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고용률 57.8%, 역대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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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고용률 57.8%, 역대 최고치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3.05.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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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전 생애 취업_3040 경단녀 취업

작년 한해 워킹맘이 늘어나고 경력단절여성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계 살림이 팍팍해지자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기혼여성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2022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기혼여성의 고용현황에 따르면, 15~54세 기혼여성 8103000명 가운데 18세 미만 자녀와 동거하는 이른바 워킹맘262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6000명 늘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용률은 1.6% 포인트 상승한 57.8%2016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전체 기혼여성 취업자는 7000명 줄었으나 고용률은 1.5% 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 수준인 62.6%를 기록했다. 아이를 적게 낳다 보니 일자리를 유지하는 비율이 높아졌고, 공공·민간의 아이 돌봄 시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취업자는 3027000명으로 지난해 324만 명에서 213000(6.6%) 줄었다. 이 가운데 경력단절여성은 1397000명으로 20211448000명에서 51000명 감소했다. 15~54세 기혼여성 가운데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201919.2%, 202017.6%, 지난해 17.4%, 올해 17.2%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경력단절여성(1146000) 비율은 25.3%0.2%포인트 내렸다.

경단녀가 직장을 그만둔 사유는 육아(42.8%)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결혼(26.3%), 임신·출산(22.7%), 가족 돌봄(4.6%), 자녀교육(3.6%) 순이었다. 결혼·임신·출산·육아·자녀교육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기혼여성은 줄어든 반면, 가족 돌봄 때문에 직장을 떠난 여성은 6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4000명 늘었다.

한편,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전직 교육이나 훈련에 참여한 50+세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노동시장 복귀 확률이 1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상담에 따른 취업 확률도 8배 가량 월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50+세대가 정부에 요구하는 노동시장 재진입 관련 사항은 남성의 경우 창업이나 자영업 분야 지원을, 여성은 중장년에 적합한 파트타임및 계약직 일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이 정책 수립 및 효율적 사업추진을 위해 실시한 서울시 50+세대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전직교육 및 훈련이 50+세대 경력단절 여성의 노동시장 복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50+세대 남성의 경우 직장 및 공공기관 등이 제공하는 전직교육이나 훈련·창업박람회 참여 등 다양하면서도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노동시장 재진입을 꾀했다. 반면, 경력단절여성은 주로 지인 찬스를 이용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친화 외치던 은행, ‘경단녀채용문 폐쇄

경력단절여성 재취업이 늘고는 있지만, 정부의 이런 발표와는 다르게 산업 현장에서는 다른 이야기도 들린다. 특히, 여성친화를 외치며 경력단절여성의 채용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던 은행권의 최근 채용모습을 보면 현장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일반 행원들의 설 자리도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게 은행권 채용시장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명분으로 현장에서 짧게 일하다 가는 행원들까지 챙길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근무시간 선택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이야기했다

은행권 소식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공개채용 시즌에 시간선택제 직원을 뽑는 곳은 IBK기업은행 한 곳뿐이었다.

시간선택제란 육아, 건강, 병간호, 학업 등 사유로 전일제 근로자보다 짧게 일하지만 4대보험, 복리후생 등 근로조건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는 일자리를 말한다. 육아와 일을 병행함으로써 경력 공백기를 최소화하길 원하는 여성 근로자가 많아지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은행권엔 지난 2013년 도입됐다. 은행들은 시간선택제 시행 후 3년여간은 관련 인력 채용을 활발히 하는가 싶더니 제도를 추진한 정권이 바뀐 직후부터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 시작했다.

금융권 최초로 시간선택제 운영을 시작한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 2013110명을 채용한 이후 201470, 201570, 201630명으로 줄었고, 2018년부터는 준정규직(장애·보훈)으로만 20명 내외로 뽑고 있다.

경단녀의 사회 재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시간제 리테일 서비스(RS)직을 신설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지난 2017년 여성친화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신한은행 역시 최근 몇 년간 시간선택제 채용을 외면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750여 명을 시간제 RS직에 채용했지만, 그 후로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공고를 올리지 않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시간선택제 직원 채용 현황 자료 요청엔 집계가 힘들다는 이유로 제출을 거절했다.

