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AI 시대’, 서류전형이 맞이한 변화의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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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AI 시대’, 서류전형이 맞이한 변화의 파도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3.04.0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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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수시채용 대비 서류작성법_서류전형 트렌드

인재가 필요할 때마다 직무 중심으로 채용하는 수시채용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채용 전형이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채용과 블라인드 채용도 확대되면서 인공지능 기반의 채용 서류 평가도 주목받았다. 한편, 대화형 인공지능이 등장하며 지원자들도 AI 활용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I의 시대, 서류전형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알아보고, 함께 준비해보자.

 

상반기 채용 3대 키워드는 불황’, ‘수시’, ‘이공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응답기업 126개 사)을 대상으로 지난 210일부터 27일까지 ‘2023년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절반 이상(54.8%)은 올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45.2%, 이 중 채용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한 기업은 50.8%, 채용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24.6%였다. 채용을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은 24.6%에 그쳤다.

전경련은 올 상반기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 비중은 전년 동기(7.9%)보다 1.9배나 늘어난 수준이라며 이는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 지속, 공급망 불안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침체 장기화 조짐이 보이면서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신규 채용 규모 축소 또는 채용 중단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규모 신입 공채 대신 수시채용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눈에 띈다. 응답 기업 10곳 중 6(57.1%)은 대졸 신규 채용에서 수시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이 중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23.8%, 공채와 수시를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33.3%였다. 상반기 중 공채만 진행하는 기업은 42.9%로 조사됐다.

이공계 출신 선호도 두드러진다. 채용 계획 인원 10명 중 약 7(67.5%)이공계열졸업자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61.0%)보다 6.5%포인트(P) 늘어난 수준이다. 이어 인문계열(32.1%), 예체능, 외국계열 등 기타 전공계열(0.4%) 순이었다.

 

GPT 이력서 활용 증가, 포트폴리오 중요성 확대돼

GPT 등으로 쓰인 자기소개서가 증가하면서 구직자 평가를 위해 기업에서는 실무 경험, 기술 검증 등 대처 방안을 찾고 있다. 인공지능(AI) 판독 프로그램을 도입해 변별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보를 취합하고 활용하는 데 있어 AI를 활용한 결과물은 사람이 작성한 자소서, 논문 등과 비교해도 차이가 없다.

AI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챗GPT로 작성된 글을 판별하고자 나서기도 한다. 사람이 자소서의 내용을 판단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AI로는 자소서의 내용이나 주제의 구성 등을 찾아 분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의 경우 깃허브·포트폴리오를 통해서 채용하고 있는데, 다른 직군들도 기본적인 자소서만 갖춰져 있으면 상관이 없을 것 같다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GPT 사용을 지양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은행 직원의 챗GPT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하버드대·예일대 등에서는 챗GPT가 작성한 문서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는 ‘GPT제로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마련했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챗GPT를 활용한 논문은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AI 기술이 가속화되는 세상에서 이러한 행동은 시대를 역행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AI 기술이 제공하는 잠재력을 활용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챗GPT를 사용했는지 알 수 없고 구분하기 어렵다“AI는 창작에 있어 오히려 사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만큼, 보완하는 도구로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입 구직자, 포트폴리오 필요성 느껴

수시채용 도입 비중을 늘리고 서류전형을 폐지하는 등 최근 국내 기업의 채용 방식이 달라졌다. 특히, 요즘은 경력직은 물론 신입 채용에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외에 직무경험과 역량, 사무능력, 태도 등을 검증하기 위한 직무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직무 포트폴리오란 지원자가 지원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자격증, 대외활동, 직무경험 등 어떠한 준비를 했고 기업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는 자료이다.

인크루트는 사무직 직장인과 사무 경험이 있는 구직자 839명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 준비 현황과 신입 구직자도 포트폴리오 준비가 필요한지 의견을 들어봤다.

먼저, 이직 또는 재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는지 응답자에게 물었다. 응답자 5명 중 2(38.0%)은 이미 완성된 포트폴리오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업데이트 중이라는 응답은 39.2%, 반면 포트폴리오를 갖추지 않은 응답자는 22.8%로 나타났다.

포트폴리오를 제작했거나 업데이트 진행 중인 이들에게 만드는 이유를 들어봤다.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기업이 많아졌다(30.9%)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만으로는 능력 어필이 부족하다고 생각(22.7%)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22.5%) 포트폴리오 제출이 필수인 직무(22.5%)라는 응답이 근소한 차로 뒤를 이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어떤 도구를 활용했는지 물어봤다. 절반 정도가 파워포인트(48.8%)를 꼽았다. 이어 워드(17.6%) 한글(15.3%)이었고 협업 툴이자 포트폴리오 제작이 가능한 노션(9.4%)도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포트폴리오를 어떤 방법으로 제작했는지 그 과정을 물었다. 다른 정보나 도움 없이 혼자서 만들었다(44.1%)가 가장 많았고, 이어 블로그, 유튜브 등 콘텐츠를 보고 만들었다(26.9%) 학원, 강의 등 커리큘럼에 따라 만들었다(13.4%) 친구, 동료, 지인 등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받았다(10.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취업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외국어, 자격증 등 학문적인 스펙 외에 요즘은 직무경험도 매우 중요해졌다. 이러한 채용 트렌드로 신입사원에게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신입 구직자도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실제 입사지원과 회사생활을 해본 이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의견을 들어봤다.

포트폴리오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0명 중 7(73.7%) 정도였다. 취업준비생들은 취업경쟁력 제고에 도움될 것이고 기업은 지원자의 단순히 직무경험뿐만 아니라 사무능력, 역량, 잠재력, 태도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는 것이 응답자들의 주된 이유였다. 반대로, ‘신입에 스펙 관리 외에 포트폴리오까지 요구하는 것이 과하다는 입장은 26.3%였다.

신입도 포트폴리오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밝힌 이들에게 포트폴리오가 입사 가점 및 당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물어봤다. 매우 영향(25.2%) 약간 영향(57.3%) 영향 미미함(13.6%) 영향 없음(3.9%)으로 나타났다. 포트폴리오가 채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 가운데 82.5%였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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