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미만 출입금지, 5070을 위한 소셜 커뮤니티 플랫폼 ‘시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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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미만 출입금지, 5070을 위한 소셜 커뮤니티 플랫폼 ‘시놀’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3.07.06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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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ing Company | 김민지 시놀 대표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사상 처음 900만 명을 돌파했으며, 2050년에는 전체 인구 중 고령 가구가 절반(49.8%)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 인구 비율이 초고속으로 늘고 있는 현 시점, 노년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시니어들의 유쾌하고 활기찬 라이프스타일을 놓고 고민하는 시놀의 김민지 대표를 만났다. 탄탄한 기업 재무 영역에서 커리어를 쌓다 돌연 시니어 소셜 벤처 창업에 뛰어든 김민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시놀은 50대 초반부터 70세 후반의 액티브시니어들을 위한 소셜 데이팅과 취미·여가 활동을 중개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말 서비스 출시 이후 단기간에 1만여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미래에셋증권 은퇴컨설팅 부서에서 5년간 근무하며 액티브시니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에서 일할 당시, 20여 년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의 사례를 보면서 국내에서도 시니어 관련 비즈니스가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팬데믹 이후 황혼 이혼’, ‘돌봄이 필요한 1인 노인가구’, ‘노인 고독사등의 키워드가 급부상하면서 시니어 비즈니스 영역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감사하게도 시놀 런칭과 시점이 맞아떨어졌죠. 투자 유치 초창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응도 많았는데, 지금은 많은 투자자 여러분들이 시놀을 궁금해하세요.”

시놀은 시니어 놀이터의 약자로, 은퇴 시기를 맞이한 액티브시니어들이 놀이터에서 놀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 경쟁과 스트레스 없이 새 친구를 사귀고 여유를 즐기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름이다.

“MZ세대 여러분들께는 소셜 데이팅 앱, 소모임 앱, 친구찾기 앱이 익숙한 개념일 텐데, 50대 이상의 시니어들이 이성 친구를 찾을 수 있는 앱을 만든 건 시놀이 국내 최초에요. 시니어들도 주변에 있는 비슷한 연령대의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를 새로운 방식으로 만날 수 있게 된 거죠. 시니어 여러분들이 자발적으로 단단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 시니어 소셜 데이팅 앱, 시놀

병약한’, ‘고집스러운’, ‘외로운등의 부정적 의미를 내포한 단어들을 시니어의 대표 이미지로 떠올리는 사회적 분위기는 여전하다. 김민지 대표는 나이 들어간다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액티브한 시니어들은 신체의 노화를 마주해도 여전히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기에 시니어 대상 소셜 데이팅 앱을 기획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우리 모두는 결국 노인이 될 것이기에 나이 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김 대표의 관점이 더 궁금했다.

신체적 기능이 쇠퇴하고, 오래 사용한 신체가 질병에 취약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닐까 생각해요. 하지만 노화하는 신체에 얽매여 고민하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확장하는 것보다 노화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마음이 신체를 지배하잖아요. 행동은 조금 느려지고, 감각은 무뎌지겠지만, ‘건강하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이 신체의 건강함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잖아요. 시놀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도 주체적이고 활발히 활동하고 건강하게 나이 드는 지금의 시간을 채워나가는 것을 건강한 에이징이라고 표현합니다. 요즘 세대의 시니어는 자신의 나이를 실제보다 10년 젊게 생각한다고 해요. 액티브시니어 세대는 시간의 여유, 경제적 여유뿐 아니라 욕구와 에너지도 충만한 상태에요. 우리가 떠올리는 과거의 실버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가치관과 소비 패턴을 보이는 세대입니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삶보다 후반기의 인생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도전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아요. 많은 시니어들이 이미 젊은 오늘을 유쾌하게 살고 계십니다. ,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성공적인 노화, 건강한 에이징을 위해 매일 집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며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챙겨보세요.”

국내 최초 시니어 소셜 데이팅 앱시놀은 시대를 앞서가는 아이템이지만, 김민지 대표는 시놀을 향한 우려 섞인 목소리들을 듣기도 했다.

“‘시니어 데이팅을 주제로 대형 언론사에서 기사가 나갔던 적이 있어요. 시놀을 소개해주셨더라고요. 해당 기사 덕분에 사용자 수가 급격히 늘기는 했지만, 기사 댓글란에서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확인할 수 있었죠. 시니어분들이 단짝을 찾는 여정을 누군가는 좋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시놀을 시작했던 시점에는 문화적인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고요, 그 우려가 무색하게 시놀에서 꼭 단짝을 찾아 재혼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탄탄한 핵심 고객층이 생겼어요. 무엇보다 사용자들이 매칭되어 만날 약속을 잡는 걸 볼 때,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고, 채널을 열어주지 않아 해소할 수 없었던 시니어들의 니즈를 풀어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나이가 들어 가족관계 와해나 황혼 이혼으로 싱글이 된 시니어가 53%로 집계됐어요. 생각보다 정말 많죠. 시놀은 비슷한 연령 그룹 내에서 서로 간의 정서적·사회적 지지를 통해 시니어 고립과 우울을 해결하는 것을 소셜 미션으로 삼고 있어요.”

