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들, 장기화되는 구직기간으로 멘탈 관리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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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들, 장기화되는 구직기간으로 멘탈 관리 힘들다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3.02.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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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취준생 멘탈 관리_속앓는 취업준비생들

젊은층을 중심으로 우울증 환자가 크게 증가했다. 취업 전선에서 낙방하거나 각종 시험, 승진 등 극심한 경쟁으로 인해 마음의 병을 앓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겹치며 청년구직자의 우울함의 정도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2년 발표한 최근 5년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우울증 환자 수는 177166명에 달한다. 201778016명에 비해 127.1% 급증한 수치다.

불안장애를 앓는 20대 환자도 크게 늘었다. 201720대 불안장애 환자 수는 59080명이었지만, 5년 사이 11351명으로 86.8% 증가했다. 정신과 진료를 기피하는 경향을 감안하면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좁은 취업문, 고용불안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첫 취업준비, ‘미래에 대한 불안감때문에 힘들어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직장인 1019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의 첫 취업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학교 졸업 전 또는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했다는 직장인은 33.4%에 불과했다.

최종 학력별로는 졸업 전 또는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했다는 고등학교 졸업자는 50%였고, 전문대학 졸업자는 36.1%, 4년제대학 졸업자 26.9%, 대학원 졸업자 29.8%4년제 졸업자의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첫 취업 당시의 평균 나이는 남성이 26, 여성이 23.9세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2.1세 정도 빨랐으며, 첫 직장의 규모는 중소기업에 취업했다는 응답자가 53.6%로 가장 많았고, 중견기업(23%), 대기업(13.4%), ‘공기업(10%)’의 순이었다.

근로 형태는 과반수 이상인 55%정규직으로 첫 취업에 성공했다고 답했지만 기간제 계약직으로 취업했다고 답한 응답자도 28%에 달했다. 다음으로 시간제 계약직’(9.1%), ‘파견직’(7.9%)이 뒤를 이었다.

첫 직장을 선택한 이유로는 취업이 급한 상황이어서’(35.4%)를 가장 많이 꼽으며 평소 바라던 직장으로의 취업은 아니었음을 시사했다. 이 외에도 취업준비 중 우연히 기회가 생겨서’(20.4%) ‘합격한 회사 중 가장 나은 곳이어서’(14%), ‘교수님, 지인의 추천을 받아서’(11.5%) 등의 순서로 원래 다녀보고 싶었던 회사여서라는 답변은 10.3%에 머물렀다.

첫 직장에서의 근무기간은 길지 않았다. ‘1년 이상 2년 미만30.2%로 가장 많았고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21.6%로 그 뒤를 이었다. 입사 후 근무기간이 ‘6개월 미만이라는 응답도 13.1%에 달해 전체의 65%가 첫 직장에서의 근무기간이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첫 직장을 퇴사한 이유는 근무환경, 복지에 대한 불만’(31.9%)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회사생활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20.6%), ‘급여 수준이 좋지 않아서’(14.9%), ‘상사 또는 동료와의 불화’(12%), ‘불안정한 회사 경영 상황’(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첫 취업준비 당시 가장 힘들게 했던 것에 대해 37.3%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라 답했으며, ‘부모님, 지인 등 주변의 기대 또는 압박’(16.3%), ‘생활비, 학원비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14.2%),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12%), ‘반복되는 탈락으로 인한 자신감 결여’(10.6%) 등을 거론했다.

한편, 직장인으로서 취준생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실효성 있는 취업연계 프로그램’(35.1%)1위로 꼽았다. 이어 경제적 지원(교육비, 생활비 등)’(34.3%), ‘심리상담 등 멘탈 케어’(12.6%), ‘취업 관련 정보 제공(구직, 취업박람회 등)’(11.9%) 등이 있었다.

취업준비생 5명 중 4명은 외롭다

취준생 5명 중 4명은 취업준비를 하면서 외롭다고 느껴본 것으로 드러났다. 취준생들의 취업준비를 가장 외롭게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취준생 2,2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동 조사를 통해 취준생들에게 취업준비 과정이 외롭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9.0%그렇다고 답했다. 취업준비가 외롭다는 응답은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높게 나타났다. 취업준비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72.1%로 나타났던 응답 비중이 1년 이상 취준생에게서는 88.1%16%P나 크게 올랐다.

