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무엇을 직업으로 삼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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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무엇을 직업으로 삼아야 할까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3.08.23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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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평생 직업과 자기발견_잘하는 것 vs 좋아하는 것

직업인들의 오래된 고민이자 진로 설계를 앞둔 구직자들에게도 중요한 질문일 것이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겹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주 드문 이야기처럼 들린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중 우리는 어떤 것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보통 잘하는 것은 재능이 있다는 것, 적성, 능력과 같은 맥락이다. 어떤 일을 수행해 낼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뜻한다. 남들보다 나은 성과를 보이는 업무는 나의 적성에 맞는다, 잘한다고 표현할 수 있다.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면 업무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기 쉽기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자신 또한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좋아하는 것은 흥미의 영역이다. 최근에는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일을 덕업일치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에는 열정을 가지고 열심을 낸다. 누군가 강요 때문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임한다. 그러나 좋아한다는 것이 잘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좋아하는 동시에 잘하는 것이 있고, 좋아하지만 잘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또 좋아하지 않지만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있고, 좋아하지도 않고 잘하지도 못하는 것이 있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선택할 것인지,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기 앞서, ‘직업이 무엇인지 다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 선택

직업의 사전적 의미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이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고민할 필요없이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이 옳은 일인 것처럼 느껴진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다른 사람보다 더 뛰어난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유리한 게 아닐까. 잘하는 일의 영역에서는 보다 쉽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업무에서 높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계속하여 종사라는 문구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우리의 인생 절반 이상은 일하는 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을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내 인생의 절반 이상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돈을 버는 것에 투자할 것인가, 즐거움에서 오는 만족에 투자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즐겁고 만족스럽게 일하면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모두가 바라지만,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좋아하지는 않지만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퇴근 후 시간을 좋아하는 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 고민을 해결한다. 균형 잡힌 방식이자 가장 전형적인 대안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해서 얻을 수 있는 기쁨과 본업으로 삼아 업계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은 질적으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직장 생활은 내가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업무 자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이들로부터 성과를 인정받는 일은 즐겁고 만족스러울 수 있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할 때 딱 잘라 규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직장 생활 자체를 잘하지만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거나 업무 이후의 시간을 잘하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지 말자. 직장 생활뿐 아니라 어떤 활동이든 복합적인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일은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미 잘하는 것에 임하는 과정에서 좋아하는 요소를 찾아내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잘하는 것으로 만드는 치열한 노력의 과정을 겪고 있다.

너무나 명확히 이분되고, 꼭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잘하는 일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편을 권해본다. 20~30대에도 큰 성취를 이루는 사람도 있으나, 많은 이들이 중년이 되어서야 노력의 결실을 맺는다. 지금 잘하는 수준보다 더 높은 경지에 다다르는 것은 젊은 날엔 쉽지 않은 일이다. 또 잘하는 일이 계속 개발되고, 잘하는 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내적 동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좋아하지 않지만 잘하는 일에서 좋아하면서 잘하는 일이 되는 길보다, ‘좋아하지만 잘하지는 못하는 일에서 좋아하면서 잘하는 일이 되는 길이 더 시도해 볼만한 길이 아닐까. 선택 이후 어떻게 노력하며 치열한 과정을 겪느냐가 중요하다. 잘 못하는 일 앞에는 아직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다. 처음부터 잘하는 일을 찾기는 힘들다. 좋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다 보면 결국 잘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 찾기>

1.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시도하기: 일단 관심이 생기는 일을 가능한 범위 안에서 다 시도해보자. 다양한 경험이 쌓이면 그 경험을 토대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별해볼 수 있다.

2. 행복을 느끼는지 생각해보기: 좋아하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행복한 감정과 연결된다.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지 고민해보자.

3. 최근 해본 경험들 분석하기: 사진이나 영상, 기록 등이 있으면 좋다. 그 상황으로 다시 이동했다고 상상하고 집중해보자. 별것 아니라고 여겼던 경험인데,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고 상상하다가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좋아하는 일 찾는 다양한 시도 필요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라는 책에 일만 시간의 법칙이 등장한다. 한 가지 일에서 큰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학습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개념이다. 많은 이들이 ‘1만 시간에만 방점을 찍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1만 시간을 어떻게보냈냐는 것이다.

단지 좋아하는 것을 오래 한다고 해서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익숙해질 뿐이다. 좋아하니까 더 열정적으로, 더 적극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깊게 몰입했을 때 좋아하는 것잘 하는 일로 개발시킬 수 있는 것이다. 잘하는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훈련과 노력이 투자되어야만 한다.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훈련의 고단함과 지난한 노력의 과정을 버텨낼 가능성은 높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진짜로 잘 모르는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분명 좋아하는 활동이 있는데, 그 일로 생계를 일구기엔 부적합하다는 다른 이들의 평가에 아예 직업 선택의 보기로 두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일을 직업으로 삼기를 포기하기보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돈을 벌 수 있게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이 돈이 되는 시대가 되면서 좋아하는 일에 대한 가치가 재고되고 있다. 예전에는 당연히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했다면, 지금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다만,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다면 불안감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좋아하는 일로 인정을 받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임을 기억하자. 자신을 믿고 꾸준히 나아가면 결실 맺을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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