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커피’ 마시고 ‘명품건강’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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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커피’ 마시고 ‘명품건강’ 챙기기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2.08.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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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의 '커피이야기'
김수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일상생활 중에 짧은 휴가와 같은 시간을 반복적으로 계획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취미보다는 조금 더 진지하게, 1년에 한두 번 가는 휴가보다는 조금 더 가볍게 나를 들뜨게 만드는 일을 찾는다면 설렘 가득한 일상도 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짧은 휴가를 다녀왔다.

휴가를 상상하면서 계획을 세우고,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을 떠올리면 언제라도 즐겁다. 하지만 휴가를 끝내고 일상으로 복귀해 충전 효과가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그 확신이 줄어든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7월에 이어 다시 8월 휴가계획을 세우니 또 설레고 들뜨는 요즘이다. 휴가에 관한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면, 휴가가 주는 행복감은 휴가 중이나 휴가 후보다 휴가를 가기 전에 가장 크다고 한다. 필자 역시 그렇다.

세상에는 수만 가지의 커피가 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맛있는 하나를 찾는다는 건 무의미한 일이다. 각자의 입맛에 맞는 커피가 그 사람에겐 명품커피이고 정답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커피를 선택할 때나 경험해보지 못한 커피를 만나러 갈 때 항상 휴가를 앞둔 것과 같이 설렘이 가득하다.

우리는 누구나 삶의 목적을 갖고 살아간다. 그러려면 건강해야 한다. 건강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고, 생명을 유지해야 삶이 가능하고, 삶이 가능해질 때 삶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 그 삶의 목적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명품인생이 된다. 지금부터라도 신체 건강을 중시하는 차원을 넘어 긍정적 생각의 정신 건강,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건강, 봉사와 나눔의 영적 건강을 챙겨보자.

아침에 백화점 근처를 걷다 보면 개장시간이 많이 남았음에도 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아마도 매스컴을 통해서 많이 봤을 것이다. 고가의 명품 소비 폭주에 오픈런이 일상화되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보상 소비심리가 자극되어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또 유명 연예인들의 명품사랑과 홍보가 이를 더 부추기기도 한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명품 가방을 든 MZ세대들이 호텔에서 호캉스를, 휴양지에서 바캉스를 즐길 것이다. 하지만 명품 가방보다 챙겨야 할 것이 바로 명품건강이다. ‘명품건강은 생물학적으로 질병이 없는 것만이 아니라 전인적(全人的) 건강인 메타 건강을 말한다. ‘명품건강은 돈으로도 살 수 없고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줄 수도 없다. 인간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인 시간과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얼마 전,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 소식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허 교수보다 먼저 세계적인 수학자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이는 김민형 옥스퍼드대 석좌교수다. 김 교수는 수학콘서트에서 쇼팽의 악보를 보여줬다. 오선지에 빽빽이 그려진 음표들을 보여주며 수학과 음악의 비례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었다. 필자는 마치 추상화 같았다. 흥미롭게도 김민형 교수와 허준이 교수의 공통점은 시()를 사랑한다는 점이다.

1953년 이탈리아는 카페 그레코를 법령에 따라 특별 중요 유산으로 지정하였다. 이 카페는 70년 전에 이미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았고, 긴 역사뿐만 아니라 수많은 예술인이 찾았던 안식처로도 유명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괴테, 멘델스존, 쇼펜하우어, 리스트, 바그너, 스탕달은 물론, 교황 레오 13(1810~1903)도 젊은 시절에 카페 그레코의 단골이었다고 전해진다. 작가 안데르센도 항상 이 카페에서 아침식사를 했다고 한다. 아직도 안데르센이 썼던 소파와 수많은 미술작품이 그대로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명품카페이다.

요즘은 미술관, 갤러리에도 카페가 빠지지 않고 자리하고 있다. 가까운 명품카페를 찾아 명품커피와 시 한 편을 읊으며 명품건강을 챙겨보자. 더운 여름,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하기 위해서, 내일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을 위해서 명품커피와 함께 자신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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