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지, 로고테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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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2.10.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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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화 박사의 대중문화 칼럼 / 문화기호읽기 8
노진화 박사(밸류커뮤니케이션 대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는 나치수용소에 수감되었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자서전적 심리서다. 후편 <삶의 의미를 찾아서>, <심리의 발견>, <의미를 향한 소리없는 절규> 등은 대중을 위한 심리치료서다.

2차 세계대전(1939~1945)이 한창이었던 때, 독일은 제국의 적들을 수감할 목적으로 나치수용소를 만들었다. 그러나 목적과는 달리 수백만의 유태인들이 그곳에서 집단으로 학살되었다. 수감자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더 건강해 보여야 했으며, 도덕과 윤리, 양심도 없애야만 했다. 복종은 의무였으며, 삶과 죽음의 갈림길은 선별이라는 단순한 손짓 하나에 달려 있었다.

가장 큰 고통은 비합리적인 일을 당했을 때 오는 정신적 고통, 모멸감이었다. 벌거벗은 실존은 그가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어떤 사람인지와 무관했다.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예술과 창작활동을 통해 의미를 찾으려 했다. 즉석 카바레를 열고, 노래를 부르고, 시를 낭송했다. 유머는 자기보존을 위한 무기였다. 사소한 것에서 느끼는 상대적인 행복도 있었다. 작은 은총에도 고마워했다. 자존심을 지키는 일은 짐승이 되지 않겠다는 마지막 수단이었다.

베를린 유대인 학살기념관(출처: 노진화)

삶이 우리에게 묻는 질문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고대 헤브루인들에게 당신은 신을 믿습니까?’라는 질문만큼이나 흥미로웠다. 인식의 주체가 없으면 세계는 이해될 수 없었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존재에 대해, 프로이트는 쾌락을, 메슬로는 계층적 욕구를, 아들러는 사회적 지위라고 생각했다.

빅터 프랭클은 의미를 찾고 성취시키려는 의지를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라고 주장했다. 곧 로고테라피다. 로고테라피는 미래에 초점을 두고 책임감을 존재의 본질로 본다. , 개인의 가치와 삶의 목적, 사명을 정의하는 것이다. 로고스는 의미를 뜻하는 그리스어로 실존주의 정신의학 용어이다. 실존주의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개인으로서의 인간이다.

셰익스피어는 <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에서 트로일러스와 핵토르의 대화 의미와 가치의 등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가치를 붙여주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가치란 특정 의자에 놓여있는 게 아니다.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점에서 평가받고 위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수용소에서의 정신적 붕괴과정은 첫째는 충격, 둘째는 무관심이었다. 가치를 부정당한 존재는 마치 유령과 같았다. 생명은 있으나 그 존재가 무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의미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쓸모 없어서 쓸모 있을 때도 있다. 장자의 <소요유> 내편에 등장하는 가죽나무는 온몸에 혹이 있어 어떤 목수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아무도 베어가지 않으니 누군가 나무 아래서 낮잠을 잘 수 있었다.

 

의미를 발견하는 방법

의미기호는 말과 사물에 대한 기표(표현)와 기의(내용) 사이의 자의성으로 해석된다. 자의성은 서로 관계하지 않으나 문화와 맥락에 따라 의미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는 숨은 메시지와 심연을 함축하고 은유, 상징, 코드화를 통해 드러난다. , 의미를 발견한다는 것은 하나의 기호를 획득하는 것이며, 그것이 하나의 상징이 되어 살아 숨 쉬면 생명력이 된다. 대개는 의미가 너무 가까이 있어 발견하지 못한다.

빅터 프랭클은 <삶의 의미를 찾아서>에서 의미를 찾는 방법에 대해 세 가지를 언급한다. 첫째, 무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하는 것이다. 둘째, 선이나 진리, 아름다움을 체험하는 것,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거나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셋째, 시련을 통한 것이다. 봉사할 이유, 사랑을 주는 것이다. 하다라는 동사는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키에르 케고르는 삶의 의미를 윤리적, 종교적, 심미적인 것을 주장한다. 윤리적인 것은 결혼, 가족, , 사회적 책임 등의 역할에 대한 것이다. 종교적인 것은 영원성, 초월에 대한 개념이다. 심미적인 것은 쾌락의 추구로 보았다.

우리는 매 순간 삶의 방향을 찾고 의미를 추구한다. 내가 타인과 같지 않듯이, 삶의 의미도 누구와 같지 않다. 다만 언어로 표상된 것들이 비슷하다고 지각될 뿐이다. 내가 선택한 모든 것들은 이유가 있었다. 그때의 선택은 최선이었다. 지금의 선택도 최선일 것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삶

테리 이글턴은 <인생의 의미>에서 추구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사는 행위 그 자체로 살아가는 방식과 연계된 그 어떤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서사의 의미는 그 단어의 양가적인 의미대로 결말뿐 아니라 서사 과정 그 자체에 있다고 말한다.

비트겐슈타인은 만약 영생과 같은 것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어야 한다. 영원성의 형상은 그런 순간들의 무한한 연속이 아니라 현재의 순간이다고 말했다.

니치를 대표하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주인공 귀도는 곧 독일병이 자신을 죽일 것을 알았다. 그는 아들 조슈아 앞에서 나약해 보이고 싶지 않았다. 씩씩하게 걸어가며 윙크한다. 얼마 후 총소리가 난다. “우리는 지금 전쟁 게임 중이야. 1,000점을 따면 탱크를 선물로 받을 수 있어.” 조슈아는 마침내 탱크를 만난다. 의미를 생산하고 해석할 권한은 자기에게 있다.

지난 5월 말기 암 환자 10여 명이 모였다. “만약 제약이 없다면, 가장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물었다. “자녀들과 여행하고 싶어요”, “설탕 도넛을 먹고 싶어요”,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싶어요”, “드럼을 배우고 싶어요등 다양한 대답이 돌아왔다. 막연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었다.

니체는 말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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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화 박사는…

인터랙티브콘텐츠 박사

밸류커뮤니케이션 대표(現)

인하대학교 인터랙티브콘텐츠 &인지기호 LAB 연구원

(전) 한국인터넷진흥원 비즈니스 평가위원

(전)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심사위원

(전) 송파구청 자문위원

realrojin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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