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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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부름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3.03.2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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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화 박사의 대중문화 칼럼 Ver.2 / 문화기호읽기 1
노진화
노진화 박사(인터랙티브콘텐츠 박사)

잭 런던의 소설 <야생의 부름>은 밀러 판사댁에 살았던 세인트버나드 이 야생의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이야기다. 벅은 밀러의 집에서 위대한 장원의 지배자였으며 왕으로 대접받았다. 그러나 1879년 골드러시로 분주할 때 낯선 사내들에게 팔려갔다.

벅은 손도끼와 곤봉 등으로 심한 매질을 당한 뒤 우편물을 실은 썰매를 끌어야 했다. 혹독한 날씨 속에 굶주리지 않기 위해 훔치는 법을 배워야 했으며,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존심을 버리고 무리와 싸워 이겨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썰매견 데이브와 더브처럼 총을 맞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벅은 점점 생존을 위해 삶의 기술을 습득하고 원시적 본능을 가진 야생 개가 되어갔다.

벅의 주인은 자주 바뀌었다. 주인이 바뀔수록 그들은 더 거칠고 무섭게 행동했다. 그때마다 숲속 깊은 곳에서 벅을 부르는 소리가 자주 들려왔다.

어느 날, 벅의 마지막 주인은 태양이 내리쬐는 얼음 위로 썰매를 강행했다. 벅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직감하고 썰매를 거부한다. 곤봉도 두렵지 않았다. 이때 인간 존 숀턴이 벅을 구출해주면서 둘은 새로운 가족이 된다.

벅은 숀턴의 친절로 인해 인간 세계와 야생의 본능 사이에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자연의 원초적인 생명력에 더 끌려, 신비한 그 무엇의 의미로 이끌림이었다.

산책에서 돌아온 날, 숀턴이 이해츠족 인디언들에게 금을 빼앗기고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분노에 찬 벅은 원수들을 모두 죽이고 야생의 길로 떠난다. 사람들은 그를 늑대 무리의 맨 앞을 달리는 유령개라고 불렀다. 벅은 매년 숀턴을 애도하기 위해 죽음의 장소에 나타났다.

출처: 야생의 부름(1923년, Fred Jackman감독)

곤봉과 송곳니의 법칙

벅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낯선 환경에서 살아가야만 했다. 문화적 충격 속에서 지나친 통제, 강압으로 인해 부조화와 심리적 고통을 피할 수 없었다. 인간의 곤봉과 동물들의 송곳니는 세계를 지배하는 힘과 권력이었다.

곤봉을 가진 인간들은 복종을 요구했다. 길들지 않는 개에게는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거나 더 나쁜 조건으로 팔아넘겼다. 송곳니는 교활함과 지능적인 본능이었다. 야생의 세계는 도덕과 윤리가 무의미했다. 도덕성이란 허영에 불과했다. 북극에서는 그런 것을 지키는 놈이 바보였다. 정당한 싸움도 없었다. 그럼에도 사회적 위계와 규율이 존재했다. 곤봉과 송곳니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직관과 민첩성, 교활함에 의지하여 타고난 능력과 본능을 활용했다. 벅은 생각했다. “드디어 때가 왔구나, 죽기 아니면 살기다.”

찰스 다윈이 주장한 자연 선택 이론은 종이 자연 선택 과정을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다. 일부 개체는 다른 개체보다 환경에 더 잘 적응하며, 더 잘 적응한 개체는 생존하고 번식하여 유리한 특성을 자손에게 물려줄 가능성이 더 크다.

벅은 야생으로 돌아간 후 더 이상 두려움이 없었으며, 원시 세계의 노래를 부를 때면 그의 커다란 소리가 멀리까지 들리곤 했다벅은 야생의 형제들인 늑대와 함께 숲을 가로질러 몇 시간을 달리면 거친 행복감에 휩싸였다.

 

벅의 동물적 탐색과 투쟁

벅의 여정은 정체성 탐색과 생존을 위한 투쟁에 대한 담론을 제시한다. 정체성 탐색은 자신의 위치를 ​​찾고 고유한 자아를 표현하도록 한다. 무리 내에서 복잡한 사회적 역학을 탐색하고, 자연과 야생을 탐색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인식하고자 했다.

벅은 밀러 판사댁에서도 애완견으로 길들여졌다. 그리고 사회에서는 썰매견으로도 길들여졌다. 늙거나 더 이상 쓸모가 없으면 버려질 운명이었다. 벅은 더 이상 자신을 길든 개가 아니라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원시의 동물도 돌아간다. 그것은 진짜 자기다움으로 사는 방법을 찾은 것이었다.

생존을 위한 투쟁은 모든 생명체가 살아남고 번성하기 위해 직면하는 도전적 상황이다. 투쟁은 유기체가 진화하고 적응하고 번성하도록 이끄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소설에서 벅이 저항하면 할수록 학대와 고된 노동이 따랐다. 벅은 변화에 맞서 싸우는 대신 변화를 받아들이고 야생적 본능을 찾는 기회로 여겼다.

소설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는 배가 난파된 후 무인도에서 생활하는 이야기다. 낯선 곳에서 변화해야만 했다. 자신의 한계를 직시하고 새롭고 낯선 지형을 탐색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우리가 역경에 직면했을 때 현실을 객관적으로 탐색하고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은 한 걸음 물러서서 상황을 명확하고 합리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야생적인 감각과 이성적 사고

생물학적 특성인 본능은 진화된 환경에서의 적응 결과물이다. 감지된 위험도 본능적 반응이다. 위협에 직면했을 때 피난처와 보호를 찾는 것도 마찬가지다. 니체는 인간이 문명화로 인해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본능으로부터 분리되어 동물성, 자연계와 단절되었다고 주장했다. 장 자크 루소는 본능에만 의존하는 것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성과 목적을 통합할 것을 주장했다.

소설에서 벅은 자연과 동물적 본능, 야생적 감각과 이성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를 승화시킨 승리자였다. 야생적 감각은 자기 안의 자신의 동물적 본성을 활용하고 자연 세계와 깊이 연결되는 것이다. 벅이 썰매를 도저히 끌 수 없다고 거부했던 날, 얼음 위를 달리던 인간들과 썰매견들은 모두 물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또한 벅은 사람을 따르는 법을 알았고, 애정을 표현할 줄 알았으며,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 다른 개들과 사회적 관계를 지배하는 리더로서 서열을 정확히 했다.

우리는 매일 낯선 환경과 마주한다. 그렇다면 야생의 부름에 귀를 기울여보자. 목적과 통합을 이룬다면, ‘자기다움을 도전해보자. 그러나 무조건적인 본능은 야생적 감각과 거리가 멀다. 무지가 용기를 내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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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화 박사는…

인터랙티브콘텐츠 박사

세계문화기호연구원 원장

인하대학교 인터랙티브콘텐츠&인지기호 LAB 연구원

상지대학교 경영학과 강사

() 한국인터넷진흥원 비즈니스 평가위원

()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심사위원

() 송파구청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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