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도전하며 변화를 꿈꾸는 공동체, 프리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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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도전하며 변화를 꿈꾸는 공동체, 프리메드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2.12.06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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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Power / 최지원 사단법인 프리메드 대표이사
김동주 운영총책임자(좌)와 최지원 프리메드 대표이사(우)

사단법인 프리메드는 의료지원을 넘어 모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는 단체이다. ‘리브랜딩 프로젝트는 프리메드가 올해 주력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서, 내부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조직 운영 체계를 다지고, 외부적으로는 차별 없이 건강할 권리를 외치다라는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무료진료소, 프리메디노 캠프 등 세부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Q. 사단법인 프리메드 소개와 대표님 소개 부탁드려요.

우선 프리메드는 2008년에 청년들이 모여 만든 단체입니다. 당시 모두가 치료받는 세상을 꿈꾸는 청년들이 모여서 의료사각지대 빈틈을 메우다라는 슬로건으로 출발했어요. 의료사각지대의 빈틈을 메우겠다는 이미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의료사각지대를 찾아가서 의료지원을 하는 것일 텐데요. 그래서 실제 프리메드의 첫 활동은 서울 을지로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것이었어요. 그러다가 서울역으로 옮긴 지는 10년 정도 되었고요. 이처럼 꾸준히 활동을 하다보니 프리메드의 가치와 활동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고, 프리메드의 규모 또한 지속적으로 확장되었어요. 결과적으로 2021년 하반기 사단법인 프리메드가 되었어요.

다음으로 제 소개를 하면, 저는 프리메드 대표이사로서 프리메드의 총 운영을 담당하고 있고, 또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과에서 보관정책관리학전공을 하고 있는 대학원생이에요.

Q. 그렇다면 어떻게 프리메드에서 활동하게 되셨나요?

저는 2019년에 프리메드에 입단했고, 대학교에서 제 전공은 보건정책관리였어요. 그리고 지금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마찬가지로 보건정책관리를 전공으로 하고 있어요. 대학교와 대학원 모두 보건학에 몰두하게 된 데에는 제 삶의 경험이 그 기반이 된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어머니가 뇌종양으로 힘든 투병생활을 하셨어요. 이 때문인지 저도 살아가는 데 있어 다층적 예민함을 지녔었고요. 당장 어머니를 도울 방법이 없다는 무력감도 있었던 것 같고요.

대학 진학을 위해 도시로 올라와 어머니의 투병생활을 가까이에서 함께하고, 제 내면의 싸움을 이겨내면서 느꼈던 건 지방과 도시 간의 의료서비스의 질이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었어요. 이는 곧 지역별로 사람들의 건강 정도가 차이를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었고요. 그래서 이 문제의식을 다른 사람들과도 논의하고 싶어 프리메드에 입단하게 되었어요. 프리메드 활동을 통해 오랫동안 저와 함께하던 무기력이 효능감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대표이사가 된 것 같아요(웃음).

Q. 어린시절의 힘들었던 경험이 개인적 차원에서 끝나지 않고,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활동을 시작했다는 점이 정말 멋져요. 무기력을 효능감으로 변화시켰다니 그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조금 더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보고 느낀 것들을 개인의 차원에서 생각하고 해결하려고 고민하기보단 그렇게 된 이유, 상황은 뭘까를 더 많이 고민했어요. 평소에 ?’라는 질문을 많이 던지는 편이거든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를 고민하다 보면 더 넓은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게 되고, 그럼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이 얽혀 있다는 것과 그렇기 때문에 해결을 위한 접근에도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다는 생각까지 닿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제가 보고 느낀 것들을 말하고 싶었고, 제가 경험한 문제들이 계속해서 반복되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했어요. 그렇지만 그렇게 거창한 꿈을 가진 건 아니었어요. 그냥 저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움직임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었던 거라서요.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결심도 여기서 출발한 확신이었던 것 같아요. 느낌이나 경험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근거에 기반한 의견을 말하고 싶었어요.