시간선택제 채용 중단 이유에 대해선 유사한 형태의 파트타이머(단시간 근로자) 일자리를 운영하고 있거나 수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정규직 혹은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되는 시간선택제와 비정규직의 파트타이머는 정년보장과 복리후생 등에서 대우가 크게 차이가 난다. 또 집 근처 영업점에서 창구업무를 맡으며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선택제에 대한 경단녀들의 수요도 꾸준한 분위기다. 한창 시간선택제 채용이 활발했던 지난 2015년엔 경쟁률이 501에 달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시간선택제가 과거 정부 입맛에 맞춰 섣불리 도입했다가 떠안게 된 비효율 경영 조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전 정권의 일자리 창출 국정과제로 은행권에 경단녀 채용 열풍이 불었다. 그러나 당시 경단녀를 배려한 업무 조치에 역차별 논란이 일었고, 채용도 꾸준하게 하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정부 눈치에 급하게 제도를 도입한 데 따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하며 해당 제도를 추진한 정권에서만 빛을 내는 시한부 일자리는 희망고문에 지나지 않는다. 5년용 반짝 정책이 아닌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경단녀를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흐름도 있다. 롯데홈쇼핑이 여성 인재 양성 프로그램 상생일자리를 통해 여성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롯데홈쇼핑 뷰티 관련 파트너사, 렌탈업체, 건강식품회사 등 다양한 분야에 취업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상생일자리 프로그램을 6기까지 운영한 결과 총 수료생 218명 중 156명이 취업에 성공하며 취업률 70%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상생일자리 프로그램은 롯데홈쇼핑이 2018년부터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함께 운영해 온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결혼, 출산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로 구직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의 재취업을 돕는다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패션, 리빙 등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경력단절여성들을 대상으로 1:1 맞춤형 채용 상담을 통해 최적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업 전문가가 참여하는 유통 직무 교육을 비롯해 취업 컨설팅, 파트너사 면접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구직자들에게는 취업활동 지원을, 파트너사에게는 우수한 인재 확보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2년 말에는 지속된 경기침체로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점을 반영해 2021년보다 선발인원을 25% 확대했다. 4주간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유통 산업에 대한 이해와 홈쇼핑 직무 교육, 컴퓨터 활용 자격증(MOS) 취득 과정, 자기소개서 작성법, 자기PR 특강·모의면접 등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 과정이 진행됐다. 교육생에게는 온라인 교육을 위한 태블릿 PC를 무료로 대여하고, 수료 후 총 40만 원의 교육 수당도 지급했으며, 교육생을 채용한 파트너사에게 3개월 동안 채용 장려금 총 540만 원(180만 원씩 3개월)을 지원한다. 특히, 우수 수료자를 선발해 글로벌 유통 환경을 체험하는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지원하는 등 오프라인 운영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상생일자리 교육 프로그램 이후 진행되는 롯데홈쇼핑의 채용박람회 잡 페스티벌또한 여성 구직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단녀 재취업을 돕는 서울우먼업 구직지원금

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고 경단녀의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자 서울시가 임신과 출산, 육아로 경제활동이 중단된 3040 여성 2,500명을 대상으로 재취업을 돕는 서울우먼업 구직지원금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본 사업은 경력보유여성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의 하나다.

서울우먼업 구직지원금 사업은 만30~49세 미취업미창업 여성(중위소득 150% 이하)에게 3개월간 월 30만 원, 최대 90만 원의 구직활동비를 지원한다.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원 수강료부터 교재 구입비, 시험응시료, 면접 등 구직활동에 필요한 교통·식사비와 아이돌봄비까지, 구직활동 중 필요한 곳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내 거주지 인근 27개 여성인력개발기관에 직접 방문해 신청서 작성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코칭을 받거나 이메일(swup@seoulwomen.or.kr)로 신청하면 된다.

신청 후에는 자격확인 및 구직활동계획서 검토를 거쳐 신청 15일 내로 선정 여부가 결정통보되며, 신청 후 30일 이내로 구직지원금을 지급받는다. 지원금은 온·오프라인에서 바로 사용 가능하다. 기존 신한카드 소유자는 별도 절차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미소유자는 가까운 신한은행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모바일앱(신한쏠)을 발급받으면 된다.

구직지원금을 받는 3040 경력보유여성을 위한 다양한 구직활동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가동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구직지원금 수령 기간 동안 27개 서울시 여성인력개발기관을 통해 ‘3040 디지털·융합 여성미래일자리 교육특화프로그램(풀스텍 프로덕트 매니저 양성과정, 실버시설 행정실무자 양성과정 등 5개 과정)’을 받을 수 있다. 직장 적응과 복귀 지원을 위한 동기부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한 구직지원금 신청 시 지역 내 돌봄서비스 기관 및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할 수 있도록 연계 안내하고 수령 기간 중 채용 면접 시 돌봄서비스도 지원한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서울우먼업 구직지원금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3040 경력보유여성들이 경력을 살리고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이라며 자신의 전문 분야와 적성을 살린 일자리를 찾고자 노력 중인 경력보유여성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이윤경 인턴기자 dbsrud6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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