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는 개성 있는 독립출판물을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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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는 개성 있는 독립출판물을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3.03.0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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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Company / 커넥티드

작년 말 독립출판사들이 모이는 박람회에 200여개가 넘는 부스가 참가할 정도로 국내에는 수많은 독립출판사들이 있다. 코로나19 전에는 독립출판사가 700개에 육박했고, 현재도 500~600개의 독립출판사가 존재한다. 수많은 독립출판사 중 독립출판물의 제작부터 유통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출판 컨텐츠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커넥티드. 커넥티드는 작년 4월 플래그십 스토어와 함께 POD 시스템을 구축하며 기존 출판시장을 혁신해 나가고 있다. 개성 있는 출판물을 소개하며 사람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김성호 커넥티드 대표를 만나본다.

커넥티드는 ‘connect’의 과거형 발음으로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커넥티드는 인쇄, 제작을 진행하는 프린트엑스, 디자인과 유통을 진행하는 커넥티드북스토어, 작가들의 책을 홍보하고 북토크나 팟캐스트 등의 오디오 컨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커넥티드플래그십스토어로 이루어져 있다. 김성호 대표는 커넥티드를 출판에 대한 모든 과정을 도와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책을 쓰고 싶다는 분들이 요청하시면, 제작부터 유통, 홍보까지 한 번에 제공해 드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독립출판물을 내기 위해서는 작가가 디자인, 인쇄, 유통, 총판, 홍보 업체를 찾아서 각각 진행했어야 했어요. 하지만 우리는 작가분들이 좀 더 수월하게 출판을 할 수 있도록 출판 관련 모든 과정을 한 번에 제공하고 있죠.”

 

출판 관련 원스톱 서비스 제공

독립출판에서 나오는 책 자체는 일반 서점에서 파는 책들과 다르지 않다. 다만, 독립출판물은 작가가 자본에 구애받지 않고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 독립출판뿐만이 아니라 독립영화 등 독립문화라는 장르 자체가 자본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컨텐츠에 충분히 담을 수 있는 차별성이 있다.

과거 인쇄소에서 일할 때 독립출판 프로모션을 담당했던 적이 있어요. 제가 원래 책이나 음악, 영화 등을 좋아하다 보니 그때 서점, 작가분들을 만나면서 아티스트에 대한 동경과 함께 서점을 운영하는 꿈을 갖게 되었죠. 처음에는 회사를 다니면서 부업으로 독립출판 일을 시작했는데 2019년 북페어를 통해 정말 많은 작가분들의 요청을 받게 되면서 더 이상 부업으로 이어가기엔 어렵다고 판단해 본격적으로 독립출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커넥티드는 20224월부터 롯데백화점 본점 1층에 커넥티드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해 작가들의 책을 홍보하고, 북콘서트와 같은 행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팟캐스트 같은 오디오 컨텐츠를 만들고 싶어 하는 작가들은 오디오 부스도 사용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커넥티드를 통해 출판을 한 작가라면 이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원래는 커넥티드플래그십스토어가 다른 장소에 생길 예정이었어요. 그러다 우연한 기회가 닿아 이곳에 자리 잡게 되었죠. 예전부터 저는 서점과 카페를 하게 된다면 두 가지를 한 공간에서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마침 이 장소는 가벽으로 공간이 나뉘어 있어서 마음에 들었죠. 서점과 카페가 함께 있다 보면 커피의 질이 낮게 평가받을 수도 있고, 책이 마치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기 위한 대용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모호해지는 게 싫었어요.”

