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직무경험’, 달라지는 면접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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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직무경험’, 달라지는 면접 분위기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2.09.14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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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2022 하반기 채용시장 취업전략_채용시장 전망과 트렌드

본격적인 하반기 취업시장 문이 열리는 시기에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기계·조선·전자·섬유·철강·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 등 국내 8개 주력 제조 업종과 건설업, 금융 및 보험업에 대한 올해 하반기 일자리 증감 전망을 내놨다. 이 전망에 따르면 업종별로 각각 다름을 알 수 있다. 하반기 채용시장은 어떻게 달라질까? 취업전략을 세우기 앞서, 변화하고 있는 채용시장의 트렌드와 전망을 살펴본다.


지난달 7월 발표된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일자리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기계·전자·철강·반도체 업종의 일자리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증가(1.5% 이상)하고, 금융보험 업종 일자리는 감소(-1.5% 미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섬유·자동차·디스플레이·건설 업종은 전년 동기 고용 수준을 유지(-1.5% 이상~1.5% 미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계·전자·철강·반도체 업종 성장세 이어가며 고용 규모 확대
올 하반기 기계 업종 고용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9%(15천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공급망 불안 지속·원자재 가격 상승 등 위험 요소가 있지만, 미국·유럽 인프라 구축과 아세안 지역 제조업 활성화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 업종도 고용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7%(12천 명)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외여건 불확실성 심화에도 수출 단가 상승 및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업계의 고용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2.0%(2천 명)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철강 업종 생산은 전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내수 및 수출 축소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의 조강 생산 감축과 유럽의 철강 공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 수준의 호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도체 업계의 올 하반기 고용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3%(5천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반도체 업종은 2020년 하반기부터 24개월 연속 수출 증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섬유·자동차·디스플레이·건설 업종 전년 동기 수준 유지
조선 업종 올 하반기 고용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0.7%(1천 명)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운반선 발주 모멘텀 둔화·원자재 가격 상승·선가 급등에 따른 선주의 발주 시기 관망세로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21.4%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해운 운임 강세·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LNG운반선 수요 증가 등의 요인은 국내 조선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 하반기 섬유 업종의 고용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0.7%(1천 명)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섬유 업종은 전 세계 섬유 경기 회복 및 보복소비 영향 등으로 교역 회복과 내수 개선이 이어지고 있으나, 물가 상승·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개선 폭에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자동차 업종은 친환경차 수출 및 판매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 하반기 채용 규모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0.1%(1천 명)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국내 브랜드의 해외 판매호조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수출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글로벌 자동차 수요 위축 등 하방요인이 존재하며, 생산도 전년도 기저효과와 반도체 수급난의 점진적 완화 가능성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불안정한 부품 수급 상황 같은 부정적 요인도 있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국내 LCD 생산 축소에도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수출이 증가함에 따라 하반기 채용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0.6%(1천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은 고부가가치 OLED 수요 증가 및 QD 디스플레이 생산 등에 힘입어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0.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LCD의 경우 국내 생산 축소 및 가격 하락 등으로 전년 대비 32.5%의 수출 감소가 예측된다.

건설 업종의 고용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4%(3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건설 수주는 공공·민간 건설이 모두 증가하며 전년 대비 증가했고, 올 상반기에도 건설 수주 증가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자재비용·금융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건설 수주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및 보험 업종 채용 규모 축소 예상
금융 및 보험 업종은 수익성 개선에도 금융시장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올 하반기 채용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3.0%(24천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금리 인상과 함께 순이자 마진이 개선되면서 이자이익이 증가했던 은행 산업은 하반기에도 예대 금리차 확대와 함께 순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으로 인한 부실여신 증가 위험이 있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은 가계 대출 증가세를 약화시키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80% “올해 하반기 채용계획 있다

올 하반기 대기업의 채용계획은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대규모 채용은 줄고, 한 자릿수 채용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크루트는 올 하반기 국내 기업의 채용계획 여부와 채용 규모 및 방식 등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712일부터 85일까지 국내 기업 835곳을 대상으로 채용동향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국내 대기업 10곳 중 8(80.4%)은 올 하반기 채용계획을 확정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일조사 기준(72.5%) 대비 약 8%포인트 높은 수치다. 하반기 채용계획이 없는 대기업은 8.8%였다.

