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스무 살에 해군 부사관으로 입대한 육예광 씨는 입대할 때부터 새로운 도전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당시 훈련소에서는 추진기관 직별이 힘들다며 모두가 기피했다. 그러나 그는 힘든 만큼 함정에 탑재되는 디젤엔진, 가스터빈, 발전기, 감속기어 등 대기업에서 자주 사용하는 장비를 정비하고 운용하며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 주저없이 그 직별을 맡았다. 이렇게 매사에 적극적이었기에 전역 후 취업 전선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전, 원하는 대기업 입사를 이뤄냈다. 그의 적극적인 모습 속으로 들어가 본다.
부사관으로 임관 후, 육예광 씨가 처음 발령받은 함정은 타 함정보다 노후화된 장비가 많았다. 이에 그는 커리어를 새롭게 향상시키기 위해 고민하다 청해부대 파병을 지원하였다.
“당시 발령받은 지 6개월밖에 안 된 초임 하사에게 청해부대 파병을 지원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어요. 하지만 추기장께서는 본인의 능력이 된다면 어디든지 지원하라고 격려해 주셨죠. 후배의 미래를 항상 고민해주고 응원하는 참된 선배였습니다.”
그는 소중한 기회를 얻어 청해부대로 파병되었다. 파병 기간 동안 극한의 상황에서 장비를 운용하였고, 그 시간은 자신이 가진 정비 경험을 시험하고 잘못 배운 경험은 재정비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러한 9개월의 청해부대 파병 경험은 다양한 나라를 다니며 우물안 개구리였던 그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다.
파병 임무 종료 후 그는 다시 한 번 근무지 선택을 고민하게 되었다.
“제 정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근무지로 지원하는 것이 좋을지 찾던 도중 ○○○함 인수요원을 선발한다는 공문을 발견했어요. 해군 특성상 인수요원은 특수한 보직으로 함정 인수요원으로 근무하게 되면 가스터빈, 디젤엔진, 발전기 등 다양한 장비에 대해 누구보다 전문적으로 알 수 있게 되죠. 저는 지원해 장비 제작사인 대기업 두산중공업, STX엔진 등에서 TECH-LAP 교육을 받았고, 인수요원으로 정말 열심히 근무했어요. 함장님도 저를 좋게 봐주시어 전역하고 필요할지 모른다며 함장추천서까지 직접 작성해주셨죠.”
군 장병을 위한 국방전직교육원에서 큰 도움 받아
그렇게 군 생활을 하던 중 그는 전역을 결심했다. 그 계기는 자신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선배들의 모습, 즉 한 지역에 오래 머물 수 없어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고서였다.
“장교나 부사관 등 군 간부들은 근무지 이동이 잦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분들도 계세요. 저의 미래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전역을 결심했어요. 전역을 결심한 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취업준비에 돌입했어요. 먼저 자격증에 도전해 군대 내에서 시험응시가 가능한 국가기술자격인 용접산업기사를 취득하였고, 승함 경력과 필기시험만 합격하면 자격이 되는 기관사 면허를 취득하여 최소한의 자격요건을 만들었죠.”
이렇게 그는 전역을 결심한 후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스스로 취업준비를 해나갔다. 그러던 중, 군 장병의 원활한 사회진출을 위해 설립된 국방부 국방전직교육원 교육을 알게 되었고, 이 교육을 통해 취업준비의 날개를 달았다. 여기서 그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국방전직교육원 진로교육에서 직업흥미검사를 통해 저에게 맞는 직무를 찾을 수 있었고, 기본교육에서는 자기소개서 작성방법, 면접준비 팁을 전문 컨설턴트님께 배웠어요. 이에 그치지 않고 조별 컨설턴트 배정을 통해 직접 자기소개서를 작성해보고 실시간 첨삭을 받았고요. 또한 기업맞춤형 취업과정을 통해 각 기업 인사담당자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막막했던 취업준비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수많은 서류 탈락, 좌절하지 않고 또다시 도전
국방전직교육원에서 받은 교육을 참고해 그는 서류작성에 나섰고 여러 곳에 지원했다. 그러나 정말 많은 곳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았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 도전했다. 그 과정에서 서류 작성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다.
