슨 커리

지난 400년간 위대한 창조자들로 손꼽히는 소설가, 철학자, 작곡가, 건축가, 과학자, 화가, 영화감독들은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어떻게 작업을 했을까? <가디언> ‘2013년 인디서점 최고의 책에 선정된 이 책은 가장 평범한 시간을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만든 인물들의 리추얼들을 소개한다.

토머스 홉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까지 지난 400년간 위대한 창조자로 손꼽히는 소설가, 철학자, 작곡가, 건축가, 과학자, 화가, 영화감독 등 161명 지성들의 리추얼들을 소개한다. ‘밤이야말로 혼자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한 조르주 상드, ‘작업실은 꿈을 꾸러 가는 공간이라고 말한 스티븐 킹처럼 그들은 모두 각자 자신만의 리추얼을 갖고 있었다. 단순히 지성들의 창조적인 작업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일상의 습관들을 나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들이 그토록 지독하게 지켜냈던 리추얼들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완성해나갔다는 깨달음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일상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들도 자신의 성장을 확신하지 못하고 작업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아 노심초사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존 업다이크는 규칙적으로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글을 쓰지 않는 즐거움도 상당해서, 그런 즐거움을 만끽하기 시작하면 다시는 글을 쓸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자신의 일상을 매우 주도적으로 반복한 인물들도 상당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대여섯 시간을 쉬지 않고 일하고 오후에는 달리기나 수영을 하며 저녁 9시에 잠이 들었다. 그는 반복은 일종의 최면으로, 반복 과정에서 나는 최면에 걸린 듯 더 심원한 정신 상태에 이른다는 말로 자신의 습관을 설명했다. 그들은 모두 어떻게든 자기만의 시간을 내어 작업을 완성해냈다. 특별한 일탈에서 영감을 얻기보다는 더 깊이 자신의 일상을 파고들어 창작에 몰입했다. , 가장 평범한 보통의 시간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순간임을 증명하며, 하루를 대하는 엄숙한 삶의 태도를 일깨운다.

유명한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박사는 <리추얼>에 대해 어찌 보면 너무 사소해서 허탈하기까지도 한 삶의 반복되는 패턴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 책은 출간 이후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아마존 내에서 크리에이티브에세이역사교육 등의 분야에서 베스트셀러로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문학·예술·철학·과학 등에서 큰 업적을 남긴 인물들의 숨은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이들에겐 흥미로운 역사서이며, 창조적 영감을 얻는 방법이 궁금한 이들에겐 훌륭한 자기계발서가 될 것이다.

 

자전거 타기 좋은 날 마음챙김 습관| 닉 무어

자전거 페달을 밟는 순간 삶의 궤도가 달라진다. 이 책은 삶이 흔들릴 때 자전거를 타면서 마음의 균형을 찾는 것, 또 그것을 넘어 삶 그 자체에서 마음의 균형을 찾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코로나19를 견뎌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실내 활동이 늘고 바깥 활동이 줄어들자 사람들의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 있다. 최근, 실내 생활로 갑갑하던 이들에게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비대면 스포츠로 사이클링바이크 라이딩이 인기다. 주말이 되면 한강공원, 탄천 등 자전거 길이 마련된 곳이라면 어디든 자전거를 타러 나온 사람들로 붐빈다. 사이클이나 MTB(산악자전거), 하이브리드, 피프틴, 따릉이 등 자신에게 맞는 자전거를 끌고 나와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자전거 타기의 가장 큰 즐거움은 두 바퀴에 몸을 싣고 페달을 밟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면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과는 다른 시선으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도시, , , 강 등 눈 앞에 펼쳐지는 모든 풍경이 새롭다. 땀 흘리며 오르막길을 오르거나, 바람을 맞으며 내리막길을 달리며 자전거를 타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몸과 마음의 균형이 잡히기 시작한다.

자전거 매니아이자 사이클링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두 바퀴에 몸을 싣고 자전거를 타는 순간, 삶의 궤도가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심리학에서는 마음챙김을 새로운 범주의 창조, 새로운 정보에 대한 개방성, 하나 이상의 관점 등을 포함한 인지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 개인의 내적 환경이나 외부 세계의 자극과 정보를 알아차리는 의식적 과정을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나를 찾아가는 여행, 바람의 마음챙김, 바퀴의 펑크가 주는 반전, 세상의 무게를 견디는 힘, 자동차 도로에서 자전거를 탄다는 것, 정신력과 체력, 관심의 무게 중심을 옮기기, 마음챙김으로 준비하기등 우리가 일상에서 자전거 타기를 통해 편안한 상태로 마음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제시한다.

집중한다는 건 마음챙김의 기본적인 주제 중 하나이다. 현재의 순간에, 지금 이곳에 집중한다는 건 무언가를 실행할 때 궁극적으로 매달려야 하는 고리 같은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자전거 타기라는 리추얼을 통해 자연스레 습관처럼 마음챙김이 몸에 배는 과정을 알려준다. 자전거를 타면서 마음의 균형을 찾는 것에 대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는 것에 대해 고민해 보라고 넌지시 손을 내민다. 처음으로 자전거를 끌고 거리에 나선 사람이든, 오랫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다가 다시 시작한 사람이든 자전거와 균형 있는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가 결국 하고 싶은 말은 그저 자전거 타는 걸 즐기세요!’ 이 한마디다. 두 바퀴에 몸을 싣고 자전거 페달을 밟는 순간 마음챙김이 습관이 되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이루게 된다면 지금 이 순간, 현재 자신이 있는 그곳에서 조금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무언가 특별한 걸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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