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시대에 어울리는 커피, 에스프레소
상태바
팝업 시대에 어울리는 커피, 에스프레소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2.10.06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수진 교수의 '커피 이야기'
김수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여러분은 혼자가 편하신가요? ‘혼밥’, ‘혼술은 어떠신가요?

식사나 술 등 나 혼자 즐기는 문화가 익숙한 시대다. 요즘 혼밥문화는 외로움의 상징도 아니고, 혼자 사는 사람들만의 모습도 아니다. 메뉴 빅데이터를 통해 함께 취식하는 인원에 따른 끼니 수에 대한 연구 결과, 많은 사람들이 평균 10끼 중 3.9끼를 혼자 먹고 있다고 한다. 특히 1~2, 미혼 캥거루 가구의 경우, 평균 4.8끼를 혼자 취식해 대략 절반의 끼니를 혼자 취식하고 있으며, 시니어 가구 또한 4.4끼를 혼자 취식한다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1인 가구 비율이 40%를 넘었다. 이 비율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여 혼밥문화는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여럿이 함께할 때뿐만 아니라, 혼자 먹을 때에도 맛있게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0년 윤고은의 소설 ‘1인용 식탁에서는 혼밥 레벨을 5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가 카페에서 커피마시기, 중간단계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 최고 단계는 고깃집에서 혼자 고기 구워 먹기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도 보듯이 오롯이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에만 집중하는 현대적인 풍경이 이제는 어색하지 않다.

팝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팝업스토어나 인터넷 팝업창이다. 인터넷 웹페이지에서 떴다 사라지는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만들어진 팝업스토어는 붐비는 장소에서 신상품 등 특정 제품을 일정 기간 동안 판매하고 사라지는 매장을 의미한다. 임시매장같이 짧은 시간 운영하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지난 2002년 미국 대형할인점 타깃(Target)이 신규매장을 설치할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임시매장을 설치했던 것이 팝업스토어의 시작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까르띠에는 도쿄에 10일 동안 팝업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홍차, 유명 셰프가 만든 크로켓, 금가루를 입힌 아이스크림, 회원제로만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2인 식사권이 들어있는 컵라면 등을 판매한 적이 있고, 최근에는 루이비통 서울 메종이 팝업 레스토랑을 운영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우리는 일상을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스마트폰이 전하지 못하는 오감의 경험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날씨 좋은 10월에는 걷기 이밴절리스트(evangelist)가 되어 보자. 익숙한 길을 걷는 것도 즐겁지만, 전혀 알지 못하는 길을 걸어가며 느끼는 폭신한 감촉, 낯선 길에서 만나는 들꽃에서 받는 영감괜찮은 팝업스토어에 가서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빠르게 마실 수 있는 에스프레소의 낯선 경험도 해보는 건 어떨까. 조금은 힘들고 낯선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기쁨도 누리면서 말이다.

휴일 아침, 달콤한 휴식시간이 필요하다면 팝업스토어를 찾아 고소한 버터 맛이 입속에 기분 좋게 퍼지는 크루아상이나 쇼콜라케익과 함께 에스프레소로 프렌치 스타일의 아침을 맞이해보자. 코로나 이후, 이제 혼자의 의미는 외로움에서 편리함과 효율성으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혼자 가기 쉬운 카페에서 카페 주인이 말을 걸면 다시는 그곳에 가지 않겠다는 사람도 많다. 그 정도로 MZ 세대는 익명성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우리는 현실이 외로우면 온라인에서라도 연결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팝업스토어도 힘들다면 온라인으로 좋아하는 커피 메뉴를 주문하여 혼커피’(혼자 마시는 커피)를 경험하며 이 가을의 행복을 느껴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