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됐던 채용시장, 봄바람 불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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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됐던 채용시장, 봄바람 불어올까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2.04.0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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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2022 상반기 채용시장_ 채용시장 흐름읽기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에도 불구, 방역지침 완화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면서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얼어붙었던 채용시장에도 살아나는 소비심리와 함께 봄바람이 불어올까. 2022년을 기점으로 채용시장이 활발히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과 긍정적인 전망은 아직 이르다는 이야기가 함께 들린다. 어떤 흐름 속에서 상반기 채용이 진행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상반기 채용시장 메타버스도입하는 기업 늘어

롯제 메타버스 채용 전문관 ‘엘리크루타운’, 자료제공: 롯데

롯데그룹은 상반기 채용설명회를 메타버스 플랫폼 (ZEP)’에 오픈했다. 가상 공간인 엘리크루타운에서 열리는 채용설명회는 롯데백화점과 롯데e커머스 등 상반기에 채용을 진행하는 21개 사가 참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2022년 상반기 온라인 채용설명회에 메타버스 기술을 도입했다. 인천 송도에 있는 83천 평 규모 삼성바이오로직스 전 사업장과 생산시설을 가상으로 구현했다. 채용설명회에 참가한 지원자는 실제 회사 모습을 본뜬 가상공간을 방문해 생산 공정과 회사 인프라를 체험할 수 있었다. 채용설명회 기간 동안 24시간 언제든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건물 내외부의 생산시설, 복지시설 등 주요 시설을 둘러볼 수도 있었다.

CJ올리브네트웍스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 LG 등도 최근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지원자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자신을 대체하는 캐릭터를 만들어 입장한 뒤 인사담당자로부터 직무 설명을 듣고 자유롭게 질의응답했다.

자료제공: 사람인

올들어 더욱 적극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국내 대기업들의 움직임에 대다수 구직자들은 좋게 평가했다. 실제 사람인이 최근 구직자 2,425명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채용 확산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76%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메타버스 채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공간 제약 없이 원하는 곳에서 접속이 가능해서(60.6%,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회사를 일일이 방문해 전형을 거칠 필요없이 보다 익숙한 환경에서 전형에 임할 수 있는 것이 이유로 해석된다.

다음으로 참가 인원 제약 없이 많은 인원 수용이 가능해서(39.9%)’, ‘다른 지원자를 의식하지 않아도 돼서(37.5%)’, ‘딱딱하지 않고 유연하게 진행될 것 같아서(32.2%)’, ‘교통비 등 비용 부담이 없어서(31%)’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들은 메타버스로 진행할 경우 도움이 되는 전형으로 채용설명회(62.8%,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면접(42.6%)’, ‘입사 교육(29.5%)’, ‘인적성, 필기시험 등 테스트(24.7%)’ 등의 순이었다.

반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구직자(582)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아서(49.5%, 복수응답)’, ‘인사담당자와 대면 소통이 어려워서(41.6%)’, ‘몇몇 대기업을 위주로만 진행돼서(28.7%)’, ‘실제 유용한 정보는 부족할 것 같아서(27.7%)’, ‘추가로 준비할 전형이 생긴 것 같아서(26.6%)’ 등을 이유로 꼽았다.

또 전체 구직자 4명 중 1(26.2%) 가량은 실제 메타버스 채용 전형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경험한 전형은 메타버스 채용설명회(60.5%,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이어 인적성, 필기시험 등 메타버스 테스트(27.2%)’, ‘메타버스 면접(25.2%)’, ‘메타버스 입사 교육(14.3%)’ 등의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메타버스 채용 경험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78.1%)’이었다고 답해 전형 만족도도 높았다. 특히, 구직자들이 가장 많은 경험을 한 메타버스 채용설명회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존 오프라인 채용설명회보다 유용했다는 평가가 40.9%, ‘오프라인보다 못하다(16.9%)’는 의견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78.3%는 향후 메타버스 채용이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줄줄이 이어지는 상반기 신입 채용

3월부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신입 공개 채용 서막을 알렸다. 주요 대기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용 확대를 공언한 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 대통령이 되면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기업인을 업고 다니겠다고 선언한 만큼 정부와 기업의 일자리 창출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요 대기업 채용규모

기업명

향후 3년간 채용규모

2022년 상반기 채용시기

삼성

4만 명

321일 접수 마감

현대차

3만 명

진행 중

SK

27천 명

진행 중

LG

3만 명

접수 마감

포스코

25천 명

진행 중

삼성은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정기 공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21일까지 서류를 접수받고 5월 중 필기시험인 직무적성검사(GSAT)를 실시한다. GSAT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상반기부터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8월 향후 3년간 4만 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 가운데 1만여 명을 첨단 산업 위주로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와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채용규모가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도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절차를 시작했다. LG전자는 3월에 사업본부별로 2022년 채용 연계형 인턴사원 접수를 받아, 4월 온라인 인적성 검사와 면접을 거쳐 5월 중 현업에서 인턴십을 진행한다. 인턴십 기간은 4주 이상이며 과제·프로젝트 등을 수행한 과정 및 결과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최종 입사 여부가 결정된다.

