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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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고 계시나요?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3.05.08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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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Power | 오경수 갤럽 강점 코치

우리는 오랜 학습의 결과로, 약점을 말하는 것에는 스스럼 없으면서도 강점이 무엇이냐 묻는 질문에는 머쓱해하곤 한다. 맘에 들지 않는 내 모습, 남들보다 못하는 것은 쉽게 찾아내고 그것을 보완하는 데 인생의 많은 시간을 들이지만, 자신의 강점은 당연하듯 여기고, 강점이 무엇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오경수 갤럽 강점 코치와의 인터뷰 내내 우리의 행복은 자신의 강점을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약점에 갇혀 고민하는 이들에게 스스로 빛나고 있음을 일깨우는 오경수 코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갤럽 강점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오경수입니다. ‘오늘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오늘부터 강점으로 나답게 살아가는 삶을 선물해 드리고 싶어서 이름을 오늘 코치로 정했어요. 작년 12월 갤럽 강점 코치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해서 올해 2월 중순부터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스스로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고 있죠.

 

Q. 강점 코치가 어떤 직업인지 궁금합니다.

갤럽 강점 코치는 갤럽에서 만든 강점 검사인 CliftonStrengths(이하, 클리프턴 스트렝스)를 기반으로 코칭하는 직업이에요. 클리프턴 스트렝스는 Donald O. Clifton 박사와 갤럽 연구진이 함께 발명한 34가지 강점(검사)을 뜻합니다. 인간의 타고난 재능을 34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는데, 50년간 수많은 국가 다양한 분야에서의 성공 사례를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예요. 20231월 기준, 3,0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클리프턴 스트렝스 검사를 완료했어요.

갤럽 강점 코치라는 역할로 코칭을 시작하던 처음에는 부담감이 컸어요. ‘내가 감히 누군가를 코칭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뭔가를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코칭은 궁극적으로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거든요. 듣다 보면 사람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이 사람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학생이 되어서 마음껏 질문하고요. 사람에 대한 관심 덕분에 코칭을 받으시는 분들이 자유롭게 자신에 대해 많이 말할 수 있게끔 이끌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은 말하면서 가장 많은 가르침을 얻는다고 하잖아요. 말씀을 하시다 보면 강점을 활용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고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죠. 저는 들으면서 돕고 있고요. 굉장히 자연스러운 과정이에요. 그게 지금의 제가 생각하는 강점 코치의 정의입니다.

 

Q. 강점 코치가 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어떤 계기로 강점 코치라는 역할을 선택하셨는지 궁금해요. 강점 코치라는 직업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학창 시절, 주위의 기대를 많이 받던 아이였어요. 중학교 3년 내내 전교 1등이라는 성적을 받았고, 특목고에 입학했거든요. 그때는 공부를 잘하면 무조건 서울대 의대에 가야 하는 줄 알았어요. 막상 고등학교에 입학하니 휴먼 다큐멘터리 PD라는 꿈이 생겼어요. 꿈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특목고까지 왔는데 이과를 가야 한다는 생각에 이과를 선택했어요. 일단은 수능을 잘 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했죠. 그런데 긴장한 탓인지 수능을 망쳐서 좌절했어요. 당시 수능 성적에 아쉬움이 있는 이과 친구들은 거의 다 약학대학 편입을 준비했어요. 약사는 생각한 적 없던 직업이었지만 저도 그 길을 따라갔고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약대 시험에 매달렸어요. 즐거움은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결국 약대 시험에도 불합격했고, 더 이상은 힘들겠다는 생각에 일반 편입 시험을 봐서 대학 화학과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대학교에 들어가서 하고 싶은 일을 다 해보고 나를 찾아보자는 생각이 컸어요. 졸업할 때쯤 해온 활동을 쭈욱 보니 건강한 삶과 환경, 교육 분야 창업에 관심이 많았더라고요. 겁도 없이 소셜벤처 창업동아리에 들어가서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창업하고 무작정 부딪쳤죠. 일을 하다 보니, 이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회사에 들어가 일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스타트업, 대기업에 들어갔죠. 그런데 각기 다른 이유로 저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PM으로 일했는데, ‘이 직무가 나에게 맞는 걸까하는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우연한 계기로 회사에서 팀 강점 코칭을 받게 되었어요. 결과보고서를 보니까 제가 왜 힘들었는지 알겠더라고요. 강점보다 약점에 집중하고 있었음을 깨달았죠. 잘하고 있는 것은 저에게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강점인지조차 모르고 있었어요. 그래서 결국 저는 마지막으로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저의 강점 Top 5는 전략, 긍정, 커뮤니케이션, 사교성, 미래지향이에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어울리며, 긍정적인 열정과 에너지를 전하고, 미래에 대한 통찰과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강점 코치가 된 이유를 아시겠죠? 그 길로 갤럽 글로벌 강점 코치 과정(Gallup Global Strengths Coach)을 밟고 600번째 공식 강점 코치가 되었습니다.

