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학번 채용시장 진출, 채용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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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학번 채용시장 진출, 채용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3.09.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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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2023 하반기 채용시장 전략_하반기 채용시장 동향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시장의 문이 열렸다. 주요 업종의 일자리 전망과 함께 코로나 학번의 취업, GPT가 끼친 취업시장의 변화, 계속되는 수시채용 트렌드, 취업자 고령화 현상 등 취업시장의 동향을 살펴보자. 다양한 트렌드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세워보자.

 

코로나 학번 지원자, 학점보다 대면 소통능력 중점 평가

코로나 학번은 팬데믹으로 인해 수업, 동아리, 인턴 등 전반적인 대학생활에 어려움을 겪은 세대다. 2019년에서 2022년 사이에 대학에 입학한 이들이지만, 2016년부터 2018년 입학생들도 군입대와 휴학 등을 이유로 비대면 캠퍼스 생활을 경험했다. 이들이 올해부터 본격저으로 취업시장에 진출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코로나 학번 지원자 중 우수한 인재를 어떻게 선발할지, 회사 적응을 도울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가 국내 인사담당자 4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절반 이상(53.8%)의 답변자가 코로나 학번의 취업시장 진출에 관해 부정적인 고민을 해본 적 있다고 답했다.

특히, 다른 세대보다 대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사회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다른 세대에 비해 오프라인 상에서의 사회경험과 대외활동이 부족하고, 대면 소통을 낯설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부정적인 고민을 해봤다고 답한 응답자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우려되는지 물어본 결과(복수 응답) 65.6%조직 내 융화와 적응을 걱정했으며, ‘협업·팀워크(52.7%)’세대 간 갈등 심화(32.8%)’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압도적으로 많은 인사담당자들이 코로나 학번이 갖춰야 할 역량으로 사회경험(60.4%)’을 꼽은 것과도 관련이 있다. 사회경험이 지원직무와 연관성이 떨어져도 괜찮으니 사회경험 자체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응답자들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인사담당자들은 코로나 학번 지원자들이 조직의 구성원으로 협업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책임감과 적응력 등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학점을 근거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도 코로나 학번에서는 여의치 않다. 비대면으로 수업과 시험을 치르고, 많은 대학과 학과들이 절대평가로 평가기준을 변경하면서 비교적 쉽게 높은 학점을 받을 수 있었던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학점 인플레이션 때문에 학점 변별력이 사라졌다고 답한 인사담당자가 90.3%에 달하며, 지원자를 평가하는 데 학점은 주요한 평가기준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졌다. 지원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모두 학점이 좋은 세대이기 때문에 학점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신입사원 서류 전형을 마친 한 인사팀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학교를 졸업한 지원자들의 학점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높아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을 체감했다학점을 성실도의 객관적인 지표로 여겨졌던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반영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현상에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학점보다는 다차 심층면접, 장기간 인턴 전형 등 실무 역량 평가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GPT 활용에도 자소서는 여전히 중요한 평가항목

서류전형 중 자기소개서는 이력서와 경력증명서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지원자의 가치관과 직무 적합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된다. 서류 이후의 과정인 면접에서도 대다수의 질문이 지원자의 자소서 작성 답변을 근간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는 취업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왔던 자소서 작성에 챗GPT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모양새이다. 이미 상반기 채용 시즌부터 챗GPT로 작성한 자소서로 서류전형을 통과했다는 글이 커뮤니티에 속속들이 올라오면서 챗GPT로 인한 채용시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7월 진학사가 취업준비생 1420명을 대상으로 취업준비 중 챗GPT 활용 경험이 있는지물어본 결과, 37%가 활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GTP 활용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78%는 챗GPT가 취업준비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분야로 자소서 작성’(54%)을 꼽았다. 이외에도 일부 응답자들은 직무분석과 면접준비에도 활용한다고 답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 사이에선 이와 같은 흐름에 우려하는 목소리와 기대하는 목소리가 갈라져 나오지만, 앞으로 채용 과정에서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채용업계 안팎에서는 챗GPT의 등장으로 자소서 변별력이 크게 떨어지고 평가 중요도 또한 낮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지원자들의 자소서를 어떤 관점으로 평가하고,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할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인크루트에서 인사담당자 4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GPT에 대비하고자 현재 채용 평가기준을 보완하거나 서류, 면접전형 외에 새로운 전형을 추가하거나 기존 전형의 비중을 강화하는 등 프로세스를 개선할 가능성이 있는지 물었다. 매우 가능성 있다는 답변이 4.3%, 약간 가능성 있다는 답변이 38.9%로 응답자의 43.2%가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어떻게 개선하고 싶은지를 물었을 때, ‘자소서 포함 서류전형 평가기준 보완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6.0%로 가장 높았으며, 인성검사 평가 비중을 강화하겠다는 응답이 24.0%, 적성검사 평가 비중을 강화하겠다는 답변이 16.0%로 뒤를 이었다.

