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미래를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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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미래를 잇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3.03.29 10: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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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숙경의 헤드헌팅 라이브 / ‘미래를 잇다’_1
심숙경 (주)이노HR컨설팅 대표

2014년에 개봉한 보이후드(BoyHood)’ 영화가 있다. 주인공 역할을 맡은 6살의 메이슨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메이슨의 철없는 아버지를 연기한 에단호크(Ethan Hawke)의 오랜 팬으로서 그의 작품을 찾아보다 알게 된 영화이다.

 

영화 리뷰를 보면서 같은 배우들과 12년 동안 매년 15분 분량을 촬영했다는 정보에 큰 기대를 갖고 봤다. 이 영화는 작품상뿐만 아니라 여러 상을 받았을 정도로 좋은 영화이다. 무엇보다 오랜 인고의 시간을 품은 작품에서만 전달되는 진솔함이 느껴지는 영화이다. 반면, 3시간가량 큰 사건 사고 없이 밋밋하게 이어지는 평범한 소년의 일상을 보고 있자면 지루하다는 느낌도 들 법한 작품이다.

 

나에게 영화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에단호크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는 영화를 촬영하기 전 이 영화의 감독인 리차드 링클레이터(Richard Linklater)로부터 질문을 받는다.

내가 당신과 12년 동안 작품을 촬영하고 싶은데, 앞으로 12년동안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누군가 나에게 이런 제안과 질문을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12년이라는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과연 나는 할 수 있을까? 하루에 3시간씩만 일한다고 해도, 미국의 심리학자 앤더슨 에릭슨의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1만 시간의 법칙그 이상의 시간이 된다.

 

나는 2006년초에 이노HR컨설팅 회사를 창업했고, 어느덧 12년을 훌쩍 넘긴 세월이 흘렀다. 나에게도 그동안 사건 사고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큰 변화나 혁신을 이끈 CEO의 이야기를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밋밋한 스토리일 것이다. 어린 소년이 겪은 반복적인 이사, 전학, 이별 등의 경험이 나에게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12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소년은 자신의 소중한 것을 찾은 18살의 청년이 되어 스스로 삶의 방향과 가치를 만들어 갈 준비를 한다. 누군가의 긴 세월이 밋밋하다고 느껴질 수는 있지만, 그 세월 속에는 한 사람의 삶과 커리어를 만들어 온 이야기가 있다.

 

미래를 잇는 커리어의 기록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의 20~30대는 막연히 성공한 커리어에 대한 남다른 동경심으로 학업과 구직, 그리고 취업을 반복했던 도전의 시간이었다.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후 2004년 헤드헌터라는 직업의 매력에 이끌려 이 일을 시작한 지 어느덧 20여 년이 흐르고 있다.

 

지금까지의 나의 경력을 보면 크게 내세울 만한 것은 없다. 그러나 좋았던 순간이든 힘들었던 시간이든, 그 세월 속에 하나씩 기록된 나의 일이 지금의 커리어라는 기적을 만들었다. 수많은 인재매칭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쉽게 매칭에 성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고, 풀리지 않는 매듭처럼 복잡한 일들도 많았다. 그럼에도 언제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가슴이 설레고 뛴다. 마치 겨우내 내려서 얼어 있던 눈이 봄 햇살에 사르르 녹고, 그 속에서 봄꽃이 살며시 봉우리를 피우는 것을 볼 때처럼 말이다.

 

나의 일에 대한 열정은 자연스럽게 소명의식도 갖게 한다. 몇 년 전 B사의 인사팀 임원과 채용관련 미팅을 하게 되었다. 미팅이 끝날 때쯤 그분은 갑자기 헤드헌터들의 역량은 천차만별인 듯합니다. 역량이 검증된 헤드헌터분들이 활동을 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무실에 복귀한 후에도 그분의 말이 계속 되새김 되었다. 이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고객사의 불만을 그냥 넘어가기가 어려웠다.

