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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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커피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2.11.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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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의 '커피 이야기'
김수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지난 918, 3년 만에 멍 때리기 대회가 다시 열렸다. 4천 명이 넘게 신청해 경쟁률이 801을 넘었다고 한다. 대회는 멍을 때리는 90분 중 15분마다 심박수를 확인해 가장 변화가 적은 참가자가 우승하는 대회다. 참가자들은 주식, 회사생활, 공부, 원형탈모, 연애 등등의 스트레스를 피하려 참가했다고 한다.

요즘 이러 저러한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많다. 특히 번아웃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번아웃을 해소하는 방법을 필자 나름대로 소개해 본다.

가을을 맞아 느린 여행, 뚜벅이 여행을 떠나 보자. 팽팽하게 감겨있는 마음의 태엽을 느슨하게 풀고, 탐험하듯 걷고 마음 내키는 곳에서 쉬어보자. 운전·인터넷 검색에서 해방되어 그냥 스쳐 지나가던 곳들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다가오고, 바람소리·풀 향기를 느끼며 관찰의 시간도 즐겨보자. 아마 마음이 한결 느슨해지고, 고민도 사라지고 오히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머릿속을 가득 채울 것이다.

여행 중에 이름 모를 낯선 카페에 방문하여 조금은 색다른 원두 피베리(Peaberry)를 마셔보자. 우리는 대부분 오른손잡이로 태어나지만 소수의 사람은 왼손잡이로 태어나는 것처럼, 소수의 커피콩은 다 자란 커피콩보다 조금 작고 둥근 모양을 가졌다. 일반적인 커피 열매는 커피체리 안에 두 개의 콩을 가지고 있으나, 피베리는 한 개의 콩만을 가지고 있다. 피베리가 생기는 원인은 유전적인 결함, 불완전한 수정 등의 유전적, 환경적인 요소 때문이며, 생두 총생산량의 5~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희소성으로 일반 커피콩보다 높은 등급에 팔린다.

피베리는 보통 바디감이 강하고 쓴맛과 신맛이 적절히 잘 조화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두 개의 콩에 들어가야 할 영양소가 하나의 콩에 집중되어 일반 콩보다 강한 맛이 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강한 맛 때문에 피베리는 블렌딩의 Base 원두로 많이 사용된다.

피베리 커피를 마시면서 2022년을 되돌아보자. 다이어트와 운동, 금주, 금연, 자격증 준비 등 다양한 계획을 세웠을 텐데 잘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해보자.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의지력을 한정된 자원이라고 밝혔다. 세상의 모든 선택은 심리적 비용을 요구해서 무엇을 먹고, 어떤 옷을 고를지 고민하게 되고, 이로 인해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고, 늦은 밤 술을 마신다고 한다.

콜롬비아 대학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상쾌한 아침과 피곤한 오후에 따라 판사의 재소자 가석방 판결 비율이 확연히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 때 인내력이 바닥나 정크푸드를 선택하고 충동구매와 술을 찾는지도 모른다.

프랑스에는 호텔계의 미술랭이라 불리는 를레 샤토(Relais&Château)라는 개인소유의 호텔이 있다. ‘를레 샤토가 추구하는 럭셔리는 개성(Character), 배려(Courtesy), 평온함(Calm), 매력(Charm), 음식(Cuisine) 5가지이다. 5가지 ‘C’를 철학으로 삼으면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디자인, 전문적이고 빈틈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직 피베리 커피를 맛보지 못했다면, 그리고 커피를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각 커피 생산국의 피베리를 찾아서 마셔보는 건 어떨까. 느림의 미학이 가득한 뚜벅이 여행에서 5가지 ‘C’가 가득한 럭셔리 카페에서 피베리 커피를 마셔보자. 좋은 선택이 삶이고, 좋은 태도가 좋은 길로 자신의 삶을 이끄는 가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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