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이(?)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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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 생태계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3.03.0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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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수 교수 칼럼
서창수 순천향대학교 교수<br>
서창수 순천향대학교 교수

지난 연말부터 갑자기 GPT’가 등장하여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들어보거나 사용도 해봤을 것이다. 무슨 질문이든 척척 답을 해주는, 미국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이다.

과거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은 기존의 정보나 자료를 있는 그대로 찾아서 보여주는 것이었으나, GPT는 자료를 사전 학습하여 질문에 맞는 답을 작성해 준다. 그 수준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원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주고, 원하는 그림도 그려주며, 원하는 시나 문학작품도 아주 감성적으로 써 준다. 심지어는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 난이도가 있는 시험도 통과하고, 대학원 과제물도 제출하여 A+를 받을 정도로 수준 높은 지적 능력을 과시한다.

 

GPT, 세상을 뒤집다

이렇게 단순 검색 수준이 아니라 창작과 편집을 거의 사람 수준으로 하게 되면서, 각급 학교에 비상령이 내려졌고, 검색의 절대 강자 구글이 경계령을 내릴 정도로 기존 시장이나 제도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기계가 사람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과 우려를 보여주는 획기적인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공개한 지 두 달 만에 하루 1천만 명, 한 달에 1억 명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혁명적인 챗봇은 IBM이나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와 같은 대기업이 만든 것이 아니다. 샘 알트만(Sam Altman)이라는 37세 청년이 창업한 오픈AI’라는 작은 회사에서 만들었다.

창업자는 1985년 시카고의 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그의 나이 8살 때 컴퓨터를 사주었는데, 이 컴퓨터가 그의 운명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그는 스탠퍼드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으나, 2학년 때 중퇴를 한다. 그리고 19세의 나이에 Loopt라는 소셜네트워크 앱을 창업한다. 곧이어 그 기업을 매각하고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벤처캐피탈 겸 엑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의 대표로 발탁이 된다.

그리고 2015년에 일론 머스크와 공동으로 비영리 연구소 오픈AI’를 창업한다. 창업 당시 나이가 30세였다. 작년 11월 말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구글이라는 최고의 빅테크 기업을 긴장시키는 혁명적인 인공지능 챗봇을 출시한다. 30대 청년의 챗봇 하나에 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미국은 또라이들의 천국이다

샘 알트만은 대학 졸업장도 없는 대학 중퇴자다. 개인적으로는 동성연애자이기도 하다. 언뜻 보기에는 정상적인 성장과정을 거치지 않은 이단아처럼 보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 식으로 이야기하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쓸데없는 짓을 한문제 청년으로 보일 수도 있다. 흔히 말하는 문제아또는 속된 표현으로 또라이류의 청년이다.

미국에는 이러한 일명 또라이들이 많다. 스마트 폰이라는 신 인류문명을 창조한 스티브 잡스가 그렇고, 빌 게이츠가 그랬으며, 전기차와 우주여행을 실현하고 화성여행을 추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가 그런 류이다. 남들이 생각지 못한 것을,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시도해서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이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이러한 류의 기이한 생각을 하는, 자신들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득실거린다. 특히, 미국의 서부 샌프란시스코나 실리콘밸리에는 지금도 자신만의 기이한 생각과 아이디어로 투자를 받으러 다니는 또라이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러한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인정해주는 투자자를 만나면 세상을 뒤집는 혁명적인 기술이 탄생하게 된다. 오픈AI도 마이크로소프트의 12조 원 투자가 없었으면 성공이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미국은 혁명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투자자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풍부한 투자자금이 또라이들을 많이 탄생시키는 토양이 된다. 미국을 따라갈 나라가 없다고 하는 이유도 미국이 이러한 또라이들의 천국이기 때문이다.

 

모범생이 아니라 모험생이 인정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주위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하거나 다소 기이한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나쁜 의미의 또라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낙인찍고 경계하거나 멀리한다. ‘또라이로 소문나면 조직에서 출세가 어려워지고 소외된다. “제발 또라이 짓 좀 그만해라가 선배나 어른들, 부모님들의 가장 흔한 충고다.

학교에서부터 또라이는 배척된다. 기준이나 표준에서 벗어나면 불량생이다. 사회나 직장에서도 다수와 다른 소리를 하면 이단자가 된다. 그래서 무엇인가 다르고 새로운 것이 나오기 어렵다. 아이폰이나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혁명적인 기술이나 기업이 나올 수 없는 원인이다.

미국과 같이 혁신적인 변화가 가능하려면 우리 주위에 또라이가 많아져야 한다. 기이한 생각과 행동, 남들과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환영받아야 한다. 우리 주위에 다양한 또라이를 찾아서 다름을 인정하고 키워야 한다. 다양성이 높을수록 건강하고 혁신적인 사회가 되고, 창의적인 조직이 가능하다.

그렇게 되려면 건전한 또라이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또라이는 비정상적인 것, 부정적인 것,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인식부터 개선되어야 한다. 교육이 바꾸어야 한다. 모범생이 아니라 모험생이 인정받고 환영받아야 한다. 학업 성적과 함께 다른 재능과 특기도 동등하게 우대되어야 한다. 획일적 권위주의적 사회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주위 눈치 보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또라이를 다시 보자. ‘또라이를 양성하자. 그리고 우리 모두 또라이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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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수 교수는…

순천향대학교 창업지원단장

순천향대학교 일반대학원(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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