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에 기록된 왕의 건강 사태, 현대의학적으로는 ‘이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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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에 기록된 왕의 건강 사태, 현대의학적으로는 ‘이 병’이다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3.06.0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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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서평 / 「전하 옥체를 보존하소서!」

<정승호, 김수진 / 지식공감 / 17,000>

조선왕의 평균 수명은 50세가 안 되며, 나이 70을 넘긴 경우는 태조와 영조를 제외하면 없다. 잘 먹고 검진도 꾸준히 받은 왕이 어째서 오래 살지 못했을까?

첫째, 당시 의학의 한계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왕의 신체에 손댈 수 없었기에 접촉을 최소화한 진맥 정도가 최선이었다. 침술과 탕약 복용만으로 치료하기엔 그 영향이 미미하고 독성이 든 약재를 잘못 사용해 사망으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둘째, 잘못된 보건개념으로 위생 습관이 불결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위생 관념이 현대의 기준에 미달해 세균 감염에 취약했고, 과도한 성생활로 성인성 질환도 앓았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셋째, 한 나라의 왕으로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이다. 조선시대 왕은 위엄 있는 군주로 보이도록 노력해야 했다. 정쟁으로 인한 암살 위협을 경계하느라 온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넷째, 과한 영양 섭취와 운동 부족 때문이다. 왕의 수라상에는 7첩이 올라갔으며 일정상 많이 움직이는 일이 없었다. 세종은 고기를 즐겼으며 비만에서 온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위생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외과 수술의 도입으로 의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류의 평균 수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비만은 여전히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오래 사는 만큼 스트레스와 비만에서 오는 합병증을 더 길게 안고 가야 한다. 그러나 조선시대와 달리 의학기술이 더 발달하고 식품 조리 방법이 다양해진 요즘, 우리는 많은 질환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 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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