취준생들로 하여금 취업준비를 외롭게 느끼도록 하게 만드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설문에서 취업준비를 가장 외롭게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42.8%의 취준생이 나 자신, 스스로를 꼽았다. 2위는 먼저 취업에 성공한 선배나 친구들(24.5%)’이 차지했는데 1위와의 격차가 18%P 이상 벌어졌다. 이어 부모님(14.5%)’취업에 관심 없는 친구들(7.4%)’, ‘형제·자매(3.0%)’, ‘친척들(2.9%)’ 순으로 응답했다.

그렇다면 취준생들은 언제 가장 외롭다고 느낄까?

잡코리아 조사 결과, 취준생들이 가장 외롭다고 느끼는 순간(*복수응답, 이하 응답률)으로는 제대로 사는 걸까라는 회의감이 들 때(48.6%)’였다. ‘주위에서 하나둘 취업 성공 소식이 들려올 때외롭다는 응답도 40.4%로 높았다. 이어 정보를 공유할 사람도 없이 혼자서 아등바등할 때(31.7%)’, ‘원하는 기업에 낙방하고 자존감에 상처 입을 때(26.7%)’, ‘다들 경쟁자일 뿐이라고 느껴질 때(19.7%)’가 외로운 순간 TOP5에 올랐다.

이밖에도 가족이나 친구, 누구에게도 공감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18.7%)’, ‘친구들과 어울릴 새도 없이 공부만 하고 있을 때(16.2%)’, ‘화석선배, 취준 장수생으로 취급받을 때(10.0%)’, ‘혼밥할 때(8.4%)’, ‘아플 때(7.2%)’ 등의 응답이 잇따랐다.

한편, 취준생 두 명 중 한 명은 취업준비 중 외로움을 느끼지 않기 위해 기분 전환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잡코리아가 취준생들에게 취업준비 중 외로움을 느끼지 않기 위해 하고 있는 것을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1.9%(*응답률 기준)의 취준생들이 문화생활 등 한 번씩 기분전환의 시간을 갖는다고 답한 것. 2위는 멘탈 관리(40.0%)’가 꼽힌 가운데 가족, 친구 등 지인에게 솔직히 털어놓고 이해와 공감을 구한다(30.9%)’,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지 중간 점검(22.0%)’, ‘친구를 만나거나 가족과 식사하는 등 사람들과의 만남을 갖는다(20.5%)’ 등의 응답이 차례로 이어졌다.

이밖에도 운동, 명상 등 건강관리(17.5%)’, ‘SNS, 단톡방을 멀리 한다(14.8%)’, ‘먼저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받는다(14.7%)’, ‘스터디그룹 등 취업준비를 함께할 동지를 만든다(9.3%)’ 등도 취업준비의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한 취준생들의 자구책으로 꼽혔다.

 

구직자 취업스트레스 증상 1이유 없이 계속 우울하다

지난 2019년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구직활동을 한 취업준비생 1,3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구직자 취업스트레스 현황설문조사에서 현재 취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93.8%를 기록했다. 10명 중 9명 이상이 취업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이다. 취업스트레스 현황은 여성 취준생(96.5%)들이 남성 취준생(90.3%)들에 비해 다소 높았다.

취준생들이 꼽은 취업스트레스의 가장 큰 이유로는 언제 취업될 줄 모르는 불안감(38.6%)’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오랜 시간 취업준비로 인한 지침(20.5%)’, ‘경제적인 어려움(11.7%)’,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지 못함(9.7%)’, ‘계속되는 서류, 면접 전형에서의 탈락(7.0%)’ 등도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스펙(5.7%)’, ‘부모나 친척 등 지인들의 기대감(3.3%)’, ‘먼저 취업한 친구와의 비교(1.8%)’ 등으로 인해 취업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취업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들로는(*복수응답) ‘이유 없이 계속 우울하다가 응답률 37.6%1위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두통을 호소하는 취준생도 33.2%로 많았다. 이 외에도 계속 피곤한 만성피로(25.5%)’, ‘소화불량 및 속쓰림(23.2%)’, ‘대인기피증(12.1%)’, ‘신경과민(11.7%)’, ‘불면증(11.6%)’ 등을 겪고 있다는 취준생도 있었다.

