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든의 모토는 ‘제품 하나, 나무 한 그루, 일자리 한 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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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든의 모토는 ‘제품 하나, 나무 한 그루, 일자리 한 개’입니다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2.10.05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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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Company | 서선미 이든(Idden) 대표
 서선미 이든(Idden) 대표

여행 중 만나게 되는 일회용 객실 어메니티의 종류다. 하룻밤 쓰이고 바다로 흘러가는 플라스틱 객실 어메니티는 관광 의존도가 높은 저개발국가 해양에 쌓여 소외계층의 빈곤 심화를 야기한다. 더 나아가 기후변화를 앞당기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여행산업 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서스테이너블랩의 첫 번째 지속가능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든(Idden)’이다. 이든은 높은 기준의 지속가능 원료와 소재로 디자인까지 갖춘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만든다. ‘제품 하나, 나무 한 그루, 일자리 한 개를 모토로 사라져가는 아시아 열대우림에 나무를 심고 열대우림 빈곤 지역 여성과 청년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Q. 이든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든은 서스테이너블랩의 지속가능 여행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나와 지구에 건강한 원료와 소재로 일상을 깨우는 퍼스널 케어 뷰티 제품을 만듭니다. 2021년에 설립해 석유계 플라스틱 0%를 목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와디즈 펀딩 4,540% 달성, 그린메이커 수상, 국내 5성급 호텔 어메니티 협업, 글로벌 패션브랜드 H&M 제휴, 롯데월드 어드벤처 콜라보 제품 출시, 현대자동차 IONIC6 콜라보 제품 출시 등 다양한 성취를 이뤄냈습니다.

이든은 지속가능 미래를 위해 절대 타협하지 않는 정직한 제품을 만듭니다. 영감이 되는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사용자 경험이 갖는 힘을 믿습니다. 창의적이고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브랜드의 가능성을 넓혀가는 중입니다.

제로 플라스틱 실천을 위한 이든의 여행 어메니티 ‘얼스키트’(출처: 이든)
제로 플라스틱 실천을 위한 이든의 여행 어메니티 ‘얼스키트’(출처: 이든)

Q. 플라스틱과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시작은 아이와의 여행이었습니다. 발리 여행 중 해변에서 모래 놀이하던 3살 아이의 손에 플라스틱 조각이 쥐어진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버려진 플라스틱 조각으로 흙놀이를 하고 있었죠. 아이에게 사람들이 버리고 간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가 바다거북과 고래 뱃속에 들어가서 동물과 지구를 아프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그때 아이 손에서 플라스틱 조각을 뺏어 쓰레기통에 버리지만, 매일 아이에게 플라스틱 칫솔, 치약, 바디워시를 건넨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서 제로 플라스틱 욕실용품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엄마와 아이가 안심하고 함께 쓸 수 있는 팜오일-프리, 플라스틱-프리, 그리고 출장이 잦은 저에게 중요한 요소인 휴대성까지 갖춘 제품은 없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자연스럽게 출장이 멈추면서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동안 베란다에서 조금씩 제품을 만들어본 게 이든의 시작입니다.

Q. 이든의 지속가능 여행 어메니티란 무엇인가요?

고체 올인원 클렌저 얼스바 HB01’과 고체 치약 얼스탭’, 그리고 바이오 대나무 칫솔 얼스브러시 R’이 있습니다. 얼스바는 이든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제품입니다. 샴푸, 린스, 바디워시, 클렌저를 하나로 합친 비건 올인원 샤워 제품입니다. 버려질 뻔한 맥주박을 활용해 단백질 성분을 담았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을 수 있는 올인원 제품이고, 고급 스파 향으로 고객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죠.

얼스탭은 플라스틱 튜브를 없애고 제형을 바꾼 고체 치약입니다. 치약의 역사를 조사해보니 튜브 치약을 사용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는 60~70년대부터 튜브 치약이 상용화되기 시작했고, 과거에는 소금 등의 원료를 반죽해서 치약을 만들었습니다. 치약은 당연히 플라스틱 튜브에 담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났습니다.

얼스 브러시는 바이오 대나무 칫솔입니다. 대나무 칫솔은 일반 플라스틱보다 평균 96%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대나무 칫솔 대부분은 칫솔모가 석유계 나일론이라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남은 4%까지 완벽하게 플라스틱 프리 제품을 선보이고자 노력했습니다.

얼스 브러시는 열대지방에 분포하는 자생식물인 피마자를 가공하여 만든 100% 바이오 제품으로 미국 바이오 시험까지 마쳤습니다. 칫솔모까지 생분해되는 국내 첫 칫솔입니다. 특히 칫솔모 교체형 디자인으로 기존 칫솔보다 탄소 배출량을 3분의 1로 줄인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국내 5성급 호텔 객실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지만, 자사몰(idden.co)에서 전용 트래블 케이스와 함께 개인 구매도 가능합니다.

