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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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이긴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3.02.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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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화 박사의 대중문화 칼럼 / 문화기호읽기 12
노진화 박사(밸류커뮤니케이션 대표)

빅토르 위고(1862)의 소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불쌍한 사람들)’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가난한 시민들의 이야기다. 주인공 장발장은 빵을 훔친 죄로 19년 형을 선고받았다. 세상은 그를 외면했고, 그는 평생을 은둔자로 살았다.

장발장이 변화된 계기는 은촛대 사건 때문이었다. 그는 주교에게 용서를 받았으며 긍휼을 입었다. 이후 시민을 돕고, 병원을 세우며 학교를 열었다. 과부 팡틴을 도왔으며, 고아 코제트를 딸로 양육했다. 마리우스를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를 두고, 작가는 죄수 장발장이 예수로 변모하고 있었다고 표현한다.

소설은 당시 사회, 역사적 분열 속에서 법을 수호해야만 하는 경찰, 사회 정의와 불평등 해결을 위한 혁명, 상처받은 자들 간의 화해를 보여준다. 또한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뜨거운 사랑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레미제라블에 대한 찬사로, 찰스 디킨스는 레 미제라블이 연기될 때마다 보러 갔다고 했다. 레오 톨스토이는 예술이 그렇게 위대할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https://www.londontheatredirect.com/musical/les-miserables-tickets
이미지 출처: https://www.londontheatredirect.com/musical/les-miserables-tickets

불의와 무지와 빈곤

소설의 첫 페이지는 지상에 무지와 빈곤이 존재하는 한 이 책은 무익하지 않으리라고 쓰여 있다. 무지는 지식이나 인식의 부족이다. 빈곤은 상황을 개선할 자원이나 기회가 부족한 것이다. 장발장은 한 번의 실수로 범법자가 되어 일자리를 얻지 못했고, 평생 자신의 이름을 숨겨야 했다. 직장에서 쫓겨난 미혼모 팡틴은 딸 코제트의 양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사기꾼 테나르디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했으며, 부자들에게는 후원금을 챙겼다.

당시 프랑스는 1815년 나폴레옹이 패배한 후 부르봉 왕가가 입헌군주제를 시작했으나 루이 18세와 샤를 10세는 정치적 불안정한 상태였다. 대중의 불만은 18307월 혁명을 계기로 루이 필립왕을 선출했다. 소설의 배경은 18326월 혁명이다. 혁명가들은 루이 필립 정부보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세우려고 했다. 바리케이드 봉기에 선 노동계급, 학생, 정치 활동가들은 더 이상 부자가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혁명은 야곱이 천사를 이긴 싸움과 같았다. 앙졸라와 마리우스의 친구들은 위험을 무릅쓴 리더십을 보여주었고 소년 가브로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과정은 고통이었지만 지금보다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이었다. 그러나 루이 필립 왕은 이 봉기를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으로 규정하였다. 불의와 저항은 인간 사회에서 끊임없는 갈등의 주제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누군가의 고통과 고난으로 만들어진 현재다. 우리는 현재를 잘 가꾸고 미래에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

 

도덕적 딜레마

트롤리 실험은 양쪽 선로를 바꿀 수 있는 스위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질문이다. 조취를 취하지 않으면 5명이 죽고, 조취를 취하면 1명이 죽는다. 이것은 의사결정의 기초가 되는 원칙을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결정이다.

장발장은 법을 따르는 것과 살고자 하는 욕망 사이에서 도덕적 딜레마를 겪었다. 그러나 샹마티외 사건에서 자수하고, 마리우스에게 사실을 실토한다. 그는 정직하고 양심적인 사람이고 싶었다.

자베르 경감도 딜레마에 빠졌다. 그는 장발장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했다. 그는 법을 수호했던 한 사람으로서 선과 악의 본질에 대해 의문을 품고 센 강에서 자살하고 말았다. 포슐르방 노인은 프티퓍피스 수녀원으로 숨어든 장발장을 발견하고 신고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러나 함께 살기로 한다. 혁명을 주도했던 시민과 학생들도 한편으로는 권리와 자유를 위해 싸웠지만 많은 희생자를 내야 했다. 마리우스도 타나르티에가 작당하는 것을 알았지만 워털루 전쟁에서 부친을 도운 것을 알고 침묵했다. 후일 그를 아프리카로 보내버린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신에게 더 호의적이며 이익을 우선으로 한다. 빅토르 위고는 사람들은 자기가 만든 철학 위에 누워 있다. 우리들 자신을 두려워하자. 편견이야말로 도둑이고 악덕이야말로 살인자야. 큰 위험은 우리들 내부에 있어라고 말한다. 이러한 양가적 갈등에 대해 칸트는 두 가지 정언 명령을 한다. 첫째,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하라. 둘째, 너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을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도록 하라.

 

선이 이긴다

()이란 좋은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을 신의 뜻에 따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불교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누군가의 선은 누군가에게 악일 수도 있다.

장발장은 자신이 빵을 훔친 행위나 탈주범이 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 잘못이 나 한 사람에게만 있는가?” 그것은 배고픔에 대한 절박함, 당시의 가혹한 사회와 법제도,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공동의 책임 묻는 것이다.

그는 또 말했다. “선은 순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간의 눈앞에서 치욕으로 다시 들어가지 않고서는 하느님의 눈앞에서 신성으로 들어갈 수 없는 것인가? 선은 인간의 행위를 변화시키는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장발장은 죽음이 임박했을 때, 두 촛대를 꺼내 코제트에게 유증했다. 촛대는 은이지만 그에게는 금이었고 다이아몬드였다. “거기에 꽂아놓은 초를 거룩한 큰 초로 변화시켜라. 내 아이들아, 항상 많이 사랑해라. 이 세상에 그밖에 다른 것은 별로 없느니라. 이 가엾은 노인도 가끔 생각해다오.” 그는 자신의 죄를 잊지 않았으며, 희생적 삶으로 인해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세상을 떠났다.

과거를 돌아보면 누구나 후회가 있다. 억울한 상황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을 행할 능력과 에너지가 있다. 과거가 나를 성장하는 데 발목 잡는다면 자신을 더 사랑하고, 이웃을 더 사랑하자. 그리고 선이 이긴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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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화 박사는…

인터랙티브콘텐츠 박사

밸류커뮤니케이션 대표(現)

인하대학교 인터랙티브콘텐츠 &인지기호 LAB 연구원

(전) 한국인터넷진흥원 비즈니스 평가위원

(전)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심사위원

(전) 송파구청 자문위원

realrojin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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