시놀은 쉬운 가입과 사용을 지향하면서도 클린한 서비스, 안전한 플랫폼을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AI 모니터링, 피싱 안전장치, 카메라 인증을 통한 사진 도용 방지, 최소한의 개인정보 수집, 채팅 수락 기능, 안심번호 서비스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득한 모임 서비스로 확장할 것

시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시니어들의 삶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시놀을 통해 이성 친구와 대화하면서 잊고 살았던 떨리는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듣고, 연애하게 돼서 행복하다는 이야기도 들어요. 정말 긍정적인 변화죠. 또 젊은 시절 못해본 경험들이 정말 많은데, 혼자서는 시도하기 어렵다고 대다수의 시니어 여러분들이 말씀하세요. 프로필 촬영, 유튜버 도전, 패키지여행, 버킷리스트 달성처럼 젊은 세대가 하고 싶은 일과 별 차이가 없어요. 각자 살아온 인생은 다르지만, 비슷한 또래가 모이기 때문에 눈치를 보거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무엇이 하고 싶은지 더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신다는 사실을 채팅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견했어요. 그래서 시놀에서 단짝찾기 이외에도 하고 싶은 것을 더 적극적으로 활발히 시도하실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에요. 50대 이상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액티비티가 가득한 시니어 놀이터를 꿈꾸고 있습니다.”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시니어들이 시놀을 꼭 활용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니어들은 어떻게 처음 시놀을 접하게 되는 걸까. 어떻게 하면 시니어들에게 시놀이 닿을 수 있을까.

타겟 고객이 시니어층이라 일반적인 SNS 마케팅으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려워요. 저희는 오프라인으로 부딪치죠(웃음). 주로 주말, 등산로 입구에서 발품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활동적인 시니어들이 많은 곳에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물이나 1인용 방석 등 등산에 필요할 만한 것들을 홍보물로 나눠 드리면서 시놀을 알리고, 앱 설치를 직접 도와드리기도 해요. 또 데이트 기능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기 좋은 모임기능을 현재 개발하고 있고, 곧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올 하반기부터는 파크골프나 피클볼 등 시니어분들이 관심 있는 스포츠 모임을 직접 운영할 계획이에요. 운영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소모임에 관심 있는 회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생각입니다. 사용자 인터뷰를 해보니, 시니어 여러분들은 원데이클래스 같은 1회 체험성 모임보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모이는 모임을 선호하신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니즈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가며 단순 매칭 서비스가 아닌, 소통 중심의 자발적 소셜 네트워크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창업, 일단 도전해 보는 것이 중요

김민지 대표는 시놀이 시니어들이 매일 놀러 오는 온라인 놀이터로 성공적인 시니어 전용앱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사명감이 시놀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말한다.

“1인 고령 인구 증가는 정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거에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인생 후반기를 사랑하며 사는 것, 도전적으로 사는 것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시놀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살아갈 시니어들을 응원해요. 아직은 자유롭지 못한 연령 차별, 세대 차별의 시각을 타파하고, 지금의 젊은 세대가 시니어가 되었을 때에도 인생을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만들며 함께하고 싶습니다.”

시놀이 초기 창업과정에서 어떻게 안착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사용자의 니즈를 적극 반영하고 개선해 나갔다고 말했다.

제가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인데, 이게 창업할 때 마이너스가 되더라고요, ‘시놀의 MVP가 설계한 가설에 맞지 않으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이 정말 컸거든요. MVP 개발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은 창업자가 감당해야 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결국 미완의 상태로 MVP를 시장에 우선 출시했어요. 미완인 MVP 출시 자체가 저에게는 굉장히 과감한 도전이었어요. 시장의 반응에 집중해보자는 마음으로 보고 있었는데, 생각 외로 수월하게 가입하시더라고요. ‘중년 채팅앱이라는 키워드로 주로 들어오셨어요. 고령자 친화적인 쉽고 간편한 인터페이스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기 때문에 다양한 기능을 사용해보셨고, 불편한 부분들을 정성스럽게 장문으로 남겨주시더라고요. 그 부분들을 바로바로 개선에 반영하면서 서비스 초반에는 일주일에2~3번씩 업데이트했어요. 결국 사용자가 직접 사용해봐야만 진짜 사용자 관점의 완벽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되었죠.”

마지막으로, 창업을 먼저 경험해본 창업 선배로서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면서 계속 함께 만들어 가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완벽한 모습을 만들려고 애쓰지 말고 더 많이, 더 적극적으로 도전해보길 바라요. 혹시 지금 창업 자체를 망설이시는 분들이 계시면, 일단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혹시 저희 서비스를 같이 운영해보고 싶은 분, 아이디어가 있는 분이 계시다면 홈페이지 아래에 기재된 메일로 지원해주세요. 제가 갖고 있지 않은 강점을 가지신 분이 팀에 합류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더 많이 들어요. 완벽하게 계획을 세워야만 실행하는 스타일이라, 저랑 다른 특성을 갖고 계신 일단 부딪쳐 보는 적극적인 분이라면 서로 보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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