Q. 그럼, 프리메드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아무래도 의료 분야에서 활동을 하니, 의학 전공 학생들이 많은가요?

물론 의학을 전공한 단원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프리메드에는 교육지원팀, 센터사업팀, IT 기획팀, 대외협력팀, 디자인팀, 그리고 인사조직팀 등 다양한 팀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의료나 보건 분야의 전공자뿐만 아니라 경영, 심리, 정치외교, 아랍어 분야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청년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러한 다양한 전공자의 구성은 프리메드의 슬로건이 차별 없이 건강권을 외치다인 만큼 모두가 인간의 건강권에 대해 고민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해요.

Q. 소개해주신 대로 기존의 프리메드 슬로건은 의료사각지대의 빈틈을 메우다였어요. 그리고 최근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슬로건 차별 없이 건강할 권리를 외치다가 탄생했고요. 어떤 계기로 슬로건을 변경하게 되셨는지요?

제가 2019년 말에 대표가 된 이후, 2021년 하반기 사단법인 프리메드가 되었어요. 그래서 프리메드는 오래되었을지라도 사단법인 프리메드는 이제 첫 이행기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첫 이행기를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서 서울시NPO지원센터(이하 센터)에 입주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입주 후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통해 차별 없이 건강할 권리를 외치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세우게 되었어요.

이는 모든 인간이 차별 없이 건강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프리메드의 기조에서 만들어진 슬로건이에요. 질환의 발병을 전()과 후()의 관점으로 봤을 때, 무료 진료소 운영은 후 치료에 집중하는 거라면, 이제는 범위를 넓혀 인간의 건강권이라는 질환 발병에 있어 전과 후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을 외치기로 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몸이 건강하지 못한데 그 이유가 인스턴트를 지속해서 섭취하기 때문이라면, 인스턴트 섭취를 자제할 것을 넘어서서 왜 이 사람이 인스턴트를 지속해서 섭취하는지에 집중하는 거죠. 이 사람의 직업은 무엇인지, 그에게 미치는 사회적 경제적인 요인들은 무엇이 있는지 등, 결국엔 모든 질문은 그래서 어떻게 인간의 건강권이 보호되어야 하는지로 귀결되는 것이고요. 결과적으로 새로운 슬로건은 꾸준히 운영해오던 무료 진료소나 보건교육 등을 운영하는 데 있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이에 프리메드 단원들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며, 도전하고 있어요.

Q. 다음으로 올해 프리메드의 다양한 프로젝트 중 하나인 리브랜딩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리브랜딩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프리메드 내부의 조직과 외부 프로젝트를 리브랜딩(rebranding, 브랜드의 이미지를 새롭게 창출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활동. 출처: ‘rebranding’, 네이버 영어사전)하는 프로젝트예요.

먼저 내부적으로는 사업관리실에서 브랜딩에 대해 공부하고, 프리메드의 설립 이념과 가지고 있는 역량을 고려하여 리브랜딩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설정했어요. 그 과정에서 새로운 슬로건인 차별 없이 건강할 권리를 외치다가 제안되었고요. 또한 신입 단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OT를 실시하고 리더십을 대상으로 하는 LT(리더십 트레이닝) 또한 진행했습니다.

다음으로 외부적으로는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보건교육 프로그램인 프리메디노를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2020년에 시작된 사업으로, ‘프리메드의 청소년 버전을 만들어보자!’라는 취지에서 시작했어요. 실제로 서울 신광여자고등학교의 보건의료 동아리 학생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번 정도 보건의료 관련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수업은 단순히 보건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코로나 시대가 오고 나서 대중들에게 역학이라는 단어가 널리 인식되기 시작했어요. 그럼 이 수업에서는 역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 설명부터 역학 동선 공개에 관한 찬반 토론을 진행하고, 마피아 게임을 변형하여 감염병 게임을 만들어서 더 쉽게 보건 의료지식을 함양하는 거죠.