 

먼저 헤드헌터를 위한 직무교육과정을 찾아보았다. 20여년 전 내가 헤드헌터를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마땅한 교육과정이나 자료가 없었다. 직접 발로 뛰었다. 나는 용감하게 한국생산성본부(KPC)를 만나 전문 헤드헌터 양성과정을 제안했다. 3일 교육과정(20시간)으로 하되, 처음 오픈하는 과정이기에 수강생 모집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최소 8명의 수강생이 신청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협의를 마쳤다.

 

이후 나는 교육과정 개발과 교재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후의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 1회차 교육은 7명의 수강생을 모집할 수 있었지만 교육 오픈일 이틀 전에 모두 취소를 해서 진행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때 내 모니터에 붙어 있는 일단 해봐! Done is better than Perfect!’라는 메모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최소 인원인 8명의 교육비를 모두 지불하고 우리 회사의 임직원들의 직무역량 개발 과정으로 오픈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회사 블로그 커리어 라이브를 통해 전국에서 신청한 수강생을 대상으로 매년 10회씩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꾸준하게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민간자격증 과정으로 전환하여 전문 헤드헌터의 역량개발에 힘쓰고 있다.

 

일은 완성(done)을 해보면, ‘해냈다!’라는 파워를 얻게 되고 새로운 일에 대한 확신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러한 자신감이 미래의 커리어를 만나게 하는 기록들이다.

 

미래의 커리어, 생생하게 품다

나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기대감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책을 많이 읽는다. 10년 전쯤에 읽었던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스쿨의 대니얼 앨트먼 교수의 10년 후의 미래라는 책에서 언급한 10년 후가 현재이다. 세계경제의 방향과 변화의 흐름을 4단계(한계, 장애물, 기회, 위험)로 분류하여 예측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기회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앨트먼 교수는 국가와 국경을 초월한 주거지와 근무지를 선호하는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이러한 새로운 시장에서의 진정한 승자는 능력을 갖춘 미들맨일 것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러한 미들맨에게는 국가와 고객에 대한 이해와 언어소통 능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강산도 변한다10년이라는 시간이 길 수도 있지만, 지금 나는 국가와 국경을 초월한 새로운 시장의 미들맨(헤드헌터를 뛰어넘은 인재채용전문가)의 역량을 펼치는 기회를 경험하고 있다.

 

앞으로의 10, 12년을 계획해 본다. 무엇보다 인재채용전문가로서 나의 재능과 역량을 더 개발함으로써, 할 수 있는 한 기업과 인재가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20여 년 동안 국내외 기업의 탁월한 인재들로부터 관찰한 행동 특성을 기반으로 AI역량면접 솔루션을 만들 것이고, 후보자들의 역량개발을 위한 커리어 코칭 서비스를 더 전문화할 계획이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첫 직업을 찾는 사람들에게 디딤돌이 되고, 경력자들에게는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진단하고 성공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다. 좋은 순간이든 힘든 순간이든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일과 사람을 연결하여 가치를 만들고 미래를 이어주는인재채용전문가로 있을 것이다.

 

12년 후에 만날 나의 커리어도 밋밋할 수는 있겠지만, 기록을 통한 기적 같은 커리어를 만나기 위해서라도 마치 본 듯이, 느낀 듯이, 생생하게 마음에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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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숙경 대표는.......

- (주)이노HR컨설팅 대표

- 국내 1호 인재채용전문가

- 인재채용부문 1위[미래를 잇다: 헤드헌팅 라이브] 저자

- 역량면접전문가, 인재채용전문가 등 다수 과정 개발

- AI역량면접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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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2023-08-27 19:18:31
[보이후드]는 저도 12년 동안 촬영했다 점이 특이해서 보았고, 살짝 지루하기도 했지만 여운이 있던 엔딩이
나이가 들어도 계속 실수하고 또 성장한다는 메시지가 좋았던 영화였습니다.

심숙경 대표님 칼럼 잘 읽었습니다.

지금 저에게 너무나 와닿는 글이었습니다.
기록을 통해서 기적을 이룰 수 있도록
매일매일의 계획과 실천 그리고 기록이 5년 후, 10년 후에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대표님 글처럼 저의 기적을 만들기 위해 나아가 보러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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