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통해 재미와 흥미, 그리고 성장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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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통해 재미와 흥미, 그리고 성장을 느껴보세요!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3.05.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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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ing Company | 주현미 스튜디오단한 대표

스튜디오단한의 단한단정하다’, ‘단순하다’, ‘단단하다라는 의미가 함축된 말로, 주현미 대표가 회사 이름을 고민하며 만들어낸 단어다. 매일 생활해야 하는 주거공간의 특성상 심미적인 것을 너무 강조하면 생활성편리함을 놓칠 수 있고, 그렇다고 심미적인 것을 너무 배제하면 밋밋한 공간이 될 수 있다. 단정하지만 단단하게, 단순하지만 실용적으로 공간을 만들어내는 그녀의 정신을 담아 2015, 지금의 스튜디오단한이 시작됐다.

 

건축 일을 하신 아버지 덕분에 어릴 적부터 현장을 따라다니며 자연스럽게 건축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주현미 대표. 아버지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함께 있고 싶어서 도와드리던 일이 결국 하고 싶은 일이 되었고, 인테리어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실내디자인학과를 목표로 입시 미술을 시작했다.

일을 정말 좋아하고 즐기면서 하는 성향인데, 입시 때를 생각하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어요. 그러다 대학에 가서 전공 공부를 하니 너무 재밌더라고요. 수업은 굉장히 빡빡했지만 배우는 것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힘들 틈이 없었죠. 보통 1학년 때는 기본기를 쌓고, 2학년 때부터 한 학기에 1~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저는 디자이너의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제가 살고 싶은 주거공간을 만들기도 했어요. 학생 때 공모전도 많이 하긴 했는데, 기본적으로 공모전은 프로젝트 기간이 짧고, 학교 커리큘럼에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전문가에게 피드백을 받기 힘들고 학생들 자체적으로 피드백을 해서 완성을 해야 해서, 하고 있는 작업이 잘하고 있는지 검증받기가 어렵더라고요. 제가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외부 공모전보다는 교내 프로젝트를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스튜디오단한, 개인 주택 설계의 강자

졸업 후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주 대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면서 보람과 즐거움도 있었지만 2%의 부족함을 느끼던 차에 독립의 기회가 왔고 과감하게 회사를 설립했다. 직원으로 회사를 다닐 때는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만 보였지만, 사업을 해보니 그 프로젝트가 내 것이라기보다는 전체의 부분이라는 것도 점차 깨닫게 되었다.

회사를 다니다 독립해 보니 많은 걸 알게 되더라고요. 회사를 운영한다는 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외에도 재정적인 부분이나 사람 관리, 기타 사건사고 수습 등 다양한 일들을 책임져야 하잖아요. 때문에 이런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이라면 회사 생활을 하면서 프로젝트에 더 집중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저는 제 사업을 운영하는 게 성향에 잘 맞았던 것 같아요.”

2015년 설립된 스튜디오단한은 주거설계 중에서도 신축 공동주택의 설계를 메인으로 하면서 허가, 준공을 제외한 건축 설계 영역까지 제공한다. 생각보다 큰 건설사의 설계를 하는 회사는 많아도 개인 주택의 설계를 하는 회사가 많지 않아서 의외의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다.

신축 분양을 하는 소규모의 회사들이 스튜디오단한의 주 고객이다. 메가 프로젝트는 영역별로 업무가 완전히 구분되는 반면, 개인 건설사 프로젝트는 대지에서 시작하는 건축설계에서부터 실내, 내장, 가구, 외부 사인, 모델하우스 디피까지 전체를 봐야 하기 때문에 건축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함께 해야 한다. 게다가 큰 건설사의 설계에 비해 가이드가 절대적이지 않아서 좀 더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고, 다른 회사에서 많이 하지 않는 일이라는 것 자체가 스튜디오단한의 차별성이다.

저희의 고객은 일반인보다는 사업 시행사들이 많아요. 다양한 시행사들과 일을 해보면 사업기획이 분명하고, 설계에 대해 얼마나 믿어주냐에 따라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더라고요. 한 가지 팁을 드리면, 설계 회사를 찾을 때는 자신이 생각하는 건축물의 이미지와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회사를 찾으시는 게 좋아요. 건축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기 때문에 비슷한 포트폴리오가 많다는 건 그만큼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는 의미라서 그런 업체에 맡기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구성원의 개인 성향 존중하는 조직문화 만들 것

지금까지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초반보다 모든 것이 고급화, 전문화되었지만 오히려 초창기 프로젝트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는 주현미 대표. 지금에 비하면 규모가 훨씬 작은 프로젝트가 많았고 예산에 비해 해야 할 일이 많아 발로 뛰면서 일을 했지만 그렇기에 더 큰 보람과 만족감이 있었다고.