그러나 중견기업은 채용계획을 확정지은 곳보다 갈피를 못 잡은 곳(26.2%)이 지난해 대비 2배 정도 늘었다. 인크루트 측은 최근 경기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 채용계획을 확정지은 중소기업은 67.1%였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조사 결과(61.1%)보다 높았다. 중소기업의 채용계획이 높아진 것은 지난 2년간 코로나 상황 탓에 상대적으로 고용 여력이 떨어졌던 기업에서 다시 채용을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지속되는 구인난을 타개하기 위한 목적도 강해 보인다.

2018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대기업의 채용계획이 80%를 넘겼고 중소기업의 채용계획 또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높은 기저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채용 규모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인크루트가 올 하반기 채용계획을 밝힌 기업 중 404곳을 추린 뒤 기업규모별로 나누어 확인한 결과 대기업은 한 자릿수 규모 38.5%, 두 자릿수 규모 59.0%, 세 자릿수 규모 2.5%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대기업 채용 규모가 한 자릿수 25.4%, 세 자릿수 17.7%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 자릿수는 13.1%포인트 올랐고 세 자릿수 채용률은 2.5%7분의 1 수준 급감했다.

중견기업 또한 상황은 비슷하다. 한 자릿수 56.0%, 두 자릿수 44.0%였으며, 세 자릿수 채용을 계획한 중견기업은 없었다. 작년 대비 한 자릿수 채용은 14.8%포인트 늘었으나 두 자릿수는 9.1%포인트 줄었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채용 계획은 증가했으나 채용 규모가 줄어든 데는 상반기 채용목표 달성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최근 경력직 선호현상과 더불어 정기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는 원인도 있는 것으로 추론된다실제 지난해 하반기 공채를 끝으로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SK그룹을 비롯해 최근 삼양그룹까지 국내 기업의 정기공채 폐지, 수시채용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기업 대상으로 올 하반기 채용 방식을 조사한 결과 수시채용 69.1%, 정기공채 12.1%로 조사됐다. 2019년 조사의 수시채용 30.7%, 정기공채 49.6%와 비교하면 최근 몇 년간 채용 트렌드가 많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대기업 정기공채 비율은 20.5%, 수시채용 59.0%, 채용연계형 인턴 20.5%로 나타났다. 대기업 10곳 중 6곳 정도는 수시채용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견기업도 10곳 중 2(18.0%) 정도는 정기공채를 시행하고 6곳 이상(66.0%)은 수시채용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또한 정기공채(10.2%)보다 수시채용(70.8%)의 비중이 훨씬 더 컸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이사는 최근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경기침체와 무관하게 국내 취업자 수와 고용률이 오르고 있다. 일자리 지표가 좋아진 이유로 최근 고용계약이 없이도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남을 들 수 있다그러나 고용지표를 파악할 때는 고용계약의 여부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고용계약이 있는 일자리는 경제, 사회 등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경제침체가 지금보다 길어지면 기업은 물론 취업준비생도 부담이 가중된취업준비생들은 지금의 상황을 고려해 이에 적합한 취업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2030 면접관의 등장, 면접 분위기 달라져

기업들은 왜 MZ세대에 주목하는 것일까? MZ세대가 20~30대에 접어들며 사회의 허리 역할을 맡게 됐다. 자연스러운 흐름을 다소 과장하여 바라보는 경향이 있지만, 그들이 사회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으니 눈여겨볼 만하다.

