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AI 채용 시스템에 부담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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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AI 채용 시스템에 부담 느껴
  • 한경 리크루트
  • 승인 2023.12.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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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Intro

채용 과정에 있어 더 이상 AI는 낯선 존재가 아니다. 심지어 취업뿐만 아니라 입시, 중장년층 취업에도 AI 모의 면접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AI 채용 시스템은 여전히 취업준비생에겐 달갑지 않은 존재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은 2021년 구직자 1,788명을 대상으로 ‘AI 채용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AI 면접, AI 역량평가, 자기소개서 분석 등 AI 채용 평가 시스템에 취업준비생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청년 구직자 10명 중 6명, 64.4%가 ‘AI 채용 과정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AI 채용 시스템이 도입된 초기인 2020년, 60.2%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던 것에 비하면 4.2%P 상승한 수치다.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몰라서(58.6%, 복수 응답)’가 가장 많았다. 이는 AI 채용 시스템 활용 시 평가 과정과 절차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취업준비생의 불안과 혼란을 높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비슷하게 ‘관련 정보 자체가 부족해서(53.4%)’, ‘평가 기준이 모호해서(36%)’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AI 전형을 위한 준비 시간, 비용이 늘어서(22%)’, ‘일반 전형과 동시에 준비해야 해서(19.4%)’ 등 전형 준비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는 응답자도 있었다.

성별로는 남성(56.4%)보다 여성(69.3%)이 부담을 더 많이 느꼈다. 전공별로는 사회과학 계열(74.1%), 경상 계열(66.8%), 인문 어학 계열(65.4%), 예체능 계열(64.5%), 이공학 계열(60.9%) 등의 순으로 부담을 느끼는 구직자들이 많았다.

 

집중력과 긴 응답 시간에 부담 느껴

AI 채용 시스템에 대한 부담과 부정적인 평가는 현재까지 계속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무하유는 소셜미디어(SNS)에서 2022년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언급된 AI 기반의 채용 후기 콘텐츠 2,063건을 조사해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AI 채용 관련 언급은 2월~3월과 9월~10월 기업들의 공개 채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기간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분석을 살펴보면 AI 채용과 관련된 내용 비중은 ‘취업 준비’가 51.8%로 가장 많이 차지했고, ‘평가경험’이 35.7%로 뒤를 이었다. ‘취업 준비’는 취업 후기, 취업 준비 일기 등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취업 과정에 대한 서술을 위주로 형성됐으며, ‘평가 경험’의 경우 AI 면접과 관련된 실제 경험담이 주를 이뤘다.

‘취업 준비’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자, 합격자의 취업 후기가 많아 ‘열심히’, ‘취뽀(취업뽀개기)’, ‘합격’ 등 긍정 비중이 우세했다. 하지만 그 외에는 ‘힘들어’, ‘바쁜’, ‘불안’ 등 취업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위주로 부정적인 내용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취업준비생들은 자기소개서 작성, 어학 성적 준비, 필기 공부 등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 AI 면접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된다.

‘평가 경험’ 또한 면접 합격자 위주로 ‘통과’, ‘합격’, ‘쉬운’ 등 긍정 의견이 형성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예상보다 높은 난이도 또는 불안감 등에 의해 ‘불안’, ‘긴장’, ‘당황’ 등 부정적인 내용도 형성되었다. 대면 면접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시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것과 응답 시간에 대한 압박 등이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AI 채용 시스템, 인사 담당자의 시간·업무 효율성 높여

취업준비생이 AI 채용 시스템에 대한 부담을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 계속해서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AI 시스템 도입이 기업의 채용 과정에 큰 변화를 몰고 왔기 때문이다. 2023년 발표된 논문 ‘AI 채용 시스템 도입성과: 국내외 사례연구’에 따르면 AI 채용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첫째, 시간 효율성을 높여준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힐튼은 AI를 활용한 영상 인터뷰 진행하자 채용프로세스에 걸리는 시간 단축을 경험했다. 또한, AI 채용 시스템은 수동 작업을 줄여 준다. 이에 인사 담당자는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더 투자할 수 있다.

둘째, 업무 효율성을 높여준다. 채용 담당자는 반복적인 업무를 AI 시스템에 위임할 수 있어 중요도가 더 높은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 또한, 업무 정확성을 높여주기도 한다. AI는 인사 담당자가 놓칠 수 있는 중요한 세부 사항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어 준다. 사람이 하는 분석은 자료를 통합하면서 실수가 발생할 수 있지만, AI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AI 기술을 사용하면 객관적이고 신속한 채용 프로세스를 구성할 수 있다.

셋째, AI 채용 시스템은 채용프로세스의 객관성을 높여준다. AI 채용 프로그램이 도입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AI를 채용 분야에 활용 시, 기업의 요구사항과 기준에 적합한 지원자를 우선순위에 두고 철저하게 교차 점검한다. 따라서 채용프로세스에서 AI를 활용하면 객관성 확보를 통해 채용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해 조직에 적 합한 인재를 구별해 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AI 채용 시스템은 모든 지원자에게 공정하게 심사받을 기회를 제공한다. 사람이 평가할 때는 이미지, 느낌 등 주관적인 요인들이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AI는 편견 없이 공정하게 모든 지원자를 심사한다. 그뿐만 아니라, 탈락한 지원자에 대해 향후 지원자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자질과 기술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AI공정성에 대한 담보 장치 필요해

머지 않아 AI기술을 적용한 채용시스템이 대세가 될 것이 분명하다. 기술개발 회사들은 섣부르게 확산시키기보다는 신뢰성과 공정성이 확보하는 데 보다 심혈을 기울이고, 지원자들은 새로 도입되는 시스템에 적응하는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 AI는 더 이상 보조수단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사용될 유용한 도구로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테스트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인·적성검사 등을 치르기 위해 학교를 빌리는 등 별도의 장소를 마련하지 않고도 공채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AI 검사를 도입하면 최소 3, 4단계로 진행되는 공채 절차를 효율화할 수 있고 전국 각지에 있는 지원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에 와야 하는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AI가 채용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신중한 의견을 보인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도 학습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오답을 내거나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 답변을 낼 수 있고 AI가 공정성 측면에서 완벽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으로서는 업체 측에서 AI 테스트를 공정하게 만들었다고 하면 믿어야 하는 상황이기에 AI 평가·면접이 정말 공정한지 인증하는 시스템을 만들거나 충분한 검증을 거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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