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오마카세(お任せ)
상태바
커피 오마카세(お任せ)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3.04.05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수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김수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최근 방송을 포함하여 젊은 층에서 오마카세가 열풍이다. 원래 오마카세는 일식 스시 식당의 주방장 맡김 차림을 뜻한다. 한국의 음식점으로 말하자면 알아서 내주는 집이라 할 수 있다. 인기 많은 곳은 일찍 서둘러야 예약이 가능할 정도로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스시에 이어 최근에는 소고기와 삼겹살, 족발, 순대·튀김 같은 분식류, 음료, 디저트 등의 다양한 오마카세가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매장에서는 ()마카세’, ‘()마카세’, ‘족발오마카세등의 이름을 붙이거나, ‘코스세트 메뉴로 팔던 음식에 오마카세 이름만 붙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음식에 각 나라의 풍미가 있듯이 커피도 각 나라별, 지역별로 선호하는 맛과 향미가 있다. 일식은 주방장의 재량으로 차려지는 경우가 많아 정해진 재료가 특별히 있지는 않지만 보통 광어, 참치, 전복(내장), 성게알 등이 인기 있는 재료이다. 숙성 정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당일 수산시장에 납품된 신선한 재료 위주로 만든다. 그래서 노르웨이 연어가 나오는 일은 거의 없다.

그리고 코스는 암묵적으로 정해진 순서가 어느 정도 있다. 식전 에피타이저로 직접 만든 챠왕무시(茶碗蒸)가 있고, 이후에는 스시가 순서대로 나오며, 보통 중간에 게우소스에 전복이 같이 나온다. 스시를 다 먹고 난 뒤 디저트 개념으로 제일 정성이 많이 들어간 교꾸’(카스테라 같이 생긴 작은 조각)가 나온다. 이후 녹차 아이스크림이나 기타 직접 만든 디저트 등을 추가로 내어 마무리하면서 가장 인기 있는 앵콜스시를 다시 서비스해 주는 경우도 있다. 콘서트나 음악회에서 계획된 연주곡들을 모두 마친 후에 아쉬워하는 관객들을 위해서 연주자들이 한두 곡 추가로 연주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커피에도 오마카세가 있을까?

최근 산지와 가공방식, 품종 등이 서로 다른 원두와 각각 다른 추출방식으로 3잔에서 9잔 정도의 커피를 제공하는 커피 오마카세코스가 인기 있다고 한다. 먼저 컨플릭트 코스(원하는 원두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는 코스), 다음은 로스터 코스(각기 다른 로스터 3곳의 원두커피 맛보기), 그 다음은 팜 코스(1개의 농장에서 생산되는 각기 다른 3가지 원두 체험), 마지막으로 프로세싱 코스(가공 원두를 테마로 한 코스)로 커피의 색다른 향미를 즐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로스터 코스다.

일식에서는 정해진 손님을 받아 일정 부분만 제공하는 만큼 속도나 손님 개개인의 취향을 기억해야 하고, 즉석에서 스시를 내어주며 어느 정도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 입소문 위주로 유명해지기 때문에 고객 서비스가 떨어지지 않게 신경을 써야 한다. 카페도 마찬가지로 인기 있는 커피 오마카세는 대부분 커피대회에서 우승한 이력이 있는 유명한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에서 시도하고 있다.

꽃이 피는 봄이 오면 형형색색의 꽃들이 자신만의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꽃이 피는 시기별를 보면 가장 먼저 동백이 자신을 뽐내고, 이어서 매화, 산수유, 목련, 개나리, 진달래 등의 순으로 피어난다.

식물이 적절한 계절에 쫓을 피우는 것은 온도와 일조시간을 인지하는 식물의 정교한 메커니즘 때문이다.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여름부터 가을까지 준비하고, 그리고 추운 겨울 동안을 견디어야 꽃을 피운다. 그래서 더 아름다운지도 모르겠다.

상큼한 봄, 미루어왔던 소확행커피 오마카세와 함께 실천해 보면서 진짜 휴식을 취해보면 어떨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