책을 쓰는 작가, 누구나 될 수 있어

독립서점, 독립작가들을 지원하는 사업들이 있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독립문화 분야는 수익모델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문이다. 다양한 영상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과거보다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 게 원인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책을 쓰는 작가가 된다는 것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책을 쓴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것 자체를 아주 높은 수준의 뭔가가 필요한 분야라고 인식하는 것 같아요. 실제 대형 출판사들은 팔리는 책을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충분히 홍보가 될 수 있는 유명인들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래도 독립출판이라는 문화 덕분에 책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앞으로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서점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질 테니 이 분야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봄부터 가을엔 스몰마켓이 열리고, 겨울과 여름엔 북페어가 열리는데 이를 통해 작가들이 서로 소통하기도 하고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독립출판 작가들의 모임이다 보니 젊은 학생들부터 노인들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 많은 독립출판물 중에 김 대표에게 기억에 남는 출판물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4년 동안 저희가 접한 독립출판물 중에서 프로파간다라는 스튜디오에서 본인들이 직접 작업한 310편의 영화포스터를 아카이빙한 플립북 <PP(Propaganda Posters)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본인들의 취향을 잘 드러내고 아카이빙이라는 문화를 잘 나타낸 작품이었죠. 아시다시피 영화라는 것이 그 당시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기 때문에 그런 의미를 고려하면서 보면 더 재밌는 책이죠.”

독립출판사를 통해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김성호 대표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가장 먼저 원고를 쓰라는 것이다. 원고만 있다면 검색을 통해 제작, 유통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들이 많다. 그리고 인쇄업체보다는 동네 서점을 찾아가 책을 어떻게 만드는지 물으면 인쇄만이 아니라 유통에 관한 것까지 값진 조언들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독립출판 작가들은 제작이나 유통 등을 직접 다 해야 하는데, 이런 게 금액도 금액이지만 프로세스를 하나하나 찾아야 하는 일이다 보니 신경 쓸 게 많고 진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특히, 유통을 할 때 독립서점은 메일이나 연락을 해서 허락을 받으면 배포할 수 있지만, 대형서점은 총판 계약을 통해서 유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죠. 저희를 통해서 책을 제작하면 대형서점 관련 업무까지 대신 해드리고 있어요.”

책과 컨텐츠를 활용한 테마파크 만들고파

커넥티드가 가장 바라는 것은 이곳을 통해 만들어진 책들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책이 책에서 끝나지 않고 영상제작과 같이 2차 제작물까지 이어져서 궁극적으로 작가들의 책과 컨텐츠, 아이템을 활용한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이 김 대표의 최종 목표다.

미국의 어떤 테마파크의 경우, 어떤 재력가가 글쓰기 관련 단체에 폐점한 볼링장을 주었고, 작가들은 그곳을 테마파크로 바꾸었어요. 그곳은 발전을 거듭했고, 전미 랭킹 안에 들어가는 테마파크가 되었죠.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국에도 꼭 그런 테마파크를 만들어서 많은 작가들이 더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게 해주고 싶어요.”

독립서점을 운영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보다 철저하게 이상보다는 현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더 장사꾼(?)이 되어야 하고 혹 책이 안 팔리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알릴 수 있는 추진력과 적극성도 필요하다. 독립서점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낭만적이라고 느끼거나 볕 좋은 날 여유 있게 책을 보는 모습만 떠올릴 수 있는데, 그런 것을 생각해서 시작한다면 현실 앞에 좌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김성호 대표는 작가가 되고 싶은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독립출판을 통해 작가가 되고 싶다면 우선은 원고를 쓰기 시작해야 해요. 그리고 작가로서의 자질보다 중요한 것이 책을 만들고자 하는 결단력과 실행력입니다. 일단 원고를 쓰고 책을 만들어 봐야 작가가 자신에게 맞는지, 대중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판단해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것, 작업하고 싶었던 것을 블로그나 브런치, 인스타 등에 계속 쓰면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글을 보여주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모을 필요가 있어요. 그러면 첫 출판을 해도 관심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볼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든 일단 해보라는 거예요. 저도 아직 이루어 놓은 것이 없어서 이 말 외엔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없네요(하하). 지금까지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오다 보니 다른 분들도 조금은 용기를 내서 그렇게 살아보면 어떨까 싶네요. 그리고 저희 커넥티드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사진 제공커넥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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