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을 극복하는 힘 기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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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을 극복하는 힘 기르기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2.12.08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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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Mentor / 책으로 만나는 멘토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직장인 721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번아웃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71%에 달했다. ‘번아웃 증후군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적·정신적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다. 지난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번아웃 증후군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 판단해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을 새롭게 규정하며, 질병으로 공식 인정한 바 있다.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극복하고 치료할 수 있을까? 도움을 줄 수 있는 몇 권의 스페셜 멘토를 소개한다.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게일 가젤

이른바 조용한 학살이 시작됐다. 코로나19 이후 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이 조용히 설 자리를 잃어간다. 특히 스스로 목숨을 끊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30대 여성의 자살 시도자 비율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다. 고용 위기와 경제적 부담, 폭력과 범죄, 질병과 사고 등이 하루 이틀 문제는 아니지만, 코로나19 이후 사상 최대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래서 코로나블루에 이어 코로나블랙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우울증, 공황장애, 수면장애 등 정신건강의 적신호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삶의 방역을 위한 마음백신이 필요한 시기다. 코로나19 상황이나 사회구조적 환경을 당장 바꿀 수는 없겠지만, 그 환경을 바라보는 내면의 태도나 관점은 충분히 바꿀 수 있다. 이처럼 외부 환경에 따른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에 무너지지 않고 역경과 시련을 극복하는 멘탈의 힘을 회복탄력성이라 한다. 회복탄력성은 비범한 특정인이 아닌 누구에게나 잠재되어 있는 능력이다. 다만 우리가 그 힘을 꺼내 쓰는 방법에 관해 따로 배우지 않았을 뿐이다.

하버드 최고의 회복탄력성 전문가인 게일 가젤 박사는 강도 높은 업무 환경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번아웃에 빠진 의사들을 상대로 이 회복탄력성 원리를 적용해 놀라운 효과를 거두었다. 지금까지 500명이 넘는 의사들이 그의 도움을 받고 내면의 위기를 극복해 자타공인 의사들의 의사로 불린다. 그도 어린 시절 가정 폭력의 피해자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회복탄력성 훈련으로 고통을 극복해냈고, 이를 계기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마음에 평정심을 선물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젤 박사는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회복탄력성의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회복탄력성을 위해 필요한 마음 근육을 6가지 키워드(대인관계, 유연성, 끈기, 자기조절, 긍정성, 자기돌봄)로 명쾌하게 정리했다. 직접 상담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독자가 자기 상황에 직접 적용하도록 돕는다. 학술용어 사용은 최소화하되 의학, 심리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통해 회복탄력성의 실제적인 힘을 느껴보도록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실용적이다. 명상, 뇌과학, 긍정심리학, 감성지능 등을 활용한 ‘18가지 회복탄력성 훈련법은 지금 바로 각자 삶에 적용해볼 수 있다.

 

나는 단단하게 살기로 했다| 브래드 스털버그

저자 브래드 스털버그는 맥킨지앤컴퍼니 소속 유능한 컨설턴트였다. 그는 2010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가 의료 정책 구성안을 마련할 때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후 그는 커리어의 방향을 돌려 포천500대 기업의 경영인, 의사와 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운동선수들의 성장과 성공을 코치했다. 또 그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기계발서 피크 퍼포먼스를 펴냈고 이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한마디로 그는 잘나가는 성과 전문가가 되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그는 어느 날부턴가 성과 강박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남들보다 앞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했던 것이다. 그래서 항상 불안하고 초조했으며 자주 산만해지거나 무기력해졌다. 모든 걸 포기해 버리고 싶은 부정적인 충동과 싸워야 했고 번아웃에 빠지기를 반복했다. 그의 내면과 일상은 송두리째 흔들렸지만, 그는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무엇보다 성과 전문가인 자신이 성과 강박 때문에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다양한 삶의 굴곡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지탱하는 내면의 힘과 자신감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그는 불교, 기독교, 도교, 스토아철학 등 고대 경전과 철학 속 가르침을 공부했다. 또 인지 과학과 심리학, 행동학과 사회학 연구를 참고했다. 미국 육상 올림픽 대표 세라 트루, 뮤지션 사라 버렐리스와 마이크 포즈너, 농구 스타 케빈 러브, 배우 앤드리아 바버, 임상 심리학자 스티븐 헤이즈 등 강박과 번아웃을 극복하고 더 단단하게 성장한 이들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들었다.