Q. 이든이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는 무엇입니까?

Idden이라는 브랜드명은 Hidden이라는 영문 단어에서 h를 숨긴 것입니다. h는 인도네시아어로 (hutan)’, 영어로 사람(human)’이라는 의미로, 사라져 가는 숲을 살리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이든이 하는 일이 단순히 제품을 파는 행위가 아닌, 나무를 심고 숲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아내고자 했죠.

이든이 추구하는 가치는 ‘Less Plastic, More Trees’입니다. 기후변화 해소를 위한 가장 적극적인 행동은 여행과 일상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나무를 심는 것입니다. 나무는 숲의 시작이고 동물의 서식이자 우리 모두의 터전입니다. 이든이 여행산업에서 버려지는 석유계 플라스틱 어메니티를 대체하기 위해 지속가능 어메니티를 설계, 제공하고 나무를 심는 이유입니다. 또 고객들이 이든 제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기후 위기와 여성 빈곤 문제 해소를 실천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우리 모두의 여행과 일상이 사회적 프로젝트 그 자체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든의 여정이 시작된 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올 연말까지 10,000그루의 나무를 심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와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과 함께 30,000그루, 나아가 50,000그루, 100,000그루 더 많은 나무를 심고 야생동물 서식지 보호와 탄소 저감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Q. 이든은 야생 오랑우탄의 마지막 서식지인 보르네오섬에 나무를 심고, 지역 여성과 청년을 위한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제품 하나, 나무 한 그루, 일자리 한 개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든의 제품을 구매하면 사라져가는 열대우림에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지역 일거리 창출에 기여하는 이든 포레스트(Idden Forest)’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탄중푸팅국립공원(Tanjung Puting National Park)에서 세코니얼 마을(Sekonyer Village) 여성 및 청년들과 숲 보존을 위한 나무 심기와 이를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보르네오섬은 야생 오랑우탄의 지구상 마지막 서식지이자 아시아의 허파입니다. 하지만 가장 빠르게 사막화가 진행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직전까지 이곳에서 지속가능 여행자 센터를 짓고 있었습니다. 본래 이든은 해당 센터에서 지역 여성과 청년들을 위한 직업훈련 교육을 통해 로컬 제품을 생산하고자 계획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하늘길이 막히면서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동시에 투자 자금도 회수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결국 센터는 완성 막바지에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새로운 일과 삶을 기대했던 마을 주민들은 더 팍팍한 일상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이 과정을 직접 보면서 마음속에 부채감이 생겼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장에 당장 돌아갈 수 없다면, 그때를 대비해서 서울에서 먼저 작게라도 일을 시작해보자 결심했습니다. 제품 하나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전달하고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더 큰 임팩트를 창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최근 비건과 친환경 가치를 앞세우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든은 다른 친환경 브랜드와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습니까?

이든은 환경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브랜드인 만큼 엄격한 기준에서 소재와 원료를 선별하고 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고체 비누의 주원료 중 하나는 팜오일입니다. 팜오일은 열대우림을 훼손하는 주원인이지만 가장 저렴한 원료이기 때문에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제품을 어떤 원료로 어떻게 만드는가는 고객에게 보이지 않지만, 기업이 지켜야 하는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든은 팜오일이 아닌 맥주, 사과 주스, 와인 등에서 발생하는 푸드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제품을 만듭니다. 올인원 고체 클렌저 얼스바 HB01’OB맥주에서 맥주를 만들고 난 뒤 맥주박을 업사이클링해 단백질 성분을 채운 제품입니다.
 

이든의 올인원 고체 클렌저 ‘얼스바 HB01’(출처: 이든)

Q. 앞으로 어떤 제품을 더 만들고 싶으신가요?
현재 100% 흙으로 만든 바이오 슬리퍼, 메이크업 리무버, 제로 플라스틱 면도기, 우드 키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중 몇 가지는 오는 가을에 해외 및 국내 호텔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여행에서 처음 경험하는 친환경 루틴을 위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제작할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일터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창업자들을 위한 격려와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코로나, 폭우, 금리 인상. 모두가 참 어려운 시기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나무보다 숲을 보는 연습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의 경우 얼마 전 폭우 때 반지하 창고에 피해를 입어 갓 생산한 제품 모두를 바로 폐기해야만 하는 일을 겪었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인데 낙심하고 좌절하고 있을 수만 없기에, 다음 신제품 출시 일정을 조율하고 재정비하며 일을 수습했습니다. 당장 눈앞에 벌어진 위기에 집중하기보다 회사가 그리는 큰 비전을 끊임없이 상기하면서 항해 중입니다.

마찬가지로 지속가능성도 눈앞에 작은 이익보다 미래세대를 위한 장기적 계획을 갖고 의사결정 하는 일입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함께 더불어 살아나가기 위한 노력과 한 템포 쉬고 멀리 조망하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처: 사례뉴스(http://www.casenews.co.kr)>

정리 / 이은지 기자 job@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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