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힌트를 발견하는 시간, 리추얼로 ‘진짜 나’를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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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한 힌트를 발견하는 시간, 리추얼로 ‘진짜 나’를 찾아보세요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3.06.26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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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ing Company / 손하빈 밑미 대표

, 연애, 가족, 결혼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모든 고민에 늘 나만 모르는 정답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지금 내가 가는 길이 정답이 아닐까 걱정하기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를 지지해본 경험이 있는지에 주목해본다면 어떨까. 손하빈 밑미 대표는 모두가 나를 만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리추얼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단단한 나를 만드는 매일의 의식(ritual)<월간리크루트> 독자들에게 어떤 지지가 될 수 있을지 함께 들어보자.

 

하고지비, 하고재비란 어떤 일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뜻하는 방언이다. 자유롭게 오가는 사람들의 온기가 가득한 밑미홈에서 만난 손하빈 대표는 스스로를 하고지비라고 소개했다.

어린 시절부터 너는 하고지비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요.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고, 일 벌리는 걸 정말 좋아하고 즐거워하거든요. 깊게 파는 것보다 넓게 파는 것에 특화되어 있는 사람이죠. 그래서 지금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커리어를 쌓기도 했고요. 회사생활을 굉장히 열심히 했고, 그래서 인정받았고, 뒤따라오는 성취가 있었기에 기분이 좋기도 했어요. 밑미를 만들기 직전에 일했던 회사에서는 그 회사의 비전에 너무 공감해서 내내 그 비전을 어떻게 하면 이룰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죠. 근데 번아웃이 와서 곁을 돌아보니, 회사생활을 제외한 일상은 말 그대로 무너져 있더라고요. 나를 위해 하는 것도 없고, 스스로 질문도 하지 않는 것 같았고, 내 감정도 모르는 것 같았어요. 내가 나를 방치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슬픔이 찾아왔고, 그때부터 감사일기와 감정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밖으로 나가 운동도 하고, 저를 위해 음식을 잘 챙겨 먹기도 했고요. 그게 저의 첫 리추얼이에요.”

리추얼을 통해 스스로와 대화하는 시간을 반복하면서 정리되는 것들이 많아졌다. 번아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직접 경험한 변화는 확신의 토대가 됐다.

나와 대화를 시작하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러야 하는 비용이 많아진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모르고 한 선택, 세상의 정답을 따라가느라 허비한 시간이나 감정 같은 것들이요. 그래서 나를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가 정말 필요하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일상이 회복되는 걸 직접 경험하고 자연스럽게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거죠. ‘사업을 하고 싶은데 아이템이 뭐가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밑미를 시작한 건 아니에요. 제가 해온 일들을 회고하면서 내가 뭘 원하는지, 뭘 잘 하는지 알게 됐어요. 또 시작부터 함께해준 동료들이 있어서 큰 두려움 없이 밑미를 시작할 수 있었고요.”

밑미(Meet me)모두가 나를 만나길바라는 손하빈 대표의 마음이 담긴 브랜드이다. 밑미에서는 누구든 나를 말하고, 남을 듣고, 오늘을 쓰고, 어제를 읽으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갈 수 있다.

나를 돌보는 방법,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느끼는 방법은 정말 다양해요. 리추얼이라는 개념이 조금 생소한 분들도 계실 수 있는데, 쉽게 설명해 나를 의식적으로 바라보는 활동이라고 표현할 수 있어요.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살기 정말 좋은 환경에 놓여있어요. 눈 뜨면 핸드폰부터 보고, 별생각 없이 목적지를 향해 걷고, 일이 바쁘니까 틈나는 시간에 식사를 때우기도 해요. 모두 무의식적인 행동이죠. 리추얼은 이 모든 시간을 나의 관점을 가지고, 의식하고 바라보는 것이에요. 핸드폰을 끄고 길을 걸으면서 내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느끼는지 아는 것,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어떤 기분인지 바라보고 아침 일기를 쓰는 것, 나를 위해 정성껏 식사를 준비해 잘 차려 먹는 것까지 내가 하는 모든 활동을 유심히 살피다 보면 관점이 생겨요. ‘내가 이렇게 느끼는구나’, ‘나는 이런 생각이 있구나알게 되죠. 관점이 생기면 일상의 모든 것이 바뀌어요.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고, 일하는 방식도 바뀌고, 나의 욕구에 맞게 살게 되죠.”

 

하루 10, 나를 위한 시간이 리추얼의 시작

리추얼을 시작한다고 해서 단숨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기진 않는다. 하루 단 10분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 리추얼의 시작이고, 이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나의 관점이 되는 까닭이다. 밑미에서는 리추얼 초보자가 하루 10분 가볍게 시도할 수 있는 리추얼부터 리추얼 문화를 만들어 온 이들이 직접 변화를 경험했던 리추얼까지 다양한 리추얼들을 만날 수 있다.

밑미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브랜드입니다. 모두가 비슷한 관점으로 스스로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하지 않아요. 음악, 음식, 운동, 명상, 글쓰기, 책 등 보편적인 활동을 하면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느끼는지 각자 정말 다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죠. 정답은 없어요. 각 활동은 나를 보게 하는 매개체에요. 활동할 때 내가 무엇을 어떻게 느끼는지 기록하고, 그게 쌓이면 아하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밑미의 모든 리추얼에서는 기록을 해요. 기록은 객관화에 아주 좋은 작업이거든요. 기록이 쌓여 내가 누구인지 객관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죠.”

밑미의 리추얼은 리추얼을 이끄는 리추얼메이커와 리추얼을 신청한 리추얼메이트들이 온라인 채팅방에 모여 각자 매일 실행한 리추얼을 기록하고 인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록하는 커뮤니티가 어떻게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는 걸까.