근래 들어, 취업시장에서의 MZ세대의 영향력은 구직자 영역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채용 결정과정에도 MZ세대가 나서기 시작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업계에서 이러한 경향이 가장 먼저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MZ세대 면접관을 등장시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지금까지 면접관이라고 하면 40~50대 기업의 중역들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전에는 부하직원을 뽑았다면, 이제는 동료직원을 뽑는 것이다. 중간관리자들이 부하직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 실무자들이 현업에서 함께하고 싶은 인재를 뽑는다는 데서 그 의미가 다르다.

CJMZ세대 면접관을 내세우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입사 4~7년차 직원이 1차 면접에 참여하며, CJ대한통운과 CJ E&MMZ세대 직원을 면접과정에 참여시키고 있다.

구직자들의 입장에서도 MZ세대 면접관은 반가운 존재이다. 인크루트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1021명 중 71.9%MZ세대 면접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유로는 중복응답으로 세대별 의견의 반영으로 공정한 채용이 가능하다는 것(81.1%)팀원 간 유대와 조직력의 강화’(45.1%)가 꼽혔다.

반면, MZ세대 면접관을 부정적으로 생각한 이유로는(복수응답 가능) ‘경력이나 경험 부족으로 인해 평가 기준이 모호해질 것 같아서(43.2%)’를 가장 많이 꼽았다. ‘MZ세대 면접관 면접을 위한 연습을 따로 해야 할 것 같아서’(30.9%)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채용과정과 조직문화 또한 유연해지고 있다.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 447개 사 중 84.1%가 조직문화의 유연화에 동의하였다. 구성원의 의식변화에 따라가기 위해서임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조직문화의 유연화를 위한 노력 방안으로는 복장자율화, 직원 소통 행사 진행, 근무시간 자율 선택 등이 꼽혔다.

티몬은 직원들의 급여를 게이미피케이션 레벨 제도에 따라 지급할 계획임을 밝혔다. 직원 개개인의 성과에 따라 급여 구간별 경험치가 쌓이고, 레벨이 오르면 다음 달 월급이 바로 인상되는 형식이다.

LG유플러스는 임원들이 MZ세대 신입사원들에게 MZ세대 트렌드를 배우는 리버스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평균 나이 25세의 신입사원들이 멘토로서 유플러스의 임원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이다. 인사팀 관계자는 조직문화에서 젊은 사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구조가 필수적이라며, “각 기업이 2030을 주축으로 젊은 감각에 맞게 조직문화 혁신에 나서는 것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어서 이런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직원 뽑을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직무 관련 경험

기업이 청년 등 구직자들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인은 직무 관련 경험인 것으로 다시 한 번 조사됐다. 어학연수, 봉사활동 등 스펙은 채용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으며, 탈락한 기업에 재지원할 경우 소신 있는 재지원 사유 어필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719일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에게 청년 구직자들이 궁금해하는 채용결정 요인 등 채용 이슈에 대해 설문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321일부터 52일까지 매출액 500대 기업 중 252곳과 중견기업 500곳 등 총 752곳의 채용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것이다.

우선 중견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채용결정 요인을 조사한 결과, 채용 과정에서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인은 신입과 경력을 불문하고 직무 관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의 경우 입사지원서 평가 단계에서 직무 관련 근무 경험이 34.4%, 전공의 직무 관련성은 33.9%로 가장 높았다. 면접 단계에서도 직무 관련 근무 경험이 55.5%로 절반을 차지했다. 경력직 역시 입사지원서 평가 단계에서 직무 관련 근무 경험 44.8%, 전공의 직무 관련성 19.3% 순으로 높았고, 면접 단계에서는 직무 관련 전문성이 61.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채용 담당자들은 직무와 무관한 봉사활동, 어학연수, 기자단과 서포터즈 활동 등 단순 스펙은 채용을 결정할 때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응답했다.
앞서 고용노부가 지난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서도 기업이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직무 관련성이며, 스펙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영민 숙명여대 교수는 중견기업에서도 1순위 채용 기준은 지원자의 직무 적합성인 만큼 직무와 관련된 경험과 능력을 쌓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정부도 경험 지원 프로그램제공 등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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