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채용시장에서 ‘멘탈갑’ 취준생으로 거듭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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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채용시장에서 ‘멘탈갑’ 취준생으로 거듭나기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3.02.20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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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취준생 멘탈 관리_취준생 마음건강 대백과

불안을 기본값으로 짊어진 취업준비생. 취업이라는 목표가 있지만, 목표에 도달하는 시점은 알 수 없다.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수많은 평가 과정에 노출되면서 자신의 한계를 직면하기 때문에 걱정이 되고 불안한 것이 당연하다. 한 번에 목표를 달성하는 행운이 없다면 좌절을 반복할 수밖에 없기에 불안과 걱정이 갈수록 더 불어나고, 취준 생활은 더욱 괴로워질 수밖에 없다. 취준생 우울감 자가진단 테스트부터 상황별 멘탈관리 방법까지 익혀 멘탈갑취업준비생으로 거듭나보자.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겪는다. 빨리 취업하고 싶은데 언제 취업이 될지 몰라 느끼는 좌절감과 불안감, 부담감 등이 심리적 스트레스가 되고, 혼자인 시간이 많아지게 된다. 먼저 취업한 친구들과 비교가 되어 친구들을 만나기가 불편해지면서 관계 단절에 대한 스트레스를 겪기도 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수없이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이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며, 만성피로에 시달리거나 경제적 어려움, 부모와의 갈등을 겪기도 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일시적으로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매우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우울한 기분의 강도가 훨씬 강하고 오래 지속된다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우울증으로 발전되면 일상적인 일과들을 소화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매우 힘겹고 어렵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취준생 스트레스, 다양하게 나타나

취준생 우울증의 특징은 정서적, 인지적, 행동적, 대인관계, 신체생리적 특징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정서적으로는 우울하고 슬픈 감정을 비롯해 고통스러운 상태가 지속된다. 취업하지 못한 자신을 무가치하다고 여기며 인생이 허무하다는 느낌과 함께 희망 없는 미래에 대한 절망감이 밀려든다. 삶에 대한 동기와 욕구가 저하되고 흥미와 즐거움이 없어져 매사가 재미없고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인지적으로는 자기자신, 타인과 세상, 미래에 대한 부정적·비관적 생각을 끊어낼 수 없다. 여전히 취업준비 중인 자신에 대해 한심하고 엉망이라고 생각하거나 면접에서 실수했던 순간들을 자꾸 떠올리며 반추하는 경향이 있다. 집중하기가 쉽지 않고 기억력이 저하되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해 취업준비에 어려움을 겪는다.

행동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어떤 일을 시작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해야 하는 일을 미루는 모습을 보인다. 자기소개서를 쓰고 제출하거나 시험을 준비하는 일을 자꾸만 미루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는 일상적으로 해왔던 운동과 산책, 집안일까지 하기 어렵다. 활력과 생기가 저하되어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고 쉽게 지치며, 피곤함을 많이 느낀다.

대인관계에서의 특징도 두드러진다. 취업을 준비하며 오랜 기간 가족과 떨어져 지내거나 소속된 집단이 없어 소외되어 있거나 마음을 나눌 친구 없이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활동을 회피하고 위축된 생활을 하기도 한다.

신체생리적으로는 식욕과 체중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소화불량이나 두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기와 같은 질환에 쉽게 걸리고, 한 번 앓기 시작하면 오래가는 경향이 있다.

 

취준생 우울감 자가진단 테스트

1. 문항을 너무 오래 생각하지 말고 즉각적으로 솔직하게 응답한다.

2. 1주일 전부터 오늘까지 매일 자신의 상태를 생각했을 때 가깝다고 생각되는 빈도의 항목에 체크한다.

3. 검사 후 체크한 칸에 있는 숫자를 모두 더하여 총점수를 확인한다.

문항

나는 지난 일주일 동안

전혀
없었다

1~2
있었다

3~4
있었다

5~7
있었다

1

평상시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일들이 귀찮게 느껴졌다.

