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미래준비 주저, 신입채용은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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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미래준비 주저, 신입채용은 악순환
  • 한경 리크루트
  • 승인 2023.12.1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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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전문가 인터뷰 김기경 대표 / HR & career consulting partner 유어피플
김 기 경 대표 HR & career consulting partner 유어피플
김 기 경 대표 HR & career consulting partner 유어피플

Q.) 2023년 한 해, 채용시장을 100점 만점기준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을 줄수 있을까요?

2023년 채용시장은 작년에 예상한 바와 같이 암울했습니다. 러시아 vs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중국 vs 미국의 패권쟁탈로 인한 경제불안, 코로나의 여파로 인한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은 많은 기업들의 자금경색과 투자감소로 이어졌고 최근 하마스의 도발로 촉발된 이스라엘 vs 하마스 전쟁은 다른 나라로의 확전과 장기화의 조짐을 보이며 전세계에 불안감을 더했습니다.


채용은 기업의 ‘미래준비’가 주목적인데 이와 같이 늘어나는 불안한 정세는 기업들에게 ‘미래준비’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기업들의 채용에 대한 자구책인 ‘정기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의 전환’은 올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수시채용의 속성은 ‘즉시 전력감’인 경력자의 채용을 말합니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경력이 없는 신입에게 취업은 점차 바늘구멍처럼 작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돈을 벌지 못하는 신입 취업준비생은 매년 쌓여갈 것이고 이는 커다란 사회문제로 확대되고 악순환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의 채용시장도 쉽지는 않았지만 2023년은 특히나 ‘악순환의 서막’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한국의 대표산업인 ICT산업의 선방과 ‘한류’로 일컬어지는 ‘K-콘텐츠’의 지속적인 성장과 리오프닝 산업의 반등은 작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2023년 채용시장의 점수를 100점 만점에 50점을 주겠습니다.

 


Q.) 2023년 채용시장 악재를 3가지만 뽑는다면?

첫 번째는 전쟁의 빈번과 확대입니다. 작년에 발발한 러시아 vs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올해는 이스라엘 vs 하마스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 vs 하마스 전쟁은 뿌리 깊은 민족 간의 대립과 종교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뒤섞여 있어 다른 나라로 확전 혹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무척 높습니다. 또한, 최근 시리아 내전에 이란과 미국이 개입하면서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전 세계 곳곳에 전쟁이 발발하고 있으며 3차 세계대전이 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공공연합니다. 이는 가득이나 좋지 않은 글로벌 경제에 불발탄과 같은 불안감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글로벌 경제 연동이 되어 있는 요즈음 국내 기업의 채용시장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는 소규모 수시채용으로의 전환 가속화입니다. 몇 년전까지 만해도 정기공채 등을 통해 가능성 있는 인재를 다수 확보하고 교육하여 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선택지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류가 글로벌 무한경쟁체제의 가속화, 다양한 이유로 이어지는 경제불황 등으로 당장의 생존자체가 시급해지게 되었습니다. 기업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사업개발, 영업력 확대, 비용절감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중 기업에서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비용절감이며 고정비용 중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것 중의 하나인 인건비 절감은 좋은 소재입니다. 과거에 여분 혹은 잉여로 남겨 놓은 인력을 최소화하고 채용 자체도 필요한 시기에 바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경력자를 채용하여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고자 하는 ‘소규모 수시채용’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당장에는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경력이 없는 신규인력의 유입을 막고 일을 할 수 있는 자원이 점차 줄어들게 할 것이 자명합니다. 당연히 장기적으로 기업의 발목을 잡게 될 것입니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수시채용으로의 전환이 2023년도에는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슈퍼사이클의 종말입니다. 20~30년 간 대한민국의 먹거리와 대규모 채용을 이끌었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및 관련 장비 시장이 기술의 발전과 트렌드의 변화와 함께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IT가 근간이 되는 4차 산업혁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양대 산업이지만 ‘달이 차면 기운다.’라는 말과 같이 그간의 호황이 끝나가고 있으며 공급과잉과 수요감소로 인해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관련 채용은 감소하고 있으며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예상 가능합니다. 물론 해당 산업군은 사이클이 있어 다시 회복할 여지가 있지만 기존의 방향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엄청난 수요가 있을 AI(인공지능) 시스템에 들어갈 고성능 반도체 시장으로의 전환이 예상되는데 한 동안은 고통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Q.) 그럼 반대로 2023년 채용시장 호재를 3가지만 뽑는다면?