Q. 갤럽 글로벌 강점 코칭이 어떤 프로그램인지 구체적으로 소개 부탁드립니다. 프로그램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오늘님의 강점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강점검사 종류는 크게 2가지(34개 강점, 상위 5개 강점)로 나뉘어요. 검사 자체는 동일하되, TOP 5는 결과보고서에서 상위 5개 강점만 볼 수 있는 거예요. 30~40분 정도 검사를 하고 나면 바로 나의 34개 강점 순위가 나옵니다. 사람들의 결과는 모두 다 달라요. 다른 사람과 같은 순위로 강점을 가지고 있을 확률은 0에 가깝습니다. 다른 검사들보다 개인 각각의 고유성을 더욱 뚜렷이 파악할 수 있어요.

TOP 5 강점코칭은 나만의 힘과 차별성이 될 수 있는 상위 테마를 가지고 진행돼요. 상위 테마들 간의 상호 작용을 알고 시너지를 내는 방법, 강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함께 세웁니다. TOP 34 강점코칭은 때때로 사용할 수 있는 중간 테마와 약점이 될 수 있는 하위 테마까지 함께 볼 수 있어요. TOP 34 검사를 하면 TOP 10을 가지고 4영역(실행력, 대인관계 구축, 영향력, 전략적 사고) 중 어떤 영역이 가장 높은지 알 수 있어요. , 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때 나의 탁월함이 발휘되는지 알 수 있죠. 그래서 많은 기업에서 팀 코칭의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어요. 구성원들이 강점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인거죠.

 

Q. 주로 어떤 분들을 대상으로 코칭을 진행하고 계시는지, 코칭을 받으시는 분들께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요?

프로그램 시작하고 지금까지 각기 다른 강점을 가진 30명을 만나 코칭을 진행했어요. 취업 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 퇴사 후 새롭게 자기 일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요. 나이대로 말씀드리자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을 지나고 있는 분들이 강점 코칭의 가치를 가장 많이 알아봐 주시고 코칭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주시더라고요.

코칭 이후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주세요. 최근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후기는 본인의 약점이 사실은 강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셨다는 내용이에요. ‘행동이 느리고, 생각이 많아서 빠르게 시도하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게 약점이라고 하셨어요. 34가지 강점 중 심사숙고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었던 거죠. ‘행동이 느리다는 표현으로 가려져 있던 것이 어떻게 강점이 될 수 있는지 설명해 드렸어요. ‘빠르게 시도하는 사람은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재시도를 반복하기 때문에 동일한 목표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은 심사숙고하는 사람과 비슷하게 걸린다는 연구가 있다. 목표 도달까지 걸리는 시간 중 심사숙고하는 앞단의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뿐이고, 위험요소를 사전에 모두 고려하기 때문에 실행 과정 자체에서는 시행착오가 줄어들어 매끄럽고 빠르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죠. 그 이야기 덕분에 약점을 강점으로 인식하게 되는 사고의 전환이 일어났고, 이제는 정말 나를 사랑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Q. 강점을 아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나를 이해함으로써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그 사람을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에 대해서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인정하며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게 되거든요. ‘나에겐 이런 강점이 있고, 너에겐 이런 강점이 있어.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경쟁자로 볼 것이 아니라 서로를 도울 수 있어라는 생각을 갖게 돼요. 스스로 많은 강점이 있다는 걸 깨닫는다면 나는 못하는데 너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내가 잘하는 것과 네가 잘 하는 것에 함께 집중할 수 있어요.