GPT의 등장으로 자소서 변별력이 사라지고 이 때문에 중요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중요도에 변화가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는 인사담당자 10명 중 7(70.6%)가 챗GPT 등장과는 무관하게 자소서를 포함한 서류전형은 여전히 중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 관계자는 GPT가 작성한 자소서와 지원자가 직접 쓴 자소서를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대부분의 지원 서류가 상향평준화되기 때문에 기술 발전에 맞춰 채용 절차라도 개선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신입 구직자 74.2%, 공개채용과 수시채용 함께 준비 중

올해 신입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 10명 중 7명이 신입 공채와 수시채용을 모두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에서 신입 구직자의 취업준비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할 결과, 신입 구직자 10명 중 7명에 달하는 74.2%의 응답자가 공채와 수시채용을 모두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수시채용만을 준비 중인 응답자는 13.5%로 나타났고, ‘신입 공채만 준비하는 응답자는 12.3%로 가장 적었다.

다수의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 전형을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포털 업체 또한 하반기 채용 인원을 대폭 축소하며 2년간 진행해 온 하반기 공개채용 과정을 중단하고, 필요시 계열사별 수시채용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지난 7월 밝혔다. 4대 그룹사 중에도 대규모 신입공채를 진행하는 그룹은 삼성이 유일한 실정이다.

은행권 또한 통상적으로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대규모 채용을 진행해왔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상반기에 많은 인원을 이미 채용한 탓에 하반기 공개채용 인원은 매우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대규모 신입 공채에만 전념하는 취업준비생이 많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공채 감소와 더불어 수시채용에서 기업이 요구하는 지원 요건은 더 까다롭다. 채용 인원이 줄어드는 동시에, 평가기준 또한 강화되는 것이다. 직무적합도가 더욱 중요해졌다. 기존 공채에서는 사람을 뽑아 자리에 맞게 육성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원자 모두에게 공통적인 질문이 주어졌다면, 수시채용에서는 직무적합도를 평가할 수 있는 질문들이 강화되는 방식이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기승전직무라는 이야기가 오가며, 스펙보다 직무 경험을 쌓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이 공존하는 채용시장의 현황상 취업준비생들은 시험 준비와 실무 경험의 부담감을 함께 떠안고 있다.

 

급속도로 늙어가는 일터, 2050년 취업자 평균연령 53.7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가 낸 부문별 취업자의 연령분포 및 고령화 현황과 시사점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취업자의 평균연령은 지난해 약 46.8세를 기록했다. 2030년에는 평균연령이 50세를 넘어서고, 2050년에는 53.7세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바탕으로 현재의 성별과 연령별 고용률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구한 결과값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2050년 취업자 평균연령(43.8)과 비교하면 9.9세 높은 수치이다.

SGI최근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출산율 부진 현상이 예상보다 심화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취업자의 고령화 속도는 예측치보다 더 빠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문제는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변화 속도가 빠른 업종에서 젋고 양질의 노동력 공급이 줄어들면 생산성 향상에 커다란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IMF(국제통화기금)2016년 발간한 분석보고서에서 유럽 등 선진국에서 노동력 고령화가 총요소생산성을 연평균 0.2%포인트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SGI경제·산업 패러다임이 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SW) 등 무형자산 중심 경제로 전환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젊은 기술 인재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공급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의 경우 저위기술 산업에서, 서비스업은 저부가가치·노동집약적 산업에서 50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높았다.

제조업 중 의류(59.8%)와 가죽신발(59.6%), 목재(57.3%), 섬유(52.6%) 등 저위기술 산업에서 2022년 기준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50세가 넘었다. 서비스업은 부동산(67.8%)과 사업지원(57.1%) 등 저부가가치 업종에서 고령층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의약(15.7%)과 전자·컴퓨터·통신기기(18.2%) 등 첨단 제조업, 정보통신(16.8%), 전문과학기술(23.8%) 등 서비스업 부문에서는 고령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

<한국고용정보원 제공>

 

하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 기계·조선·철강 증가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지난 7‘2023 하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8개 주력 제조업종인 기계 조선 전자 섬유 철강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와 함께 건설업 금융 및 보험업 등을 포함해 총 10개 업종을 다뤘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고용 증가율이 1.5% 이상이면 증가’, 마이너스 1.5% 이상 1.5% 미만이면 유지’, -1.% 미만이면 감소로 표기했다.

전망에 따르면, 주력 업종 중 전자·섬유·디스플레이 등 3개 업종만 기존 일자리 규모를 유지하고, 기계·조선·철강·반도체 등 나머지 5개 업종은 모두 증가한다. 건설 업종 일자리는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며, 증가 업종의 경우 조선(6.4%), 철강(2.9%), 자동차(2.7%), 기계(2.4%) 등의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조선업계는 전 세계의 선박 발주량 축소 추세 속에서도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수출 증가로 인해 고용이 전년 동기 대비 6000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해양플랜트 발주 역시 국내 조선업종 생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도 조선업 수요 증가와 공급 차질 정상화에 따라 고용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000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건설업종은 고용인원이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38000(-1.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 하반기에도 고금리 유지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부동산 PF 부실 우려 등 영향으로 건축 업계 투자가 감소한 데다 건설비가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전자·섬유·디스플레이·금융 및 보험 업계는 고용이 큰 폭으로 늘거나 줄지 않는 유지 수준이 예상된다.
전자업종은 경기 회복 지연과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 확대의 영향이 있음에도 내년도 회복에 대한 기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00(0.6%) 가량 채용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 및 보험업도 성장세가 약화했지만, 금리 상승 기조가 유지되면서 하반기 고용 규모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000(0.3%) 정도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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