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면접 확산과 대면 면접의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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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스 면접 확산과 대면 면접의 복귀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2.10.11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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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2022 하반기 채용시장 면접 전략_하반기 채용시장 면접 트렌트

구직자 입장에서 전 채용 과정 중 가장 어렵고 긴장되는 전형이 바로 면접이다. 면접장에서는 채용 직무 자리에 딱 맞는 인재를 채용하고 싶어하는 기업의 욕구와 유능해 보이고 싶은 지원자의 욕구가 대립하기 때문에 긴장될 수밖에 없다. 딱 맞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기업이 어떤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면접 준비의 첫 단계이다. 하반기 채용시장의 면접 트렌드를 살펴보고 면접 전략을 세워보자.

 

면접관의 갑질, 채용비리 등으로 기업 이미지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역면접트렌드가 최근 크게 부각되고 있다. ‘리버스 인터뷰란 쉽게 말해 면접관과 지원자의 역할이 바뀌는 것이다.

지난 6LG디스플레이는 신입사원 채용 계획 발표와 함께 리버스 면접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원자들이 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원자의 기본 역량을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접관 교육 등을 통해 리버스 인터뷰 트렌드가 널리 퍼질 전망이다.

 

리버스 면접확산 추세

이미 글로벌 기업에서는 채용 과정 중 지원자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 긍정적 경험을 한 지원자가 재지원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다른 누군가를 추천할 가능성도 높다. 또한 리버스 면접 자체가 면접자도 잠재고객이라는 발상에서 시작한 제도이기 때문에 경험에 집중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이 인재를 선택하기보다 인재가 마음에 드는 기업을 선택하는 상황으로 세계적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채용시장이 지원자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는 것. 이에 세계적 기업들은 지원자 경험 개선을 위한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구글은 지원자 경험에 대해 지원서가 접수됐다는 이메일을 받는 순간부터 합격 통보 전화를 받는 것까지의 과정에서 회사와 지원자 간 모든 상호작용을 포함한다고 정의했다. 면접 프로세스와 면접관이 지원자의 채용 프로세스 만족도를 결정하는 주요한 동인이라는 것을 알아냈으며, 지원자가 입사 제안을 받아들일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파악했다.

최근 모 제약업체 채용 면접에서 여성 면접자들에게 군대에 가지 않으니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등의 성차별적 질문을 던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면접관 리스크가 뜨거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 상에 이 이야기가 번지며 해당 업체의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여파가 이어졌다.

이에 해당 업체 대표는 유사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에서 면접관 교육을 강화하고, 제도와 절차를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사과하기도 했다. 지원자들이 면접장 문을 나서면 기업의 고객이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 예시이다.

지난 6월 인크루트에서는 직장인과 구직자, 대학생 등 767명을 대상으로 리버스 면접에 대해 물었다. 질문 결과 91.7%가 리버스 면접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지원자가 면접 전에 기업분석을 더 면밀하게 할 것(46.6%)’, ‘지원자의 간절함을 확인할 수 있을 것(43.3%)’ 등으로 나타났다.

리버스 면접이 시행되는 면접장에서는 지원자는 이 기업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이 아닌, ‘제가 이 기업에 들어가면 무엇을 해줄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이 오간다. 기존의 면접 형식보다 지원자들의 적극성을 파악하는 데 적합하며 보다 건강한 채용 문화, 긍정적 지원자 경험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 면접 주춤, 기업-지원자 모두 대면 면접 선호해

코로나19 기간 중 메타버스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비대면 면접 전형을 도입한 기업이 급증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조치로 대면 면접으로 복귀하는 기업이 생기고 있다. 직군별로 차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정보기술(IT) 직군에선 메타버스 면접을, 영업 직군은 대면 면접을 치르는 식이다.

취준생에겐 부담이 가중된다. 오성은 서울대 경력개발센터 전문위원은 취준생으로선 메타버스와 대면 면접 두 가지 모두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면접과 서류 전형에서 AI를 활용하는 트렌드는 주춤해졌다. 조지용 한국바른채용인증원장은 최근 AI 면접의 평가기준을 공개하라는 소송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커졌다. AI를 이용한 서류 평가도 지원서 복붙(복사해서 붙임)’ 정도를 가리는 데 그쳐 AI 신뢰도는 아직 과도기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현재 취업을 준비 중인 남녀 구직자 873명을 대상으로 ‘AI 면접 준비 현황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설문에 참여한 취업준비생들에게 AI 면접의 평가 방식과 진행 방법 등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었다. ‘알고 있다고 답한 취업준비생들은 38.5%에 불과했다. AI 면접과 대면 면접 중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도 질문했다. 그 결과, ‘면접관과 직접 만날 수 있는 대면 면접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64.9%로 나타나, ‘AI 면접을 선호한다는 의견 35.1%보다 약 2배 가량 더 많았다.

