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더 가까이 나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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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더 가까이 나와 만나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3.08.29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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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숙경의 헤드헌팅 라이브 | ‘미래를 잇다’_6
심숙경 (주)이노HR컨설팅 대표

아침 조깅길에 높이 점프를 하면서 물수제비를 뜨듯 헤엄치는 물고기들의 매력에 푹 빠져 있자면, 문뜩 생각나는 예화가 있다. 두 마리의 어린 물고기가 헤엄치며 놀다가 나이 든 물고기에게 질문을 받는다.

안녕 애들아, 여기 물은 어때?”

두 물고기들이 말없이 한참을 헤엄치다 결국 한 마리가 옆의 물고기에게 묻는다.

도대체 물이라는 게 뭐냐?”

데이빗 윌리스라는 미국 작가가 케니언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든 예화이다.

이처럼 자신에게 중요한 것인지는 알지만, 지극히 당연하고 주변에 늘 있는 것이어서 아무 생각없이 살다 보면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나는 어떤 존재인가?’ 질문을 통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자신과 함께 작동하고 있는 일, 환경, 사람들을 두루 살펴야 한다. 생각하면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은 사람은 스스로의 감정은 잘 느끼지만, 스스로 좋아지기를 바라는 지능, 매력, 창의력 등은 남보다 더 모른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험에서 사이먼 바지르 교수자신에 대해서 모르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고, 그것들은 의견 불일치로 이어진다고 했다. 자신의 특징에 대해서 다른 사람보다 잘 알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들은 자신이 똑똑하지 못하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위협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자기객관화에 실패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스스로 알고 있는 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보여지는 이미지 간에 격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격차가 클수록 콤플렉스나 불안감을 느껴 자신만의 세계에 고립될 수 있다. 이러한 격차는 주로 인간관계에서 발생한다.

필자는 오랜 시간 원하는 리더의 이미지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변화해 오고 있지만, 솔직히 불합리한 상황이나 불의를 보면 하는 성격이 있다. ‘하고 나면 몸과 마음에 상처가 생기지만, 필자가 추구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에 후회를 하곤 한다.

작년에 필자 회사의 강의 프로젝트를 해주던 한 외부 파트너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취했던 행동의 결과는 회사 전체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쳤다. 내부적으로 어렵게 의견을 취합해서 결론을 내리고, 필자는 지리산으로 가는 마지막 버스에 올랐다. 스트레스로 지친 몸을 살피면서 3일을 걸었다.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짐을 느낄 정도로 걸으면서 많은 질문과 생각을 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왜 일을 하는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 질문과 생각을 통해 필자에게 부족했던 부분들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고, 외부 파트너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는 나의 부정적인 모습도 반영되었을 거라 생각하는 를 만났다.

평판이란 남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이다

인간관계에서 자신의 말과 행동은 원하든 원치 않든, 의도가 있든 없든 주변 사람들에게 매 순간 영향을 끼치면서 능력부터 인성, 태도 등 평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2022년 인크루트에서 기업 37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평판조회에 대한 인식조사결과, 기업 10곳 중 8곳이 채용 시 평판조회를 하고 있거나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노동 유연성이 높은 미국의 경우, 인사관리협회(SHRM) 조사에 따르면 평판조회를 하는 기업이 92%에 달한다.

흔히 소리 없는 면접이라고 불리는 평판은 채용 시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관계에서 중요한 정보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와 유지가 필요하다.

워렌 버핏은 신뢰를 쌓는 데 20년 걸리지만, 이것이 무너지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뢰가 무너지면 인간관계도 비즈니스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의 평판에 책임질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자신의 평판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능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타인을 평가하는 능력도 나의 평판이다

필자는 기업의 요청을 받아 지원자들에 대한 평판을 그들의 레퍼리(평판조회를 해주는 사람)를 통해 해오고 있고, 레퍼리가 되어서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평판을 해주기도 한다. 이때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패션에는 관심이 없었던 앤드리아(앤 헤서웨이)는 저널리스트의 길을 걷고자 했지만, 얼떨결에 런웨이라는 뉴욕 최고의 패션잡지사의 악마 같은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의 비서가 된다. 앤드리아는 미란다에게 온갖 무시와 구박을 받으면서도 일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내면서 그녀의 신임을 받지만, 결국 그녀의 비인간적인 모습에 크게 실망하여 회사의 중요한 행사가 있기 바로 전에 그녀를 떠난다.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특히, 직장인들의 퇴사 시점을 비유할 때 자주 인용되는데, 퇴사 때의 모습이 그 사람의 평판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 있는데, 신선한 충격이었다. 런웨이를 그만둔 앤드리아는 취업을 위해 한 신문사의 편집장과 인터뷰를 하면서 미란다로부터 받은 자신에 대한 평판을 듣게 된다. ‘그녀는 내게 가장 큰 실망을 안겨준 비서이다. 하지만 그녀를 채용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멍청이다’.

상대방에 대한 평가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평판을 만드는 과정 중의 하나이다. 사람 자체보다 구체적인 행위나 행동중심의 역량에 초점을 맞춰서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능력과 태도를 통해 자신의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인지 상태와 평판을 지각하는 능력은 아직까지는 인간만이 갖고 있는 고도의 능력일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통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아는 능력을 키워 객관적인 시각으로 스스로를 인지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발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커리어와 삶에 가까이 있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생각하면서 자주 들여다보면, 예상치 못한 훌륭한 해답을 찾은 나와 만나게 될 것이다. 긍정적이고 좋은 질문을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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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숙경 대표는.......

- (주)이노HR컨설팅 대표

- 국내 1호 인재채용전문가

- 인재채용부문 1위 「미래를 잇다: 헤드헌팅 라이브」 저자

- 역량면접전문가, 인재채용전문가 등 다수과정 론칭

- AI역량면접솔루션 ‘더인터뷰’ 개발

- 휴넷/ACC/대덕전자-교육/CS/인사/IT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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