0

1

2

3

2

먹고싶지 않았다. 입맛이 없었다.

0

1

2

3

3

가족이나 친구가 도와주더라도 울적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0

1

2

3

4

다른 사람들만큼 능력이 있다고 느꼈다.

3

2

1

0

5

무슨 일을 하든 정신을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0

1

2

3

6

우울했다.

0

1

2

3

7

하는 일마다 힘들게 느껴졌다.

0

1

2

3

8

미래에 대하여 희망적으로 느꼈다.

3

2

1

0

9

내 인생은 실패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0

1

2

3

10

두려움을 느꼈다.

0

1

2

3

11

잠을 설쳤다.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0

1

2

3

12

행복했다.

3

2

1

0

13

평소보다 말을 적게 했다. 말수가 줄었다.

0

1

2

3

14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꼈다.

0

1

2

3

15

사람들이 나에게 차갑게 대하는 것 같았다.

0

1

2

3

16

생활이 즐거웠다.

3

2

1

0

17

갑자기 울음이 나왔다.

0

1

2

3

18

슬픔을 느꼈다.

0

1

2

3

19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았다.

0

1

2

3

20

도무지 무엇을 시작할 기운이 나지 않았다.

0

1

2

3

  * 총점 16점 이상: 경증 우울 증상, 총점 21점 이상: 중등도 우울 증상, 25점 이상: 중증의 우울 증상으로 전문가와의 상담 필요

  * 위 진단표는 1971년 미국정신보건연구원(NIMH)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개발한 도구를 바탕으로 전경구, 최상진, 양병창 교수진이 개발한 2001 통합적 한국판 역학연구센터 우울척도 CES-D(Center for Epidemiological Studies-Depression Scale)이다. 우울증 선별검사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자가보고형 척도 검사 중 하나이다.

  * 진단표 결과가 반드시 우울증의 진단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정확한 진단은 의사를 방문하여 받을 수 있다.

 

취준생 우울을 극복하는 구직 스트레스 해소법

우리의 삶은 파도와 같아서 매일 행복하기만 할 수는 없다.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에는 더욱 그렇다. 때로는 우울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우울감이 지속적으로 쌓이기만 한다면 우울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우울감이 우울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취업 스트레스 해소법을 소개한다.

 

1. 신체 건강 지키기

취업준비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몸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을 수 있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 무너져 가는 멘탈을 일으켜 세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배달음식이나 가공식품을 얼마나 섭취하는지 식습관부터 점검해보자. 식습관은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매일 의식적으로 신선한 채소를 최소 1회 이상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소화도 잘 되고 기분도 가벼워질 수 있다.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을 하기는 어려워도 산책이나 등산, 홈트레이닝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잠깐이라도 외출해 움직이는 것은 건강한 신체와 멘탈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온종일 방에서 머리를 싸매도 끝내기 어려웠던 자소서 문항 하나가 동네를 잠깐 산책하고 오면 할만해 보이는 것은 이미 많은 취준생들이 경험한 바이다.

 

2. 마음 건강 지키기

많이 움직이고, 잘 쉬어야 한다. 휴식은 마음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취업과는 관련이 없으면서 비대면으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활동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취업준비로터 멀리 떨어져 휴식하는 것이다. 평소 관심있던 취미 활동 유튜브를 본다거나 재밌어 보이는 강연 등에 참여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도 쉬어갈 수 있다.

명상이나 요가 등의 안정화 요법으로도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스를 덜어낼 수 있다. 때로는 깊게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불안감이 해소되기도 한다. 자신에게 잘 맞는 방법으로 잘 쉬어줄 때 멘탈은 한 단계 더 강력해진다.