그 결과 일상에 단단하게 뿌리내릴 때 수많은 욕망과 고민에도 흔들리지 않고 더 높이,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세계 최고의 성과 전문가가 성과만 좇지 않는 법을 알려 주는 진솔한 강박 극복기이다. 또 표류하는 몸과 마음을 다잡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과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실천법을 담았다.

 

게으르다는 착각| 데번 프라이스

게으르다는 죄책감은 사회가 만든 허상이다.”

미국 최고의 사회심리학자가 수백 년간 이어온 생산적인 인간이 가치 있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신념 체계를 깨부순다.

새벽 기상은 곧 자기계발이 된 시대. 미라클모닝과 갓생에 빠진 사람들이 찍은 인증샷과 영상이 매일 업로드된다. 새벽부터 밤까지 쉼 없는 계획들로 하루를 강박적으로 꽉 채우며, 이게 바로 올바른 삶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간다. 오은영 박사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아들이 집에만 오면 침대에 누워 있다며, ‘게으른 건 아닌지걱정된다는 부모의 고민에 긴장을 완화시키려고 누워 있는 것이며 절대 게으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다. 휴식이 필요함에도 우리는 죄책감과 두려움에 허덕이며 살아간다. 우리는 정말 인간적으로 잘 살고 있는 것일까?

미국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데번 프라이스는 깨어 있는 모든 순간에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 남들의 인정을 받고자 열심히 하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고 고백한다. 게으름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것을 역사적, 사회적 그리고 과학적 근거를 통해 밝혀내며, 이제 자신과 삶을 돌볼 여유를 가지는 것이 더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설파한다. , 게으름은 현대인들에게 필수 불가결인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게으름이라는 거짓이 우리를 어떻게 일의 노예로 부리는지, 그리고 이 거짓에서 벗어나 어떻게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는지 이야기한다. 또한 여러 분야에서 번아웃과 무기력을 겪었던 다양한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담아내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이 책은 계획대로 해내지 못하면 죄책감에 시달리고, 남들보다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탈진하는 사람을 위한 변론서이자 치유서가 될 것이다.

 

회복탄력성: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마음 근력의 힘| 김주환

인간관계의 갈등, 실수, 질병, 사고, 이혼, 파산, 죽음 등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낸 사람들은 뭐가 다를까?

오래전부터 회복탄력성에 주목해왔던 김주환 교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절망을 이겨낸 사람들의 7가지 비밀> 편에 주요 연구자로 참여하면서 뜻밖의 사고나 사업 실패 등으로 인생의 큰 시련에 부딪힌 사람들을 만났다.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장애인이 된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의 이상묵 교수,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된 최고의 스트리트 댄서 우정훈 씨, 연매출 50억이 넘는 고깃집을 운영하다가 IMF 사태와 광우병 파동으로 100억에 이르는 빚을 진 류춘민 씨. 그런데 이들은 놀랍게도 인생의 큰 시련 앞에 좌절하지 않고 역경을 딛고 재기에 성공했다. 이들은 인생의 크나큰 시련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도대체 그들은 어떤 힘을 지닌 것일까?

김주환 교수는 이 방송을 통해 회복탄력성이라는 새롭고도 놀라운 개념을 소개하며, 시련을 극복해낸 사람들이 일반인들에 비해 월등히 높고 견고한 회복탄력성을 지녔음을 뇌파 실험 등을 통해 실증적으로 입증했다.

방송 후 회복탄력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방송과 신문기사를 통해 소개된 회복탄력성 지수 측정 문항이 인터넷에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고,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소개된 회복탄력성 지수 문항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것이 아니었다.