 

Q. 현재 프리메드 대표이사이기도 하고 또 대학원생인데, 법인 운영과 대학원 공부를 병행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없나요?

지금은 대학원을 다닌 지 1년 정도가 되었는데, 사실 6개월 차 때까지만 하더라도 대학원생이 되었지만 연구자는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느꼈어요. 제가 지금까지 전개했던 도전들이 대학원생으로서 하게 될 학문공부와 연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긴 어렵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대학원생 초기에는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대표이사와 대학원생 생활을 병행하기가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이후 프리메드에서의 경험이 앞으로 제가 하게 될 연구들의 기반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무엇보다도 대표이사로서 어려운 점이 있으면 오히려 리더들과 단원들에게 편하게 털어놓고,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저 자신을 바꿨고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병행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아요(웃음)

Q. 프리메드에서 하는 활동들이 타인의 건강권뿐만 아니라 대표님 스스로의 건강권까지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네요.

네 맞아요(웃음). 정말로 프리메드 대표이사로 있다 보니까 느껴지는 책임감의 무게가 매우 무거워요. 그래서 항상 건강한 생활을 하려고 노력해요.

Q. 이렇게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지속가능한 조직을 운영하려면 안정적인 근무 환경이 필수적이었겠어요. 그럼 프리메드에게 서울시NPO지원센터는 어떤 의미인가요?

프리메드에게 센터는 지지대라고 할 수 있어요. 정말 센터가 없었으면 법인 운영이 어려웠을 거로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문외한인 범주가 매우 많았기 때문이에요. 사실 입주하기 전에도 여기 공간을 이용했었어요. 센터 1층 품다가 자율이용공간으로 개방되어 있어 사용하기 좋았고, 제공되는 교육이나 행사 또한 굉장히 알찬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막연히 이곳에 프리메드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입주 선정이 되었을 때 너무 기뻤고요.

또한 저는 NPO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프리메드에 입단했기 때문에 어디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특히 비영리조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법이라는 체계 위에서 안정적으로 존재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센터의 지원을 많이 받았었어요. 세법과 관련된 상담이나 단체 브랜딩 같은 부분이요. 또한 단체의 규모가 커지면서 상근직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했는데, 공간 제공에도 지원을 받아 감사한 마음이에요.

 

Q. 10년 뒤 대표님과 프리메드는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우선 저는 10년 뒤에도 저의 색을 잃지 않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서울에 온 지 한 8년 정도 되었는데요. 점점 제 마음의 소리보다 세상의 소리를 듣게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외부에서 저에게 이렇게 해야 해. 저렇게 해야 해하는 것들이요. 그래서 지금은 내면의 저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 목소리에 누구보다 귀 기울여주려고 하고 있고요.

다음으로 프리메드는 끊임없이 공부하는 단체였으면 좋겠어요. 프리메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끊임없이 논의하고 현장에 머물며 현실을 잊지 않는 공부요. 그리고 계속해서 도전해 나가는, 그러니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단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또한 저는 10년 뒤니까 프리메드 대표이사보다는 고문 정도로 프리메드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웃음).

 

Q. 향후 프리메드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어떤 사람인가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첫 번째는 차별에 대해 기꺼이 고민하는 사람이에요. 무료 진료소 운영 등 프리메드에서 활동을 하다보면 차별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는 자기 능력을 공유해줄 수 있는 사람이에요. 기획을 할 수 있는 능력, 재무제표를 볼 수 있는 능력 다 좋아요. 프리메드에는 모두 소중한 자원이거든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최근에는 건강한 가치관을 가진 좋은 단체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각자도생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워요. 그래서 센터가 빛을 발하는 게, 이곳이 구심점이 되어 프리메드도 타 단체를 많이 알게 되었거든요. 저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저 작은 조약돌을 던지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소수의 사람이 태산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진 조약돌이 모이면 서로 교류가 가능하고 거기서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또한 지금은 서울시가 이러한 구심점의 주축이 되지만, 지방에도 이런 거점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김효진(협동조합 거버넌스리빙랩 수석디렉터)

정리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사진프리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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