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의 상상과 현실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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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상상과 현실 탐구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3.04.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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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화 박사의 대중문화 칼럼 Ver.2 / 문화기호읽기 2
노진화 박사(인터랙티브콘텐츠 박사)

<돈키호테, 1605>는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가 쓴 소설이다. 주인공 알폰소 키하나는 하급 귀족으로 낭만적인 기사도 책에 심취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편력 기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름을 돈키호테로 바꾸고 여관 주인에게 기사 작위를 받는다. 산초 판자를 종자로 삼고 늙은 말에게 로시난테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기사에게 로맨스도 있어야 할 것 같아, 이웃 농부 둘시네아를 사랑하는 여인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돈키호테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적들이라고 생각했다. 풍차를 거인이라고 생각하며 돌격하고, 양 떼를 군대로 착각했다. 이발사의 놋대야는 투구라 생각했다. “나와 승부를 겨루라. 그렇지 않으면 마땅히 내가 가져가야 할 것들을 냉큼 이리 내놓아라!”

돈키호테는 선의를 베풀었지만, 낭패당할 때가 많았다. 공작 부부는 재미로 장난질을 쳤다. 그는 몸이 부러지고, 바늘에 찔려 만신창이가 되었어도 다음날 다시 길을 떠났다. 자고로 기사에게 이런 일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카라스코는 병든 돈키호테를 집으로 돌려보내기 기사로 변장했다. 그리고 돈키호테와의 싸움에서 이긴다. 돈키호테는 패배했지만, 기사의 정체성을 버리지 않았다. “지금 내가 편력 기사가 되든, 목동이 되어 돌아다니든 자네들이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도와주러 갈 거야. 어차피 행동으로 알게 될 일지만그의 묘비명에는 그는 온 세상을 하찮게 여겼으니 세상은 그가 무서워 떨었노라고 쓰여 있었다.

(파블로 피카소, 1955)
(파블로 피카소, 1955)

여정의 시작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가 시장에서 원고를 얻어 쓴 것이라고 밝힌다. 돈키호테는 스페인 시골에서 신사로서 별 볼 일 없는 삶을 살았다. 당시(17세기) 스페인의 기사 제국이 쇠퇴하고 있었다. 그는 기사도에 대한 책을 읽으며 세상이 사악함과 마법으로 가득 차 있다고 느꼈다. 당시 사회제약이나 부당함에 대한 그의 사회적 비판은 미친 편력 기사만이 검열을 피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영웅적인 행위가 존경하는 전설적인 기사들과 함께 영원한 명성과 역사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상상했다.

요컨대 자신이 어느 성문에 들어섰을 때, 사람들이 저것 봐 태양의 기사야!” 하며 환대받고, 용맹한 사람으로 인정받길 바랐던 것이다. 험난했던 그의 여정은 헛되지 않았다. 여행의 결과, 종자 산초와 페로, 니콜라스, 카라스코, 카르데이오와 공작의 늙은 시녀와 많은 사람이 돈키호테를 존경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모험은 자기 발견과 성장을 이루게 한다. 그것은 호기심과 경이로움을 배우고, 발견하고, 이해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인간 존재의 투쟁이다. 심리학자 스키너는 불완전성이 호기심을 더 자극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보상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더 흥미로운 것이다.

 

돈키호테의 광기

광기는 관찰하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는 마음의 상태다. 중세시대에는 신의 형벌이나 악령에 사로잡힌 것으로 생각했다. 돈키호테는 제대로 미친 사람이었다.

푸코는 <광기의 역사>에서 자신이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미쳤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침묵시키고 소외시켜왔다고 말한다. 돈키호테는 침묵하지도, 소외당하지도 않았다. 그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큰 칭호와 책임을 부여하고 모든 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했다. 여관 주인을 성주라고 불렀고 매춘부는 귀부인으로 대했다. 자신을 속이는 공작 부부의 말이 진실이라고 믿으며 목마를 타고 하늘을 날았다.

돈키호테의 광기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둘네시아였다. 모든 영광은 그녀에게 갔다. 잠이 오지 않을 때는 그녀만을 생각했다. 싸움에서 이기면, 패배자들에게 그녀에게 가서 자신의 승전 소식을 전하라고 일렀다.

소설에서 보여주는 돈키호테의 광기는 무모하지만 용기가 있었다. 그의 모험담은 소설에서도 또 다른 소설이 출간된 것으로 설정된다. 오늘날에도 창의성의 원천이 되고 있다. 파블로 피카소는 소설을 기반으로 수많은 삽화와 그림을 그렸다. 셰익스피어와 카프카, 바실리 칸딘스키, 프랑스 작가 구스타브 플로베르,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작품 속에서 돈키호테의 변용된 비선형 내러티브 구조와 메타픽션의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상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

돈키호테는 상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에서 지성이 열려 있는 기사였다. 사람들은 가끔 놀라곤 했다. 성의 영주가 된 산초와의 대화에서 격언을 남발하지 마라. 말이 천하게 된다”, “예의 바르게 하라”, “많은 법령을 공표하지 말고 몇 가지를 잘 지켜라”, “은인에게 감사를 잊지 마라고 조언했다.

산초가 물었다. “왜 이렇게 위험한 일을 합니까?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으니 당신을 겁쟁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돈키호테가 말했다. “기사의 법도를 따라야 한다. 할 일을 주저했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돈키호테는 미쳐있을 때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전투에서 패배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을 때, 그는 위대함을 추구하는 데 큰 대가를 치렀다는 것을 깨달았다. 편력 기사를 저주하기까지 했다. 다시 알폰소 키하나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무게는 그를 슬프게 했다. 자신의 이름을 목동 키호티스로 바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죽고 말았다. 비극적 결말이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400년 전 돈키호테가 살았던 삶을 철학적으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죽음을 무릅쓰고 무언가에 미쳐본 적이 있는가? 누군가를 돕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 고통당할 수 있는가? 내가 믿는 믿음 앞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가? 그때 나를 도와줄 우군은 누구인가?

내가 살아온 삶에 주석을 달아보자. 모든 사람은 자기 행위의 아들이다. 돈키호테의 모험이 위대한 이유는, 나를 넘어서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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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화 박사는…

인터랙티브콘텐츠 박사

세계문화기호연구원 원장

인하대학교 인터랙티브콘텐츠&인지기호 LAB 연구원

상지대학교 경영학과 강사

(전) 한국인터넷진흥원 비즈니스 평가위원

(전)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심사위원

(전) 송파구청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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