 

3. 꾸준히 자기계발하기

취준생을 괴롭히는 것 중 큰 부분이 나만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무력감을 줄이기 위해서 꾸준히 자기계발할 것을 추천한다. 이때의 자기계발은 합격이라는 목표가 있는 자기계발을 뜻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영어 공부를 하더라도 스펙을 채우기 위한 자격증 위주의 공부보다는 실제 영어 실력 향상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취업스터디 이외의 모임들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일상생활 속 목표를 잡아주는 챌린지 플랫폼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것을 활용해 하루 열장 책 읽기, 시사뉴스 3편 이상 정독하기 등 다양한 챌린지에 참여할 수 있다.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을 보면서 자존감을 지키는 것은 취준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4. 취업준비 전략 점검하기

멘탈이 조금 회복됐다면 객관적이고 냉정한 마인드로 취업준비 전략을 점검해보자. 최선을 다했는데도 기대했던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면 합격에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취업준비를 진행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내가 원하는 분야, 직무에 도전해 성공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회피하지 말자. 더욱 자주 연락을 주고 받으며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살펴보자. 이미 합격한 사람들의 답안을 연구하는 것이 다음 도전에서 합격에 가까워지는 방법이다.

합격자, 현직자와의 대화를 통해 전략을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한된 리소스(시간, , 노력 등)를 얼마나 투입할지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직자의 조언을 바탕으로 다시 시도했으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다른 회사, 다른 업계, 다른 직무, 다른 나라로 시야를 넓혀보자.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내려놓고 다른 길로 돌아서는 것도 뛰어난 전략이다.

 

탈락 후 멘탈붕괴 막아내기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은 탈락, 불합격, 거절이라는 3종 세트를 끊임없이 마주하게 된다. 불합격이라는 단어 아래 주저앉아 울고 있을 수만은 없다. 가뿐한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기 전에 붕괴된 멘탈을 어떻게 다시 붙잡을 수 있는지 멘탈붕괴를 막아내는 팁을 알아보자.

 

1. 부정적인 기억 떨쳐내기

실수한 기억, 바보같이 행동했던 순간, 나태했던 마음가짐, 자신감 없던 말투 등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기억들을 떨쳐내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과거에 집착을 버리고 현실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부정적인 기억들을 떨치기 위한 자신만의 의식을 만들어보자. 러닝을 한다든지, 전속력으로 자전거를 탄다든지, 등산을 한다든지 기억들을 그곳에 버리고 온다는 마음으로 의식을 치르고 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겨날 것이다.

 

2.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마음을 다잡았다고 다시 취업준비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왜 실패했는지부터 정확히 분석해봐야 한다.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이성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준비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했고, 합격자들과 다른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3. 긍정적인 말만 듣기

긍정적으로 말하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만나야 한다. 탈락 후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며,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이기도 하다. 격려가 되는 긍정적인 말만 들어야 한다. 평소 부정적인 생각과 말을 했던 지인들과는 거리를 두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주는 사람들과 가까워지자.

 

4. 바른 자세로 생활하기

구부정한 어깨를 펴고 당당히 걷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생각과 행동에 더욱 자신감이 생긴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들을 통해 증명되어 왔다. 등을 구부리고 웅크린 자세로 있다면 당장 자세부터 바꿔보자. 바른 자세로 고쳐 앉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은 지금보다 더욱 강한 멘탈을 다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앞의 방법들을 시도해봤음에도 2주 이상 잠을 못 자거나 학업능력·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꼭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나 불면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실제로 의사와 연습하는 등의 심리상담 치료와 부정적인 사고의 과정을 하나씩 다루면서 바꿔보는 인지 행동 치료도 진행할 수 있다. 마음의 병은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쉽게 나을 수 있다.

우울증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취업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법적으로 기업에서 지원자의 병력을 인지할 방법은 없다.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국민건강보험법, 국민건강증진법, 국가인권위원회법,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등으로 채용 시 기업이 지원자에게 항우울제 복용 여부를 이유로 불이익을 줄 수 없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약 복용으로 취업에 불이익이 있을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병원 방문을 꺼려왔다면, 병원을 방문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보길 권한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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