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학번 새내기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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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학번 새내기들이 온다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3.03.08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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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코로나 엔데믹과 대학생활백서_대학가 엔데믹 풍경

대학가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코로나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며 전국 대학은 지난해부터 비대면 강의를 대면으로 전환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으며, 올해는 대면 입학식을 개최하는 등 비대면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기존 팬데믹 학생들도 캠퍼스로 돌아오고 있다. 2023년 봄학기 본격적인 엔데믹을 맞이한 대학가의 풍경을 살펴보자.

 

개강이 시작되며 신입생을 맞이하는 대학 학생회가 분주하다. 4년 만에 열리는 새내기배움터(새터)에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대규모 행사의 안전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학생회가 자체적으로 안전교육을 하기도 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음주 사고를 방지하고자 새터 등 행사에서 자신의 주량을 나타내는 팔찌를 도입했다. 흰색 팔찌는 술을 못한다는 뜻이고, 빨간색 팔찌는 주량이 세다는 의미라고 한다.

 

23학번 새내기, 엔데믹 대학생활 기대감 높아

새터 문화가 바뀌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신입생 혹은 재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새터에 참여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한국외대 재학생 오모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참석률이 거의 100%라고 들었는데 올해는 80% 수준이라며 재학생들도 새터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많아 미숙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서강대 박모씨도 재학생들의 참석률이 특히 저조하다. 새내기 참가자는 150여 명인데 23학년 재학생은 3명만 온다며 안타까워했다.

물가 상승 여파로 참가비가 많이 오른 것도 저조한 참석률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성균관대 석모씨는 “4년 전에는 새터 참가비가 9만 원이었는데 올해는 13만 원으로 책정됐다. 적은 돈이 아니어서 망설이는 신입생이나 재학생들이 꽤 있는 것 같다고 소극적 새터 참가의 원인을 짚었다.

새내기들은 대부분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그동안 집에서 비대면으로만 참여했던 활동과 달리 대부분의 대학들은 짧으면 23, 길게는 34일 일정으로 새터 프로그램이 짜여 있었다. 그만큼 낯선 상황에서 낯선 사람들과 오랜 시간 노출되는 셈이다.

대학생 커뮤니티에도 새터와 관련된 다양한 걱정들과 조언들이 올라왔다. 익명의 23학번 학생이 술 못 먹으면 새터 때 게임에 참여 못하나요라는 글에 댓글로 저는 18학번인데 술 대신 음료수나 물 마셔가면서 술 게임 했었다”, “뒤풀이 말고는 술 마실 일 없다등 각자 겪었던 경험들을 공유하며 우려하는 점들을 덜어주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올해 경희대에 합격한 이모씨는 코로나19 규제가 안 풀릴까 걱정됐는데 그래도 풀리는 국면이어서 대학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특히 소개팅도 하고 다양한 대학생활을 즐기고 싶다. 너무 기대된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입학했지만 오프라인으로 새터에 참석할 기회가 없어 아쉬워했던 22학번들도 선후배와 가져보는 시간이 낯설지만 대면 행사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했다.

대면 새터는 처음 참가한다는 22학번 정모씨는 새터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는 친구도 아직 많다시간이 지날수록 친구들과 더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 학번, 마스크 벗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서울 주요 대학 단과대 학생회는 그동안 대면 활동에 참가하지 못한 코로나 학번들의 행사 참가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대면으로 진행되는 새터지만 아직은 코로나19 방역에 완전히 긴장감을 풀 수 없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새터 준비위원회 소속이라는 22학번 유모씨는 새터는 꼭 새내기뿐만 아니라 재학생들도 간다. 새터에서 동기나 선배, 후배들과 친해지고, 서로의 학교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가 시작된다대면 활동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학우들이 많이 어색해 하는데 학생회에서 솔선수범해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역 계획도 철저히 준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새터 전날 병원이나 집에서 진단 키트를 활용한 음성 판정 결과를 제출하고 출발일 버스 탑승 전 전 인원을 대상으로 코로나 문진표 작성과 열 체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하며 안전을 강조했다.