첫 번째는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입니다. 2023년도에는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이 산업 전반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슈퍼컴퓨터로 불리울 만큼 높은 성능과 연산처리 능력을 발휘하는 컴퓨터로 이전에 불가능했던 여러 기술들이 개발되었고, 이는 IOT,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기술에 있어 급격한 발전을 이루게 했습니다. 이로 인해 다양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태동하고 있으나 전문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기존의 유관 인력은 물론이고 경력은 없지만 관련 전공을 이수한 취업준비생들의 채용이 대거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번째는 한류의 글로벌 확대입니다. 십 수 년 전 화장품, 미용 등 K-뷰티로 시작하여 불어 닥친 한류는 한 때 잦아드는가 싶더니 BTS와 블랙핑크로 대변되는 K-POP, 봉준호감독의 아카데미 수상, 오징어 게임 등의 웰메이드 콘텐츠들이 잇달아 히트를 치면서 대호황이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매력적인 아티스트들이 전 세계적으로 빛을 발하며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고 유투브, OTT 및 여러 미디어 채널 등을 통해 다양한 K-콘텐츠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K-푸드, K-의료 등 한국의 다채롭고 높은 수준의 문화, 서비스와 제품을 목도한 외국인들은 한글 공부와 관광은 물론이고 한국의 많은 제품과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자연스레 관련 산업에 많은 일거리를 제공하게 되었고 더욱 확장되어 갈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ESG경영의 본격화입니다. ESG[Environment(친환경), Social(사회적 책임), Governance(투명한지배구조)]라는 개념이 기업의 경영에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사실 꽤나 시간이 흘렀습니다. 과거의 방식대로 기업을 운영해 간다면 결국 모두가 함께 자멸할 것이라는 경각심으로 시작된 ESG경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며 자정을 통해 자리 잡기를 바랬지만 당장의 이익을 외면할수 없는 기업의 속성상 지지부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기업 평가에 있어 전통적인 재무구조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영향을 측정하는 비재무적 평가 기준이 도입, 적용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ESG경영을 천명, 실행하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ESG공시제도가 의무화되면서 ESG경영이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였고 최근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ESG경영과 관련한 전문인력은 태부족한 상태이고 많은 유입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전공혹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신규인력 채용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이는 경력이 없는 취업준비생과 다른 분야로의 이전직을 원하는 인재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창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Q.) 올해 상하반기 채용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을까요?
채용규모, 방식 등에서 주목해 볼 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몇 년 전부터 ‘대규모 정기공채’는 사라져가는 추세이고 올해도 ‘소규모 수시&상시 채용’의 형태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러한 트렌드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과거 스펙중심의 채용에서 현장에 바로 혹은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 직무전문성과 능력중심의 채용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신입이지만 가능성보다는 전공 전문성, 다양한 형태의 경험과 역량을 지닌 인재를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즉, 단순한 자격증, 점수보다는 실질적인 활동인 인턴이나 봉사 등 사회적 경험을 많이 한 인재가 점차 유리해 질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기득세대 vs MZ세대의 불협화음, 개인주의 및 인성 부재의 논란, 그리고, 사회적 책무를 중시하는 ESG경영 방침과도 맥을 함께 합니다.

 


Q.) 2024년 채용시장을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으실까요?

2024년 채용시장도 2023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추세를 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아래의 내용을 잘 살펴보시기를 권합니다.


1. 현재까지는 선방하고 있는 ICT산업이 잘 버텨줄 것인가?
2. 최근 주춤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산업이 최신 트렌드에 맞게 변화하여 반등을 할것인가?
3. 현재 열풍인 한류(K-콘텐츠)가 미디어, OTT등의 시너지로 한 단계 뛰어 넘어 안착할 것인가?
4. 한류가 국내 리오프닝 산업(항공, 여행, 운송 등)에 추가적인 상승세를 이끌 것인가?

 


Q.) 마지막으로 구직자분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최근 벌어지는 빈번한 전쟁과 예측 불가능한 국제 정세는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은 모습을 달리하였지만 항상 있어왔던 일입니다. 접한 이들에게 힘든 고통의 시간임은 분명합니다만 이전 세상의 기준과는 다른 새로운 기준이 일상이 되어버린 ‘뉴노멀의 시대’를 살고 있는 여러분들은 이를 회피하거나 부정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어떤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평상심을 유지하고 자연스럽게 받아 들일 수 있는 멘탈을 갖춰야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가수가 세계의 중심인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게릴라 콘서트로 수 천명의 관중몰이를 하고, 몇 십년 전에 사라진 빈대가 갑자기 서울도심에 출몰하며, 축구의 변방인 아시아에서 온 선수가 세계 최고의 축구무대에서 득점왕을 수상하고, 머나 먼 나라에서 발발한 전염병이 세계를 휩쓸어 모두가 공포에 떨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잘 살고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시대를 살고 있고, 여러분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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