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을 통해 따듯한 마음을 나누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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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통해 따듯한 마음을 나누고 있어요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3.04.07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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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My Life / 최미진 아뜰리에클레어(Atelier Clair) 원장

아뜰리에클레어(Atelier Clair)에서 아뜰리에는 작업실, 공방을, 클레어는 프랑스어로 밝은’, ‘환한’, ‘(날씨가)맑은’, ‘화창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낮 시간이면 햇살이 밝게 비춰 드리우는 공방, 아뜰리에클레어. 많은 사람들이 미술을 접하면서 맑고 따듯한 마음을 가져가길 바란다고 말하는 아뜰리에클레어 최미진 원장을 만나본다.

 

어릴 적부터 만화책 보는 걸 굉장히 좋아했다는 최미진 씨. 만화를 보는 것만이 아니라 따라 그리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렇게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다 보니 진로를 고민하던 중학교 때 가족의 권유로 미술을 시작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 피아노 학원을 다녔는데, 피아노 학원 악보집에 온통 그림을 그려놨던 기억이 나요(하하). 친언니가 예고에 진학을 해서 저도 예고를 잠시 고민하긴 했지만, 중학교 때 진로를 정하다 보니 시작이 조금 늦어 미술대로 진학했죠. 정말 단순하게 그림 그리는 걸 너무 좋아해서 선택한 진로였어요.”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미술 선택

그녀가 대학에 들어갈 때 디자인과, 회화과 모두 입시 체계는 비슷했지만 대학에 들어가서 배우는 것은 전혀 달랐다. 디자인과에 비해 회화과는 그리기나 재료, 발상, 표현방법 등을 배우는 과목이 많았고, 디자인과는 협업하는 작업들이 많았다. 미진 씨는 디자인과에 진학한 후 회화과를 부전공했다.

디자인과를 갔는데 제가 준비가 덜 돼서 그랬는지 너무 힘들더라고요. 무대디자인, 실내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 중에 어떤 분야를 선택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혼란스러웠죠.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들은 저보다 준비가 많이 된 것처럼 보여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고요. 계속되는 작업에 체력적으로도 지치고 밤을 새는 일이 많았죠. 졸업 작품전을 준비할 때는 집에 잘 들어가지도 못했고 마감에 쫓기다 보니 집에 가도 쪽잠만 자고 다시 나와 작업을 했어요. 상대적으로 디자인과는 협업이 많고, 회화과는 팀플보다는 혼자 하는 작업이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회화과가 제 성향에 더 맞았던 것 같아요.”

대학 진학 후 바로 입시미술학원에서 1~2년 정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 이후에는 아동을 대상으로 꾸준히 미술을 가르쳐 온 미진 씨. 합격에 대한 압박이 있는 입시와 비교했을 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은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졸업 후에는 아이들을 가르쳤다. 물론 디자인 회사에 입사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마음 속에서는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미술을 원했다고.

졸업 후에도 학원에서 일을 하면서 디자인 분야 회사에 면접을 보려고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도 준비했는데, 정말 마음이 있었다면 열심히 했겠지만 그렇게 잘 안 되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성인 미술이 대중적으로 인기가 생기기 시작해서 성인미술반을 맡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에 학원 운영까지 맡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저만의 작업실을 차려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막연하게 시작한 생각이 놀랍게도 현실이 되어 지금의 아뜰리에클레어가 만들어졌습니다.”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수업 진행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무리하지 말자는 생각에, 처음에는 다른 학원 일과 작업실 준비를 겸해서 진행했다. 임차료가 들어가더라도 좀 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오랜 시간 고민하며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도 했다. 실제 수업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수정하며 틀을 잡아나갔다. 쉬는 날 없이 주 7일을 두 곳으로 출근하는 강행군이었지만 힘든 것도 모른 채 3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성인미술을 준비하면서 다른 곳은 어떻게 수업을 하는지 많이 살펴봤어요. 그러면서 저만의 강점, 차별성을 생각하다 보니 여러 가지 재료를 그림에 활용하는 것이 저만의 강점이더라고요. 아크릴, 유화, 수채화, 연필, 펜드로잉, 오일파스텔 등 사람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재료가 있는데, 이를 찾아주고 잘 활용해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아뜰리에클레어의 차별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아뜰리에클레어에서는 개개인의 특성과 니즈에 맞춰서 수업을 진행한다. 기초가 필요한 사람은 기초를 배우고, 여러 가지 재료를 써보면서 그 중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정해서 작품을 만든다. 작품을 완성할 수 있는 기간도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한 후에 필요한 부분들을 알려주며 수업이 진행된다.