“서류전형은 대부분 이력서, 경력사항, 자격사항, 자기소개서 등으로 구성됩니다. 먼저 이력서에서는 깔끔한 정장을 입고 찍은 사진을 첨부하여 인사담당자로부터 깔끔한 이미지로 각인되게 하였고, 자격사항에는 제가 취득한 자격증 중에서 상위등급의 자격증을 가장 위로 배치하였습니다. 제일 중요한 자기소개서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비슷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공통적으로 지원동기, 성격의 장단점, 성장과정, 사회경험, 직무관련 경험에 대한 항목이 있죠. 저는 미리 작성해두고 해당 회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인재상을 확인하면서 그 회사에 맞게 녹여냈습니다. 그렇게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많은 곳에서 탈락의 고배를 들었어요. 그렇다고 좌절하지 않았어요. 부족함을 생각하고 다시 도전했죠.”
대부분 기업의 인적성 검사는 인성검사와 적성검사로 나누어진다. 인성검사는 회사마다 바라는 인재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솔직하게 임하는 게 중요하다. 그는 솔직함을 물어보는 항목에서 잘못 체크한다면 검사 신뢰도가 떨어져 탈락하는 경우가 있다고 조언했다. 적성검사는 공간지각능력, 수리, 집중력 등 초등학교 수준의 문제인데 문제를 푸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으나 시간이 부족해 찍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서류와 인적성 검사를 패스한 후 그는 면접을 만나게 되었다. 면접전형에서는 입사할 때 적었던 이력서, 자소서를 충분히 숙지하고 면접에 임했다.
“자기소개서와 비슷하게 1분 자기소개, 지원직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저만의 강점, 경쟁 회사에 비해 지원회사의 강점, 부당한 지시가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본인이 겪은 어려움, 마지막 할 말 등에 대한 항목을 4~5줄 내외로 미리 작성했어요. 면접을 경험해 본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위 내용은 면접에서 거의 모두 묻는 사항입니다. 저는 해당 질문에 대해 휴대폰으로 녹화를 하며 저에게 있는 고유한 습관과 말투, 어감, 말의 빠르기 등을 보완하여 준비했습니다. 국방전직교육원 컨설턴트님께도 도움을 받았고요.”
그는 그렇게 힘든 취업과정을 거쳐 최종합격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
자존감 살리는 마인트 컨트롤 필요
많은 전역 군인들은 군 생활의 경험이 사회진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군과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 역시 가장 큰 걱정은 5년간 군 생활했던 경험이 사회에서 도움이 될지의 여부였습니다. 그러나 사회에서 직업군인으로 복무했다고 하면 오히려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많았어요. 저는 나라를 위해 근무한 자부심만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누구든 원활하게 사회에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육예광 씨는 취업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열심히 준비해 지원한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을 때였다고 한다. 서류를 한두 번 떨어지니 자존감도 같이 떨어졌다.
“많은 취준생들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면 좌절감을 느낄 것입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스스로 ‘괜찮아. 그럴 수 있지’라며 다독여 주었더니 정말 마법처럼 괜찮아졌어요. 그렇게 마인트 컨트롤을 하며 꾸준히 여러 회사를 지원했어요. 나중에는 정말 자연스럽게 자기소개서와 면접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더 자신감을 가지고 더 도전할 수 있었어요. 여러분들도 취업 과정에서 분명 힘들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러나 절대 좌절하지 마세요. 취업은 한번에 넘을 수 있는 산이 아니거든요. 넘어질 때마다 왜 넘어졌는지를 살펴보고 보완한다면 여러분의 미래는 보다 더 활짝 열릴 것입니다.”
글 / 이은지 기자 job@hkrecrui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