리추얼메이트들이 리추얼을 하면서 과거의 자신이었다면 선택하지 못했을 선택지를 골랐다고 얘기할 때 밑미를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굉장히 큰 변화잖아요. 저도 경험자이고요. 서로를 향한 엄청난 지지와 응원의 댓글이 미치는 역할도 정말 커요. 보통 어떤 시도를 앞두고 있을 때, 지지와 응원보다는 조언을 많이 들으며 살잖아요. 등 떠밀어주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죠. 근데 밑미에는 지지와 응원이라는 문화가 있어서 다들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얻어요. 커뮤니티 안에서 용기를 얻어 해낸 사람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용기와 지지를 보내죠. 그 사람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요. 선순환이에요. 밑미를 이루고 있는 많은 것들이 응원과 지지라는 따듯한 문화 안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잘 이어져 오고 있는 게 아닐까 해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밑미를 여기저기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 밑미홈에 오셔서 물리적 대가 없이 밑미홈 지기를 해주시는 것 모두 자신이 받은 응원과 지지에 감사한 마음으로 해주시는 것들이라 그 모습을 볼 때 정말 뿌듯합니다.”

 

2023년 하반기, 기업 대상 리추얼 사이트 런칭

커뮤니티를 구심점으로 삼는 브랜드 중 사업화에 성공한 케이스는 손에 꼽을 정도로 극소수이다. 대다수의 커뮤니티들이 수익화 과정에서 장벽에 부딪혔다. 그래서 더 밑미의 비결이 궁금했다. “커뮤니티를 넓혀가면서 특별히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손대표는 진지한 얼굴로 커뮤니티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했다.

밑미는 나를 알고자하는 하나의 욕망으로 모인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욕구가 단일하죠. 커뮤니티 안에서는 사람들의 욕구가 단일해야 해요. 어떤 사람은 연애하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성장하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문화생활을 하려고 하면 서로가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각기 다른 욕망의 모자를 쓰고 앉아있으니까요. 커뮤니티 기반의 브랜드들이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사라지는 이유는 커뮤니티의 본질이 변했기 때문이에요. A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B를 팔고 있는 커뮤니티에는 서로 각기 다른 욕망의 모자를 쓴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어요. 지식을 주는 것 같지만 인맥을 팔고, 성장을 주는 것 같지만 경제를 팔죠. 커뮤니티는 주는 것과 파는 것이 같아야 해요. 안팎이 다른 커뮤니티에는 늘 실망하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거든요. 안팎이 같다면 커뮤니티는 아주 건강하게 계속 커질 거에요.”

다가오는 여름, 밑미에서는 오프라인 모임이 더 활발히 진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진행했던 기업 대상 리추얼 프로그램의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 정식 비즈니스 사이트(www.nicetomeetme-biz.kr)도 런칭했다.

지금은 건물 2층을 누구나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밑미홈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건물 전체 공간을 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 공간으로 바꿔보려고 시도하고 있어요. 이 공간에 오시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을 중심으로 리추얼이 번져나갔으면 좋겠어요. 또 비즈니스 사이트를 오픈했습니다. 개인으로 리추얼에 참여해주셨던 분들이 본인이 재직하시는 회사에도 밑미를 추천해주셨어요. 그래서 종종 기업 단위로 리추얼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그 기록들이 꽤 많이 쌓였더라고요. 기업 구성원 개인이 스스로를 돌볼 수 있도록 돕고, 서로 응원하고 지지하는 기업 문화를 만드는 데 밑미의 리추얼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고, 정식으로 기업 대상의 비즈니스 사이트를 오픈했습니다.”

응원과 지지를 보내줄 사람 꼭 필요

반복되는 좌절과 불안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구직자들이야말로 리추얼이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손하빈 대표는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힘든 시간이긴 하나, 명민하게 나를 바라보는 시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구직이라는 게 선택을 받는 것이라는 개념이 강해서 더 힘든 것 같아요. 불합격 통보가 나의 가치를 거절하는 것이라고 느끼지만, 그게 아니에요. 채용 과정이 마무리되면 한 번 적어보세요. 회사의 상황 등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거든요. 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해당 기업과 맞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인데, 대부분의 지원자가 굉장히 자책하잖아요. 또 스스로 보잘 것 없다고 느껴질 때, 감사일기를 써보세요. 실제로 많은 취업준비생 여러분들이 감사일기를 쓰는 리추얼을 하면서 무기력한 생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해 주셨어요. 내 안에 있는 가치를 들여다보고, 내가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해보세요. 두 번째는 감정을 써보는 거예요. 불합격이 슬픈 이유가 뭔지 돌아보는 거죠. 일이 너무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슬픈건지,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빨리 취직을 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아서 슬픈건지 구체적으로 감정을 적어보세요. 많은 사람들이 남들이 보기 좋은 선택을 하게 되거든요. 그 전에 리추얼을 한다면 정말 내가 원하는 길을 찾게 될 수도 있어요. 남의 목소리가 아니라 명민하게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으로 사용해보세요.”

손하빈 대표는 나이와 상황, 역할을 불문하고 주변에 누굴 두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의지력만큼 중요한 것이 환경이기 때문이다.

구직 중이든, 사업을 하든, 나이가 많든 적든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에 누굴 두느냐예요.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 있을 때, 우리에게는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꼭 필요해요. 나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람이든, 콘텐츠든 늘 곁에 두세요.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을 치우기 힘들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을 매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세요. 나의 의지력만으로는 용기를 내기 너무 힘들어요. 용기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매일 꾸준히 가져 보세요. 지금보다 더 나답게 행복해질 수 있을 거예요.“

·사진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daum.net

밑미 비즈니스사이트  https://www.nicetomeetme-biz.kr/
밑미  https://www.nicetomeet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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