다른 계열사들도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LG그룹은 2020년 하반기부터 계열사 조직별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이후 주요 계열사가 일제히 상반기 신입 채용의 문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는 올해부터 연간 약 1만 명씩 3년간 3만여 명을 고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여러 사업 부문별로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도 3년간 3만 명을 직접 채용하고 이 중 16천여 개의 일자리는 인재 육성과 창업 지원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터미날, 포스코케미칼 등 포스코그룹 계열사들도 2022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역시 3년간 일자리 25천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SK그룹에서는 SK하이닉스가 세자릿수 채용을 목표로 지난 2월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설비 투자 등을 고려해 예년보다 채용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연간 6천여 명 수준으로 계획했던 신규 채용규모를 9천여 명으로 확대해 3년간 27천여 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삼성, LG, 포스코, SK 등 대기업들의 신입 채용 소식이 이어지면서, 모처럼 취업문이 활짝 열릴 것 같다는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그러나 전경련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절반은 아직 채용 계획이 없거나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업종 2022년 상반기 일자리 전망 (자료: 한국고용정보원)

기계

조선

전자

섬유

철강

반도체

자동차

디스

플레이

건설

금융

보험

유지

유지

증가

유지

증가

증가

유지

감소

유지

유지

 

매출액 500대 기업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추이(자료:전경련)

또 신규채용 계획을 세운 기업 중 4.3%는 지난해보다 채용을 줄일 계획이다. 신규채용 기업 중 채용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하는 기업이 54.3%, 채용인원을 늘리겠다는 곳은 41.4%였다.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거나 계획을 세우지 않은 이유로는 필요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가 어려워서’(19.2%)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서’(17.3%)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회사 상황이 어려워서’(13.5%), ‘고용경직성으로 인해 탄력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어렵기 때문’(13.5%)이라는 답변도 눈에 띄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오미크론 대유행,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고용시장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이공계열 선호 현상, 경력·수시채용 확대

전경련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기업들의 이공계열 선호 현상은 여전했다. 응답 기업들의 신규채용 인원 중 61.0%가 이공계열 졸업자였다. 지난해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 중 이공계열 비중이 37.7%였음을 감안하면 올해도 취업시장에서의 문·이과 졸업생 간 온도차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은 산업구조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R&D 중요성 확대 등으로 이공계 인력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 증가하는 반면, 대학 전공 구조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청년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중 수시채용을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기업 10곳 중 6곳 이상(62.1%)은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이 중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15.0%,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47.1%였다. 한편,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37.9%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채용시장 변화 전망에 대해서도 수시채용 확대’(26.4%)를 가장 많이 꼽은 바 있다. 이어 경력직 채용 강화(20.5%) 언택트 채용 도입 증가(17.0%)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 인재채용 증가(9.4%) 인공지능(AI) 활용 신규채용 증가(9.4%) ESG 관련 인재채용 증가(8.1%) 블라인드 채용 확산 등 공정성 강화(5.9%) 순이었다.

특히, 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발빠른 대응을 위해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채용을 활발히 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인원 10명 중 3(29.7%)을 경력직으로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보면, 10% 미만(26.4%) 40% 이상 50% 미만(20.0%) 20% 이상 30% 미만(17.2%) 순이었으며, ‘50% 이상을 뽑겠다는 기업은 15.7%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기업들은 신규채용 시 직무 관련 업무경험’(20.4%)을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나, 경력직 채용 강화 기조를 드러냈다. 이어 직무이해도(19.1%) 전공과 직무 간 관련성(17.9%) 일반 직무역량(15.1%) 기업에 대한 이해(9.7%) 전공 관련 자격증(8.7%) 최종학력(4.6%) 외국어 능력(3.8%) 순으로 꼽았다.

이밖에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차기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노동, 산업 분야 등 기업규제 완화’(43.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18.6%)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17.9%) 4차 산업혁명 분야 직업훈련 지원 확대(9.3%) 정규직·유노조 등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5.0%) 진로지도 강화, 취업정보 제공 등 미스매치 해소(4.3%) 등을 꼽았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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