사실 예전에는 미술이나 전시가 뭔가 특별한 사람들만 누리는 것으로 여겨졌었는데, 요즘은 미술이 대중하고 가까워지면서 전시회를 보는 것도 삶의 한 부분이 되었고, 대중들에게 알려진 작가들도 많아진 것 같아요. 미술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정말 많아졌고요. 저희 작업실에 배우러 오시는 분들에게 동기를 물어보는데,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서’, ‘작품을 집안에 걸고 싶어서’, ‘그림을 그리며 힐링하고 싶어서라는 대답이 가장 많아요. 어떤 분들은 마음이 있어도 그림을 잘 그릴 자신이 없어서 시도가 어렵다고 하는데, 뭔가 전문가처럼 완벽하게 그리지 못해 좀 틀어진 그림이라도 편안하게 그린 그림이라면 그것 자체로 작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간 아틀리에클레어를 운영하면서 개인적으로 그녀가 느끼고 있는 것은, 무엇이든 본인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은 있지만 함께하는 사람들 없기 때문에 모든 일을 혼자 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소속감이 없는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사실 어떤 일을 하든지 저마다의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래도 지금은 성인미술을 하다 보니 작업을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과하지 않지만 이따금 대화를 하면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듣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면 유대감도 생기고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삶을 간접적으로 접하는 즐거움이 있어요. 단순히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니라 삶을 나누고, 그 안에서 더 밝은 에너지를 만들어 가는 거죠.”

미술을 좋아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울 것

미진 씨와 함께 미술을 전공한 지인들 중에는 미술이 아닌 다른 분야로 방향을 바꾼 이들도 많다. 자격증을 취득해서 부동산업을 하는 사람도 있고, 일반 회사에서 사무직이나 비서직을 하는 이도 있다. 대부분은 그림이 좋아서 시작했지만 본인의 성향과 미술 분야 직업이 잘 맞지 않는 경우인데, 시대가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환경이 가능하다 보니 생각보다 요즘은 미술을 하다가 다른 분야로 넘어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결국엔 자신이 미술을 좋아하는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가 보고 만지는 모든 게 어찌보면 다 미술이거든요. 대학에 진학하면 과마다 배우는 과정이 좀 달라질 뿐이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선택한 후에, 작품을 잘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면 되는 거니까요. 간혹 디자인 분야가 다른 분야에 비해 돈을 많이 못 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는데,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1순위가 돈이라면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봐요. 미술이 가장 좋으면 미술을 선택하면 되고요.”

올해는 소소하게 수강생들의 작품을 모아 전시를 해보고 싶다는 미진 씨. 그리고 오롯이 혼자 한다는 게 쉽진 않겠지만 개인 작품활동도 꾸준히 해서 언젠가는 개인전시를 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 미진 씨다

수업을 하다 보면, 진짜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분들은 오래 하시는 것 같아요. 물론 사람도 맞는 사람이 있고 맞지 않는 사람이 있겠지만 미술을 정말 좋아하는 분들,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을 함께 키울 수 있는 분들을 만나면 저도 행복해서 더 즐겁게 수업을 하게 되고요. 저 또한 저 좋은 수업을 준비해서 그런 분들이 마음을 더 키울 수 있도록 도와드릴 테니 미술을 통해 함께 밝고 따듯한 마음을 느끼기 원하시는 분들은 아뜰리에클레어와 함께했으면 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진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Blog https://blog.naver.com/borabam47

Instagram @atelier_clai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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