또 새내기들의 적응을 위한 노력으로 조별로 인원을 나눠서 조마다 선배 1명이 붙는 식으로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상반기에 MT나 체육대회, 단과대 리그전 부활도 고려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메타버스로 현실과 가상의 대학생활 함께 즐긴다

이제 대학가에서 메타버스는 교수 혁신의 한 갈래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종식 여부와 상관없이 메타버스가 가까운 미래에 필수 역량이 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인공지능(AI)과 결합한 메타버스또한 새로운 방향도 제시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초창기, 입학식과 졸업식 등의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됐던 메타버스는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교육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대학 전체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청주대학교는 LG유플러스와 대학 특화 메타버스 플랫폼(Meta-Life, CJU)’ 구축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일부 대학이 진행한 메타버스 캠퍼스는 대부분 단과대학 차원에서 진행됐으나 청주대는 대학 전체 차원으로 진행돼 올해부터 신입생들은 메타버스로 수업과 캠퍼스 생활을 즐길 수 있다.

대학 건물 대부분을 3D 모델링으로 구현했으며, 학생들은 실제로 수업받는 건물에서 아바타를 통해 특정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랜선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으며, 동아리 활동, 버스킹 공연에도 참여할 수 있다. 메타버스 상담실에서 상담 예약 및 상담을 진행할 수도 있다.

동국대도 동국 메타버시티(Dongguk Metaversity)’ 플랫폼 구축에 나섰으며, 23학번 신입생부터 메타버스 캠퍼스에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동국대 교수학습개발센터는 메타버스 활용 교수·학습 활성화 방안 구현연구를 통해 메타버스 환경에서 학습자 중심 교수설계 가이드라인과 교육적 활용 효과 등의 연구를 수행하는 동시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했다. 올해부터 팔정도, 본관, 정각원, 강의관, 행사관 등 총 5개 건물을 구현해 수업에 활용한다.

메타버스를 통해 학생들의 유대감과 소속감 강화에 나선 사이버대학도 있다. 세종사이버대학교는 국내 사이버대학 최초로 메타버스 캠퍼스를 구축했다. 세종사이버대에 따르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 거주하는 재학생은 시·공간적 제약 없이 자유롭게 메타버스를 통해 학교를 드나들 수 있다. 메타버스 캠퍼스 안에서 라이브 강의와 창의적 체험 활동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도 할 수 있다.

메타버스 캠퍼스는 총 600여 개에 달하는 강의실과 행사장, 교수연구실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400여 가지 강좌가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1만여 재학생이 교수연구실을 방문해 화상으로 면담할 수 있다.

도서관을 메타버스로 꾸민 대학도 있다. 한성대는 지난 2021년 서울지역 대학 최초로 메타버스 도서관인 한성 북니버스’ ver.1을 제페토 플랫폼에 열어 1년간 약 3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게더타운을 통해 한성 북니버스’ ver.2를 선보였다.

한성대에 따르면, 2021년도 플랫폼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동영상 플레이, 웹사이트 링크, 화상채팅 등의 기능들을 활용해 도서관 시설 이용 및 서비스 안내, 자료 검색, 전자책 열람, 도서 추천, 독서프로그램 참여 신청, 독서클럽 진행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제작됐다.

숙명여대도 메타버스 캠퍼스인 스노우버스 2.0’을 구축했다. 스노우버스 2.0은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으로 학생들이 메타버스 도서관에 모여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윗미를 비롯해 상담실, 홍보관, 강당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AI와 메타버스, 대학 필수과목으로 자리잡나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대학에서도 메타버스를 필수과목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가까운 미래에는 AI 기반 메타버스가 필수가 될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엔데믹으로 메타버스에 제동이 걸렸다는 의견도 있지만, 오는 2030년에 메타버스 시장이 최대 5조 달러(6409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바 있다.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McKinsey & Company)는 최근 발간한 메타버스의 가치 창출(Value creation in the metaverse)’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30년 메타버스 시장에서 전자상거래(26000억 달러)가 가상학습(2700억 달러), 광고(260억 달러), 게임(1250억 달러) 산업을 제치고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26월까지 기업, 벤처캐피털, 사모 투자사들이 메타버스에 투자한 금액은 1200억 달러(1538000억 원)를 넘어섰고, 이는 2021년 전체 투자금액인 570억 달러(73600억 원)2배를 상회한 액수다.

안종배 국제미래학회 회장은 지난해 외교부가 주최한 ‘2022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대화컨퍼런스에서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메타버스로 현실과 디지털 세상이 교류되며 하나가 되고 있다미래사회에는 AI 기반의 메타버스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등교육에서도 AI 기반 메타버스는 대학생들이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이 될 거란 견해가 나온다. 안종배 회장은 메타버스는 단순한 온라인 교육의 개념이 아니다예를 들어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모르면 어떤 기본적인 사회생활도 할 수 없는 것처럼 AI와 메타버스를 대학에서는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 수업을 메타버스로 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AI와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게 필수가 됐고, 그래야만 졸업 후 사회를 주도하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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