건축이 마무리되면 대부분 모델하우스 디스플레이를 하는데, 그런 것까지 해서 보여줘야 할 이유를 못 느끼는 고객사 대표님도 계셨어요. 디피에 전혀 관심이 없으신 거죠. 간혹 저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디스플레이가 되는 경우도 있었고요. 건물은 대표님 것이지만 제가 담당했던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제 작품이 잘 보여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 사비를 들여서 디피를 한 적도 있는데, 너무 집중하다 보니 설계 비용의 80% 이상을 디피에 쓴 적도 있었습니다(하하).”

건축설계의 장점이자 단점은 자신이 얼마나 프로젝트에 애정을 가지고 임하느냐에 따라 만족도와 피로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설계, 디자인 등의 분야는 정답이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니, 얼마나 욕심을 내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일을 하고자 하는 열정만 있으면 오래 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래서 연차가 쌓이면 프리랜서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다. 나이가 많아도 열정과 감각을 유지한다면 프리랜서로 얼마든지 활동이 가능하다. 오늘이 있기까지 주 대표 역시 열정을 잃지 않았다.

저는 일을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이어서 결혼 전에는 일이 제 삶의 대부분을 차지했어요. 개인적으로 워라밸이라는 단어와 친하지 않았죠. 일이 제 삶이고, 삶이 곧 일이었기 때문에 어디서 뭘 하든지 항상 관심을 갖고, 일에 도움이 되는 부분은 욕심을 내서 찾아보기도 했던 것 같아요. 이 분야 일이 결국 관심을 가져야 잘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제 삶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3~4년 전쯤, 단한의 직원들이 바뀌는 시기가 있었다. 그때 직원들의 대부분이 90년대생으로 바뀌었다. 그 당시 사회적으로 일에 대한 가치관이 이슈가 되던 때라 주 대표 또한 90년대생들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책도 보면서 노력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길렀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현미 씨에게는 리더로서의 고민이 남아 있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까 제가 직원일 때는 몰랐던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일을 좀 더 욕심내서 하는 것과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의 차이가 많이 크다는 것도 느끼고요. 일 욕심이 있고, 일에서 만족도를 느끼는 친구들이 모여서 일을 하면 확실히 좋은 시너지가 나는데, 그것 또한 각자의 성향이라 강요할 순 없어요. 하지만 이 분야의 특성상 일과 삶을 나누고, 일에 대한 집중력을 잃으면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어요. 당사자들이 스스로 성장하지 못한다고 느끼면 일에서 흥미를 잃어가게 되죠. 조직구성원들이 성장하지 못하면 이에 대한 저의 책임도 크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개인의 성향을 존중하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을지 지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라면 적극 도전하세요

일을 즐길 수 없다면 다른 길도 고려해야 인생의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하는 주현미 대표. 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사회적인 이슈, 언론 플레이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 회사를 선택할 때, 가능하면 시공사 안에 있는 설계팀보다는 설계가 메인이 되는 회사에 들어가길 추천합니다. 물론 모든 일이 다 도움은 되겠지만, 시공사 설계를 하다 보면 시공을 위한 지원업무가 주가 되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수 있거든요. 설계 분야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와 제안들을 해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좀 더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경험해 보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주 대표는 설계 업무에서 필요한 역량, 특히 끈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역량의 측면에서 미적 감각과 공간감은 타고나는 부분도 분명 있어요. 하지만 일을 하면서 얼마든지 배울 수 있고 실력도 늘 수 있어요. 평소 많은 것을 보면서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확률적으로 디자인 감각은 좀 더 좋을 수 있지만 디자인 감각만 좋다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업무 특성상 호흡이 길기 때문에 끈기가 정말 필요해요. 힘든 시기를 넘길 수 있는 정신력도 필요하고요. 또한 프로젝트 별로 클라이언트와 굉장히 소소한 소통까지도 해야 하기 때문에 관계 능력도 필요하죠. 정리하면 결국 다양한 재능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고 싶고, 일을 통해 재미와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포기하지 말고 도전했으면 합니다. 잘 배우고 잘 버티면 정말 즐기면서 할 수 있거든요. 저도 응원할 테니 스튜디오단한의 성장도 지켜봐주세요.”

사진 / 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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