그 이유(*복수응답)를 조사한 결과, 취업준비생들은 면접 과정을 통해 회사 분위기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47.6%)’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 면접은 기업이 지원자를 평가하는 자리인 동시에, 지원자들이 회사를 파악하는 기회인 셈이다.

이 외에도 취업준비생들은 아직까지 AI 면접에 대한 신뢰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면 면접을 선호한다고 답한 이유로 ‘AI 면접은 아직 초기 단계라 오류가 많을 것 같아서(46.9%)’, ‘AI 면접의 검증 알고리즘이 정확한지 신뢰할 수 없어서(42.2%)’ 등의 의견이 뒤를 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면접관과의 대면 면접보다 AI 면접을 선호한다고 답한 이들이 밝힌 이유는 면접관을 대할 때보다 긴장감이 덜할 것 같아서가 응답률 69.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공정한 평가가 가능할 것 같다(57.2%)’가 뒤를 이었다.

스펙경쟁이 아닌 경험경쟁’, BEI 면접의 확산

대기업을 중심으로 BEI 면접이 검증 방법으로 주목되고 있다. BEI‘Behavior Event Interview’의 약자로 행동사건면접이라고도 불린다. 과거 지원자의 행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원자의 역량을 확인하는 면접이다. 지원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원자의 행동을 단계별로 구체적으로 물어 지원자가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 파악한다.

예를 들어, 지원자가 공모전 대상을 받은 경험을 말하면, 면접관은 공모전에 어떤 상황에서 참여했는지, 공모전에서 지원자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질문해 공모전 수상 과정의 상황이나 배경, 동기 등을 파악한다.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본인의 기여도는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지와 같은 질문을 이어가면서 지원자를 파악한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가 말하는 성과가 과장된 것은 아닌지, 지원자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직무 역량과 지원자 역량이 부합하는지 등을 판단한다.

꼬리 질문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지원자는 압박면접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경험으로부터 역량을 판단하기 위한 과정이며, 지원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여겨질 수 있는 압박면접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BEI 면접은 AI 면접, PT 면접과 같은 면접의 기술적 형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과 관계 없이 질문을 통해서 구직자의 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검증 방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입사 후 포부와 같은 추상적인 질문보다는 과거의 경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하는 형태로 구성된다.

면접관은 직무와 관련된 지원자의 과거 경험과 인상 깊었던 사건 등에 대해 질문한다. 자기소개서에 기록한 성과와 경험에 대해 왜, 어떻게, 어디서 등으로 구조화해 역량, 직무 관련성, 진위 등을 파악해 간다. 그렇기 때문에 BEI 면접 지원자들은 답변의 일관성, 진실성, 논리 등을 고민해 답변해야 한다.

BEI 면접은 특성상 처음에는 간단한 단답형 질문으로 시작되지만, 구체적인 역량을 파악하기 위해서 추가로 다양한 질문이 이어지므로 지원자는 이에 대한 심리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경험 설명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자신감이 있다면 오히려 면접관에게 자신을 강조하고 교감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BEI 면접에 대비해 온 지원자와 그렇지 않은 지원자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

BEI 면접은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이 바로 누구인지 말해준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적용된다. 과거에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데이터 삼아, 입사 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를 예측한다는 발상에서 시작됐기 때문에다. 그렇기 때문에 BEI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경험에 집중해야 한다. 지원자가 직무와 관련해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면 BEI 면접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구직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정리해 보자. BEI 면접은 대학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무엇이었는가?’와 같은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어지는 질문은 지원자가 해당 경험 속에서 어떤 성과를 냈고, 그것이 직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답하기를 원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를 기준으로 경험을 정리하고 그에 대한 성과와 직무 관련성을 더해 설명한다면 BEI 면접 평가에 유리할 것이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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