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그냥’ 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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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그냥’ 하면 안 된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3.09.27 10:3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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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숙경의 헤드헌팅 라이브 | ‘미래를 잇다’_7
심숙경 (주)이노HR컨설팅 대표

너는 뭘 위해서 그렇게 일을 하니?”

친구가 전화를 할 때마다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자신을 챙겨가며 일을 하라고 응원을 해준 것일 수도 있지만, 질문의 음율이나 뉘앙스를 보면 응원보다는 동정을 받는 느낌이었다.

일본 교세라의 창립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알려진 이나모리 가즈오의 책 왜 일하는가는 가끔 일에 치여서 친구의 동정이라도 받고 싶을 때마다 읽는 책이다. ‘일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을 망설임 없이 하는 나에게 내가 일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해온 것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이분의 오매불망 일에 대한 범접할 수 없는 열의와 사고방식으로 이뤄낸 업적이 이 책 전체에 담겨 있다.

저자가 행했던 일에 대한 표현들에서 사즉생(死卽生)의 마음이 전달되고, 어떤 단어들에서는 회초리를 맞는 듯하다. ‘간절한 몰입으로’, ‘잠재의식에 닿게까지’, ‘손이 베일만큼’, ‘품에 안고 잘 정도’, ‘1000년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일을 통해 화를 다스리는……

일은 그냥 하면 안 된다. 저자의 말을 응용하면 일은 자신을 수련해 가면서 인간으로 성장하게 하는 존엄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테크 대표기업에서 일하는 인재들

2013년도 미국의 빅테크(BigTech)를 대표하는 기업 이름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따서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렉스, 구글)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새롭게 부상한 빅테크 기업을 줄여 MANTA(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알파벳)라 부른다. 지난 10여년 동안 디지털 플랫폼을 장악한 이러한 빅테크 기업들은 전 세계 사회,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결과에는 인재의 힘이 크다. 전 세계의 인재들을 흡수하고, 그 인재들을 통해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다.

몇 년 전 나는 미국의 빅테크 대표기업들을 방문했었다. 다양한 배경의 젊은 인재들을 어떻게 끌어당기고, 일에 몰입을 넘어 환호하게 만드는지 등 많은 것이 궁금했던 때였다. 명성만큼이나 자사의 제품을 체험하는 공간이나 편의시설 곳곳에서 신기술을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업들을 직접 방문한 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되었지만, 한국에서 온 젊은 인재들을 만나 이곳으로 이직하게 된 동기, 정착과정, 일과 비전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일을 표현할 때 심리적 안정감, 상상, 도전, 비전 등의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자신이 어떤 아이디어나 의견을 내도 존중을 받는다는 심리적 안정감 속에서 새로운 상상을 하고, 그 상상을 바탕으로 더 진보된 기술(hi-tech)을 개발하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을 하고 있었다. 퇴근 후 함께 식사를 하는 중간 중간에도 도어락 자동오픈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팀원들과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에서 열정이 느껴졌다.

 

빅테크 기업들이 찾는 핵심인재의 특징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핵심인재 선발과 육성에 많은 시간과 예산을 쏟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구글은 인재분석팀(People Analytics Team)에서 일명 프로젝트 산소(Project Oxygen)’을 통해 자사의 탁월한 인재들의 방대한 행동특성과 역량을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상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단순히 일 잘하는 사람(‘일잘러’)으로 뭉뚱그려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역량의 특징은 매우 구체적이다.

역량에 대한 개념은 보통 뛰어난 성과 수행자가 평균적인 성과 수행자보다 훨씬 더 일관되게 발휘하는 업무 관련 행동들이라고 정의되곤 한다. 탁월한 인재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능력 그 자체가 아닌, 그 능력을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들이다. 이러한 행동이나 행동패턴들, 즉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데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동들을 역량(Competency)이라 한다.

 

탁월한 성과로 연결되게 하는 힘

행동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effectiveness)이 요구된다. 목표달성능력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될 때까지 끊임없는 노력으로 달성되는 역량이다. 이 역량이 습관화되면, 일은 자신의 지식, 상상, 아이디어들을 탁월한 성과로 연결할 것이다.

 

나와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J는 글로벌 인재이다. 그녀는 글로벌 반도체 회사인 ‘I’사에서 엔지니어(quality Engineer)로 일하다가 국내 대기업(‘S’)으로 스카우트되었다. ‘S’사에서 자신의 상사였던 분이 타 회사의 CEO로 취임하면서 그녀를 스카우트했다. 최근에 그녀는 자신의 첫 직장이었던 ‘I’사로부터 좋은 조건의 잡오퍼(Job Offer)를 받고 재입사를 했다.

 

그녀는 한국어를 거의 못했지만, 자신의 핵심업무인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들의 신제품 개발에 대한 니즈 파악과 새로운 기술 습득을 위해 해외출장 및 국내외 기술학회 등을 통해 꾸준히 학습했다. 한국어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했지만, 무엇보다 업무에 있어서는 절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무결점(zero defects)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업무를 세분화해서 단순화시키고, 쉬운 한국말로 업무 매뉴얼과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또한 고객별 필수조건을 공정별로 시스템에 정착하는 등 불량 zero를 위해 동료들과 정확하게 소통을 했다. 그녀에게 일은 고객지향적인 완벽한 서비스였다. 이러한 J의 역량은 굴지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그녀가 이직한 회사마다 움직였을 정도로 탁월했다.

 

 

일을 하는 동기와 일을 표현하는 단어들은 세대마다, 사람마다, 기업마다 다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일을 통해서 원하고 꿈꾸는 것 또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일은 실행이자 완성(done)이다. 일에는 사람의 내면을 변화시키고 잠재능력을 꺼낼 수 있는 엄청난 힘이 숨어 있다. 그 힘의 정도를 알기 위해서는 일단 해봐야 하는데, 일은 그냥하면 안 된다. 무슨 일이든 일을 되게 하기 위해서라면 신이 도와주고 싶어 할 만큼 전심전력으로 일에 몰두해야 한다. 이렇게 일을 하는데 과연 안 될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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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숙경 대표는.......

- (주)이노HR컨설팅 대표

- 국내 1호 인재채용전문가

- 인재채용부문 1위 「미래를 잇다: 헤드헌팅 라이브」 저자

- 역량면접전문가, 인재채용전문가 등 다수과정 론칭

- AI역량면접솔루션 ‘더인터뷰’ 개발

- 휴넷/ACC/대덕전자-교육/CS/인사/IT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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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의 2023-10-07 16:16:34
일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저자의 탁월함도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합니다.
결실의 계절 가을에 어울리는 주제입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달성되는 역량으로 표현한 '목표달성능력' .
그 능력을 얻기 위해, 땀흘리고 싶어지는 글입니다 .
일을 대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해
스스로를 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글을 써주신 저자에게 감사합니다.

김정원 2023-10-05 20:28:59
시원함을 넘어선 날이네요
글이 술술 읽히는데 뼈 가 느껴집니다
글 맛집^
간절하면 품에안고 잠을 못이루지 싶습니다
산맥을 달리느라.. 달에 다으려고^
그렇게 또 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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