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맥의 난’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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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맥의 난’을 생각하면서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2.12.2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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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웅 칼럼 / 숙맥(菽麥)
박천웅 스탭스(주) 대표

숙맥(菽麥)의 숙은 콩을, 맥은 보리를 의미한다.

진시황제의 아들 호해가 황제의 자리에 올랐을 때의 일화이다. 그의 곁에는 조고라는 신하가 있었다. 조고는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자 조정 신하들의 마음을 시험해보기로 하였다.

조고는 신하들이 모인 가운데 사슴을 호해에게 바치며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호해어찌 사슴을 말이라고 하는가?”라고 물었다. ‘조고는 다시 이게 어떤 것인지 정확히 신하들에게 물어보자고 말했다. 이때 신하들의 반응은 세 가지로 나뉘었다.

첫 번째는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울 것을 알고 침묵하기로 한 침묵파, 두 번째는 죽을 각오로 사슴이라고 이야기한 사슴파, 세 번째는 말이 아닌 것을 알지만 사슴이라고 하는 순간 목숨이 위태로울 것이라고 생각하여 사슴과 말을 구분 못하는 숙맥이 되기를 선택한 숙맥파였다.

이 이야기는 콩과 보리를 구별 못 하는 사람을 숙맥이라고 하는 뜻에서 숙맥의 난이라고 하는 사마천의 사기(史記) 고사의 지록위마(指鹿爲馬)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숙맥의 난이 주는 메시지

숙맥의 시대라는 기사를 읽으면서, 우리 사회에 접목시켜 생각해 보았다. 여기서 사슴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한 기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공정성, 경쟁력, 미래에 대한 기여도를 사슴이라고 가정해 보자.

열심히 공부한 친구가 성적이 좋고, 그 성적에 걸맞은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한 친구가 시험을 볼 때 답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거나 친구가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따돌려서는 안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노력한 결과와 그 결과에 상응하는 공정한 평가와 대우를 해주는 것이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하는 것은 아무리 옳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옳게 안 보인다. 옳고 그름은 감정의 문제보다는 진실의 문제이다. 한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가?’일 것이다. 경쟁력은 남들보다 비교우위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이는 좋고 싫음의 문제가 아니며 제대로 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때 생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늘을 즐기면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일이라는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미래라고 하는 것은 노후를 대비한 준비와 함께, 우리의 후배, 자식들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인정받으며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을 지향할 것인가?

콩과 보리는 크기도 다르고 모양도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누가 보아도 쉽게 구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콩을 보리라고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왜 그럴까?’라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생존을 위해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보리라고 주장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나와 같은 편이 그렇게 생각하니까 나도 휩쓸려 가는 등의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콩을 보리라고 실제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근본적인 교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콩인줄 알면서도 보리라고 이야기한다면 이는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잘못된 이기주의이거나 스스로를 속이는 위선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좋고 싫음의 자기감정도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이나 가치관에 따라서 옳고 그름을 왜곡시키는 숙맥파는 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잘못된 줄 알면서 모르는 척하고 입을 다무는 침묵파도 비겁하다.

우리 사회는 복잡하고 많은 갈등이 존재한다. 하지만 올바른 사회와 미래를 위해서는 용기 있게 진실을 이야기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젊은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차용해서 쓰거나 포장된 말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한다. 이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판단하고 시정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가와 사회의 멋진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 젊은이들이 이기적인 감정에 휩쓸리는 일들은 없어야 한다. 우선 우리의 상황을 숙맥의 난이라는 고사에 대비해보며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이 보다 더 공정하고, 보다 더 경쟁력 있고, 보다 더 미래를 위해 기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숙맥(菽麥)의 숙은 콩을, 맥은 보리를 의미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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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웅 스탭스(주) 대표이사는.....

(사)진로취업서비스협회 초대회장(현)

한국장학재단 멘토(현)

삼성전자 임원 역임

2010년, 2015년 한국장학재단 멘토링 대상 수상

2011년 일자리창출지원 유공자 정부포상 산업포장

저서: <졸업 전에 취업하라>, <신입사원 이강호>, <프로답게>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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