 

Q. <월간리크루트>의 주요 구독자인 구직자들이 코칭을 받으면 어떤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자기소개서를 자소설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잖아요. 없는 얘기를 지어서 제출하기도 하는데, 강점을 기반으로 자신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잘 되어 있다면 꾸며내지 않고도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어요. 강점 코칭을 통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얻게 되는 거죠.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걸 할 수 있어요’, 혹은 이건 정말 잘해서 이러한 역할은 잘 감당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은 도움이 필요해요라고 스스로를 잘 표현할 수 있다면, 뽑는 사람 입장에서도 자신에 대해 이렇게까지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지원자구나. 우리 조직에서는 이런 도움을 받고 이런 부분은 도움을 줄 수 있겠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대학생 때 진로를 두고 힘들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Q. 앞으로의 목표도 궁금합니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싶으신가요?

강점 코칭을 계기로 사람들이 자신의 얘기를 하면서 서로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해요. 조금 멀리 있는 목표이기도 하지만,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방문하신 분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협업을 구상하기도 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기도 하면서 연결되었으면 좋겠어요. 코칭을 하다보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되잖아요. ‘이 분께 지난주에 코칭한 분을 소개해 드리면 참 좋겠다라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거든요. 구체적인 일정이나 장소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누구든 와서 하고 싶은 걸 이야기하고 함께 계획해 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는거죠. 우리가 연결되어서 더 행복할 수 있다면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고민 많았던 누군가가 행복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다시 또 행복이 되어주니까요.

가까운 목표로는 기업 내 팀 강점 코칭을 준비하고 있어요. 강점기반 팀을 구축해서 팀워크를 향상시키고 폭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거예요. 갤럽의 고성과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을 개발하고 임파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의 강점을 활용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해요. 팀원 각각의 강점을 활용하며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도록 팀 전체를 대상으로 강점 코칭-워크샵을 진행해요.

그리고 더 나아가 다양한 팀을 만나고 싶어요. 회사 조직뿐만 아니라 느슨한 연대로 묶인 팀, 가족이나 커플, 혹은 커뮤니티가 될 수도 있고요. 사람은 혼자서는 완벽할 수 없지만, 누군가와 함께하면 행복을 단단하게 지키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팀 안에서 사람들 간의 케미스트리가 어떻게 하면 더 커질 수 있을지 코칭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수많은 코칭 경험으로 저에게 삶의 지혜가 쌓여서 툴을 활용하지 않고도 어디서 누구든 진심으로 코칭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아직 자신의 강점을 모르고 있거나 강점보다 약점에 주목하는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많은 구직자 여러분들이 낙방을 경험하면서 약점에만 집중하게 되는데, 알고 보면 자신이 잘하는 게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어떤 강점이 있는지 스스로 잘 모르겠다면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만나본 구직자분들이 검사를 하기 전에 늘 말씀하시는 게 강점이 없을 수도 있나요?’거든요, 그럼 저는 단호하게 말씀드려요. 무조건 34가지가 있고, 그걸 어떤 순위로 갖는지가 각기 다를 뿐이지 이미 강점이 있고 잘하고 있다고요. 그러니까 주눅 들지 마시고 늘 당당하게 구직 활동에 임하셨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의 빛나는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사진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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