김주환 교수는 직접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60세 이상 일반 성인에 이르기까지 2,000명 이상의 표본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조사를 반복하고 엄밀한 통계분석 기법을 사용하여 53개 문항으로 이루어진 한국형 회복탄력성 지수(KRQ-53)’를 개발해 회복탄력성에 수록했다.

본문에서는 회복탄력성의 6가지 요소를 밝혀내고, 회복탄력성을 키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나만의 대표 강점을 알아보는 문항도 더했다. 테스트를 통해 개인의 회복탄력성을 체크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계획해 꾸준히 노력해보자. 김주환 교수가 일반인이 긍정적 감각을 찾아 행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시한 속 시원한 솔루션이 당신의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무기력이 무기력해지도록| 한창수

밖에 못 나가니까 자꾸 늘어져”, “할 건 많은데 하기 싫어”, “어차피 안 될 텐데 뭐 하러 해”.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무기력한 상태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문제는 무기력 상태가 자칫 일상이 되면 깊은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각종 SNS나 책, 기사에서 무기력증을 몰아내기 위한 여러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특히 MZ세대들 사이에서는 총 30개의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한 후 하나씩 지워가는 모습을 짧은 영상으로 보여주는 이른바 무기력 극복 챌린지가 큰 화제다.

KBS1 명견만리, 생로병사의 비밀, jtbc 차이나는 클라스등에 출연해 명강의를 펼치며 대중의 눈도장을 받은 고려대 한창수 교수. 20여 년간 다양한 심리 문제를 연구하고 수많은 내담자를 만나온 그가 이번에는 집단 무기력 상태에 빠진 우리를 위해 새 책 무기력이 무기력해지도록을 들고 찾아왔다.

그는 무기력이란 일종의 증상이어서 그 원인을 한 가지로 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시중에 회자되는 정보 대부분은 그 원인을 게으름이나 우울증으로만 보고 단편적인 해법만을 내세운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런 점에 아쉬움을 표하며 무기력의 원인을 (질병, 체력 등)’, ‘정신(우울증, 게으른 기질 등)’, ‘감정(자존감, 외로움 등)’ 등으로 나누어 다각도로 살펴본다.

또한 번아웃, 우울증과 헷갈리기 쉬운 무기력의 개념과 증상을 알아보고, 수시로 나를 찾아오는 무기력이란 손님을 정중히 돌려보내는 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책에는 자신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상세한 테스트도 수록했으며, 표지 뒷면에는 독자를 위한 작은 선물 무기력 극복 챌린지’ 30일 템플릿도 마련했다.

 

내가 뭘 했다고 번아웃일까요/ 안주연

직장 스트레스로 힘들어도 당장 회사를 그만둘 수 없고, 학업 스트레스로 괴로워도 학업을 무작정 중단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책은 번아웃의 원인을 알아도 당장 현실적인 해결책이 요원해 막막하거나 그 원인조차 명확히 알 수 없는 독자들을 위해 지금 실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을 제안한다.

번아웃에서 회복하려면 우선 나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마주해야 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스스로를 잘 모른 채 살아가고, 머릿속에 생각해둔 그래야만 한다는 여러 명제에 얽매여 있다.

저자는 내 몸과 마음을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서 벗어나 정확히 관찰하고, 오감을 활용해 내가 느끼는 감각을 세세히 기록해보기를 제안한다. 꾸짖거나 비꼬지 않는 태도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그 답을 찾아보는 방법과, 위급한 상황에 사용할 나만의 응급 처방전을 작성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타인이 나에게 상처 입히지 않도록 단호한 자세를 취하며 원하는 것을 말하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알려준다.

이처럼 몸과 마음의 회복을 돕는 여러 활동을 따라하다 보면 비로소 나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이런 연결감이 번아웃에서 회복되는 힘이 되어줌은 물론 번아웃을 유발하는 사회를 비판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번아웃에서 회복되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려 또다시 번아웃에 빠지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괜찮아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여러 활동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사실, 그리고 혼자서 회복이 어려울 때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한다.

독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따뜻한 메시지와 따라하기 쉬운 여러 활동이 피로와 무기력감에 시달리는 모든 이에게 커다란 위안이 되어줄 것이다.

/ 이은지 기자 job@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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