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예술인가 비즈니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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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예술인가 비즈니스인가?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3.07.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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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수 교수 칼럼
서창수 순천향대학교 교수

여름 더위가 막 시작되는 6월 중순, 서울의 도심은 또 한 번의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큰 행사가 치러졌다.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대형 사고가 나지 않도록 특별관리를 지시할 정도의 대규모 행사다. 매주 말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우는 노동 시위대가 아니라 이번에는 글로벌 축제 행사다. 세계적인 스타 BTS가 데뷔한 지 10년을 축하하는 ‘BTS 페스타. 613일이 BTS가 데뷔한 지 10년이 되는 날이라고 한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각국에서 40만 명 이상이 이번 페스타에 참석했다고 한다.

BTS는 지금은 잠시 활동을 쉬면서 휴식기를 가지고 있지만, 지난 10년 세계 음악 역사를 뒤흔든 맹랑한 대한민국 청년들이다. 빌보드라는 세계 주류 음악의 무대에서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리고, 무려 6개의 곡을 100위 안에 진입시키는 개가를 이루었다. 당연히 한국 음악으로는 처음이고, 빌보드 역사에서도 아시아 음악으로는 처음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음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음악과 비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 형용할 수 없는 경이적인 성과를 이룩하였다. 32개의 MNet 아시안 뮤직어워드, 29개의 멜론 뮤직어워드, 24개의 골든디스크, 19개의 기네스 신기록, 10개의 MTV 뮤직어워드, 6개의 아메리칸 뮤직어워드, MTV 뮤직비디오어워드 등등.

 

음악 활동과 함께 공익적 활동으로 공감 얻어

음악인들이고 가수이니 노래를 잘 하고 춤을 잘 춘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BTS가 경이로운 것은 음악 이외의 분야에서도 다양한 활약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 총회 초청을 받아서 세계청년들의 관심사와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미국 대통령실 백악관의 초청을 받아 반아시아 증오범죄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면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유력 청년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가 하면 세계적인 이슈, 즉 기아, 환경, 전쟁, 약자 등과 공익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세계인들과 공감을 만들어 가면서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 역할도 하고 있다.

이러한 음악 활동과 함께 공익적 활동은 서로 다른 세계인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고 언어와 국경, 문화와 인종에 관계없이 세계 각국에 강력한 팬덤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아미(Army)라는 이름의 팬덤은 공식적으로 등록을 하고 활동을 하는 숫자가 세계적으로 1,8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BTS 음악을 알리고 홍보하는 역할도 하지만, 스스로 봉사 조직이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활동까지 하면서 BTS를 세계적인 인물로 만드는 각국 마케팅의 최전선 전사들이다.

BTS가 대표적이긴 하지만 지난 20년간 한국의 대중음악은 이른바 K-POP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진출하였다. 세계 음악사에 유례가 없는 파상적 성공을 거두었고, 그 진격은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미국 중심의 글로벌 팝 음악계에 새로운 충격이 되기도 하였고, 세계인들이 한국과 한국인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였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찾는 유학생들이나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을 오는 가장 큰 이유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서라고 한다.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이유를 물으면, K-POP 가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각국 현지에서도 한국어를 배우는 바람이 강해지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이 K-POP의 보급이다.

K-POP의 세계적인 성공 원인에 대해서는 그간 다양한 전문가들의 분석과 연구가 많다. 어린 나이에 재능 있는 인재를 사전 발굴하고, 철저한 기준과 실력에 의하여 선발하며, 집중적이고 강력한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서 최고의 기량으로 길러내는 한국적 독특한 교육 훈련 시스템을 가장 먼저 꼽는다. 유튜버나 틱톡, 다양한 온라인 네트워크와 같은 SNS를 효율적으로 활용한 전략도 성공 요인임이 분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각국에 강력한 팬덤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혹자는 한국인들의 음악과 춤을 좋아했던 역사적 전통과 문화, 신바람을 강조했던 서민문화에서 그 뿌리를 찾기도 한다.

 

비즈니스적 요소 가미해 성공

그러나 그러한 이유가 진정한 K-POP 성공의 원인이라면 아마 다른 나라들도 손쉽게 성공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끼 있고 재능있는 어린 후보자를 미리 발굴해서 강한 훈련을 시키고, 어디에나 보급된 SNS를 활용하면 된다.

지구상에는 한국인들보다 노래를 더 좋아하고 춤을 더 잘 추는 민족들이 많다. 그런데 왜 한국인들이 주도하는 K-POP만이 이렇게 다양한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걸까? 그 진정한 답을 찾아보기 위하여 한국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공부하는 각국 외국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각국에서 온 여러분들 입장에서, 여러분들 나라도 음악이 있고, 가수가 있고,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전통과 문화, SNS와 교육과 훈련시스템이 있는데, 왜 여러분 나라의 음악은 K-POP과 같이 세계적 진출을 하지 못하는가? 그 원인은 무엇인가?”

외국인 학생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이 접수되었고 대부분 의견은 비슷하였다. 위에서 거론하였던 범주의 의견들이었다. 그러나 한 학생의 분석이 눈길을 끌었다. 다른 나라들 음악과 비교하여 K-POP 성공의 가장 큰 원인은 외국에서는 음악을 그냥 음악, 예술로 접근한 데 비해, 한국은 음악을 처음부터 비즈니스로 접근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아무도 그렇게 이야기한 적이 없는 원인이다.

K-POP은 다분히 사업적이다. SM, JYP, YG, Hive는 아티스트들을 양성하고 운영하는 대표적 K-POP 회사들이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큰 성공과 함께 지금은 모두 주식시장에 상장할 정도로 크게 성장하였고, 기업 가치도 대기업에 버금갈 규모로 성장하였다. 아티스트를 선발할 때도, 양성할 때도, 곡을 작곡하고 연습할 때도 사전 철저한 시장 조사와 목표 시장을 설정하였다. 철저한 분석과 전략으로 사업을 경영하였다.

그러나 유럽이나 미국, 다른 나라에서는 이러한 과정보다는 아티스트 개별 차원에서 그냥 음악이 좋아서, 재능이 있어서, 즐기기 위해서 하는 자발적, 개별적 시작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K-POP과 같이 전략이나 조직, 자금, 방향성 등에서 일관되게 철저하거나 전략적이지 못하였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경쟁을 즐기고, 순위를 즐기며, 성취를 즐긴다. 그것 때문에 경제 대국이 되었고, K-POP을 세계 음악의 주류 반열에 올려놓았으며, 영화와 뷰티, 패션과 음식까지 세계시장에 ‘K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갑작스런 K 바람에 세계 각국은 우선 경이로움으로 반기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삭막함이나 무미건조함, ‘경제동물의 나라로 볼 수 있는 여지도 있을 것 같아 잠시 움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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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수 교수는…

순천향대학교 창업지원단장

순천향대학교 일반대학원(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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