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며 ‘생각 주간(Think Week)’ 갖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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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며 ‘생각 주간(Think Week)’ 갖기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3.07.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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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의 커피이야기
김수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7월은 한 해의 하반기가 시작되는 달이다. 여름이기에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들은 성수기를 맞는다. 더운 날씨로 인해 에너지 보충으로 닭이나 오리를 먹는 초복과 중복도 7월에 있다. 학생들에게는 여름방학의 시작이자 직장인들에게는 휴가철의 시작이다. 1년의 절반이 지나고, 다시 시작하는 시점에서 생각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빌 게이츠는 1년에 두 번 다이어트 콜라를 가득 채운 냉장고가 있는 통나무집에서 1주일간 아무도 만나지 않고 책을 읽는다고 한다. 그 시간을 생각 주간(Think Week)’이라 불렀고, 마이크로소프트를 경영하며 가장 바쁘던 시절에도 예외없이 실천했다고 한다.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한 시간은 한없이 계속되는 영겁과 같을 수도 있고, 한순간의 찰나와 같을 수도 있다. 시간을 어떻게 만들지, 어떻게 사용할지는 순전히 개인의 마음에 달려 있다.

우리가 눈을 감고도 어떤 냄새인지 짐작할 수 있는 건 바로 코가 있기 때문이다. 콧속에는 무엇이 있기에 다양한 냄새들을 구별할 수 있을까.

우리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은 코 안에 냄새의 정체를 파악하는 후각 수용체가 있기 때문이다. 커피나 빵의 달콤하고 구수한 냄새는 침이 꿀꺽 넘어가게 한다. 똑같은 홍어를 놓고 어떤 사람은 맛있는 음식의 향으로, 어떤 사람은 악취로 받아들인다. 그 이유는 바로 기억에 있다. 후각은 본능적으로 발달한 감각이라면, 냄새는 대뇌변연계에서 좋고 나쁨이나 공포 등 복잡한 감정을 조절하면서 냄새를 맡는 동안 감정적 기억을 되살린다. 어떤 냄새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데 기억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만약 후각을 잃어 냄새를 맡지 못하면 가스가 새는 상황에서도 알아챌 수 없어 죽음에 이를 수 있고, 상한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다. 이렇게 후각은 각종 위험을 알려주는 중요한 경보체계이다. 반면, 향수나 꽃향기를 맡을 때에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좋은 음식 냄새는 맛을 더 잘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은 커피 향만 맡을 때도 있다.

커피는 각각 특유의 향기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전체 커피 향기를 총칭하여 부케(bouquet)라 한다. 서로 다른 온도에서 기화되는 여러 가지 화합물질의 상대적 휘발성에 따라 커피향기는 크게 분쇄된 커피에서 나는 가스 상태의 향기(dry aroma, fragrance), 갓 추출된 커피액에서 나는 향기(aroma), 커피를 마실 때 느껴지는 증기 상태의 향기(nose), 마시고 난 뒤 잔여물에 의한 증기 상태의 향기(aftertaste) 등 네 가지로 분류된다.

생성원인에 따른 향기를 분석하면, 효소작용에 의해 생성된 향일수록 분자량이 작아 휘발성이 강하며, 아래로 갈수록 분자량이 크고 휘발성도 약해진다. 때문에 분쇄 커피에서 나는 향은 가장 가벼운 향인 Flower 향이며, 다음 단계인 추출 커피의 향(aroma)일 때는 가벼운 Fruity, 그 다음은 Herbal 향이 난다. 물론 이 향은 한 가지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로 중첩되어 느낄 수 있으며, FragranceAroma는 기체상태에서 느껴지는 반면, NoseAftertaste는 인식되는 향기 물질이 휘발성이 낮으므로 물에 녹아 증기 상태가 될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다.

고대인들은 향기에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어 종교의식에서 악령을 쫓아낼 때나 불안을 잠재우고 싶을 때 각종 향기를 안정제로 사용했다. 불에 태워 냄새를 나게 하는 향은 명상할 때 마음을 진정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고대인들이 믿었던 것처럼 향기에 신비한 힘이 있다는 독일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도 있다. 잠을 잘 때 장미 향기를 맡은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기억력 게임을 더 잘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실험에서는 솔잎 향이 우리 몸을 긴장시키는 교감신경을 안정시켜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준다고 확인되었다.

뜨거운 7월의 여름, 비싼 명품 백이 아니라 명품 책을 넣은 가방을 들고 커피와 함께 생각 주간(Think Week)’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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