특히 성별에 따라서 겪고 있는 증상이 다소 차이가 있었는데, 여성 취준생들은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울증(9.0%P)’이나 두통(4.9%P)’ 등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았으며, 남성 취준생들은 신경과민(5.4%P)’이나 탈모(2.4%P)’ 등을 겪는 비율이 다소 높았다.

취준생들은 취업스트레스 해소법으로는(*복수응답)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1위로 꼽았다.

잡코리아X알바몬 조사결과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폭식으로 취업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취준생이 응답률 37.2%로 가장 많으며, ‘영화나 TV 등을 보면서 잠깐이나마 취업걱정을 떨쳐낸다(23.7%)’, ‘친구들을 만나서 신나게 논다(16.8%)’, ‘충분한 숙면을 취한다(15.8%)’, ‘운동 및 취미활동을 한다(14.2%)’는 응답도 있었다.

성별로는 여성 취준생들은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맛있는 것을 먹거나 폭식을 한다는 응답이 10.5%P나 높았으며, 남성 취준생들은 게임(9.3%P)’을 하거나 운동 및 취미활동(8.1%P)’, ‘술을 마시면서(5.6%P)’ 취업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경향이 더 많아 차이가 있었다.

한편, 취업스트레스와 관련해 누군가와 상담을 하거나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는지 질문한 결과, ‘상담을 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33.5%로 가장 많았다. 상담을 해본 경험자들 중에서는 함께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24.3%)’들이나 부모, 형제 등 가족(20.3%)’과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 외에 이미 취업에 성공한 선배(15.6%)’, ‘취업컨설턴트 등 전문가(4.2%)’ 순으로 상담을 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상과 담 쌓은서울 청년 13만 명이유는 실직·취업난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 중 13만 명 가량이 세상과 거리를 둔 채 고립·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시는 최근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분석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최초 실태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 만 19~39세 청년 5513명과 청년 거주 5221가구를 대상으로 고립·은둔 청년 규모 추정을 위한 가구조사(청년 상주 가구 대상)와 고립·은둔 청년의 전반적 생활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청년조사(서울시 일반청년 대상)로 나누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고립은 현재 정서적 또는 물리적 고립상태에 놓인 자로 그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되는 경우, 은둔은 외출이 거의 없이 집에서만 생활한 것이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되고, 최근 한 달 내 직업·구직 활동이 없던 경우로 규정했다.

그 결과 서울 청년 중 고립·은둔 청년 비율은 4.5%로 추정되며, 이를 서울시 인구에 적용할 경우 최대 129000명에 이를 것으로 산출됐다. 서울시는 전국 청년 대상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국내의 고립·은둔 청년은 약 61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립·은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는 실직 또는 취업에 어려움(45.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심리적·정신적 어려움(40.9%)’,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등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움(40.3%)’ 순으로 나타났다. 고립·은둔 청년 중 55.6%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인 가구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보통보다 낮다고 응답한 비율은 64.7%로 일반청년의 응답 31.4%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자신의 신체적 건강상태에 대해서도 일반청년(14.2%)보다 3배 이상 높은 43.2%가 나쁘다고 응답했고, 10명 중 8명은 가벼운 수준 이상의 우울(이중 중증수준 이상은 57.6%)을 겪고 있었다.

고립·은둔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10명 중 5(55.7%) 이상이 그렇다고 응답했고, 10명 중 4(43%) 이상은 실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해 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 등을 기획, 올해 3월 내 지원 정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 전문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 지금까지 단순 상담에 의존한 고립·은둔사업을 과학화하고 체계화된 사업 형태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개별적으로 추진된 마음건강 지원사업과 고립·은둔청년 사업 등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전국 최초로 체계적 초기진단 및 유형분류, 심화상담과 프로그램 제공, 전문기관 연계, 사업평가 및 사후관리 등이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도 마련할 방침이다. 나아가 고립·은둔 청년을 토털 케어할 수 있는 종합 컨트롤타워로 마음건강 비전센터(가칭)’를 운영해 사업 참여자의 지속적 사후관리, 사업 성과평가, 전문가 자문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고립·은둔 청년의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당사자 중심의 섬세한 정책설계가 필요해졌고, 이에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실태조사를 시행해 유의미한 결과값을 확보했다면서 고립·은둔청년이 실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 그 청년들이 다시 사회로 나와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업을 마련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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