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2023년에도 꺼지지 않는 연료가 되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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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2023년에도 꺼지지 않는 연료가 되어 주길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2.12.0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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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의 '커피 이야기'
김수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식사는 가볍게 해결해도 식후 커피는 꼭 챙겨 마시는 직장인들이 많다. ‘킹달러시대 외식 부담에도 커피 소비가 급증하면서 외식 지형이 바뀌고 있다. 불황에도 크게 늘어난 골목 카페와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는 카페 흐름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성인 1인당 커피소비량이 연간 353잔으로 세계 평균 132잔보다 3배 가량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래서 그런지 카페창업이 창업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별한 기술이나 행정적인 허가 없이도 소자본으로 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서울시의 올 상반기 카페 개업 수는 2587, 폐업 수는 1239곳이라고 한다. 2곳 새로 생길 때 1곳은 폐업하고 있다. 참으로 마음이 불편하다.

예부터 우리나라의 김장김치는 겨울의 반 양식이라고 불렸다. 김치를 저장하는 풍습은 고려시대 동국이상국집에 무를 소금에 절여 구동지에 대비한다는 구절이 있고, 채소 가공품을 저장하는 요물고(料物庫)’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고려시대부터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김장 때 같이 담그는 김치에는 동치미가 있다. 동침(冬沈)이는 겨울에 물에 담가서 먹는 김치라는 뜻과 겨울에 국물이 언 김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 중국을 다녀오는 조선 사신들은 여행길에 동치미를 많이 찾았고, 매우 맛있어 아껴 먹었다고 한다. 중국요리는 대체로 느끼하기 때문에 입안을 개운하게 해줄 동치미가 구미에 당겼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커피가 동치미의 개운함과 느끼함을 해소해주는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여행 가방에 동치미 한 그릇을 싸들고 떠났다면, 요즘 현대인들은 아침마다 소풍 가는 기분으로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선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귀찮아 나가서 사 먹을 수도 있지만 나만의 소확행 중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일과 중의 하나다.

하지만 1박 이상의 여행이라면 호텔 객실에 비치되어 있어 캡슐커피을 즐기는 편이다. 최근에는 스페셜티 카페들이 캡슐커피 시장에도 뛰어들어 호환 가능한 캡슐만 준비해도 멋진 여행을 장식할 수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스페셜티커피협회(SCA)가 원두의 향미, 산미, 바디감 등을 평가하여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커피를 말한다.

네슬레의 캡슐커피 원천 특허가 1992년 만료되면서 대형 업체들이 네스프레소 커피머신과 호환 가능한 캡슐커피를 내놓고 있다. 국내 캡슐커피 시장도 2012년부터 형성되기 시작하여 2020년 머신 787억 원, 캡슐 1333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결과만 보더라도 고속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교보문고 MD에 따르면, 2020년 이전에는 메시지가 있는 위로 처세술 관련 자기계발서가 많았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부자에 대한 열망이 투자 열풍으로 이어져 성공 관련 도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갓생(God+, 모범적인 삶)을 살고 싶은 2030 사이에서 특히 경제적 성공에 대한 도서를 많이 찾는다고 한다.

2022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올해도 커피는 하루를 시작하는 힘을 만들고 망설이는 마음에 추동력 같은 연료가 되어 주었다. 2023년에도 계속 꺼지지 않는 연료가 되어주는 따뜻한 생활 필수품이자 영혼의 양식인 커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고맙다! 커피야. 2023년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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