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어드 홈카페(Layered Home Ca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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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드 홈카페(Layered Home Cafe )
  • 한경 리크루트
  • 승인 2024.01.0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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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의 '커피 이야기'
김 수 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김 수 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카페인이 소량 들어있는 디카페인 커피가 늘고있는 추세다. 디카페인 커피는 일반적으로 원래의 카페인 성분 중 1~3%를 포함하며, 임산부, 당뇨 환자, 위가 약한 사람도 마실 수 있는 커피로, 커피를 좋아하지만 위가 약하거나, 카페인 부작용이 있거나, 저녁 시간에 커피를 마시려는 유형이 늘면서 디카페인 소비량이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카페인 프리(caffeine-Free)와는 다르다(차이: 원래 카페인이 없었던 것을 카페인 프리, 있던 카페인을 제거하는 것을 디카페인). 디카페인 커피는 해마다 1월에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한다.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새해가 되면 카페인 섭취를 줄이려는 결심을 하기 때문이다.


레이어드 홈이란 여러 옷을 겹쳐 입는 ‘레이어드 룩’처럼 집의 기본 역할에 새로운 기능들이 레이어 층처럼 더해지면서 무궁무진하게 변화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1인 가구의 증가와 집 꾸미기 열풍 등으로 꾸준히 주목받아 왔지만, 최근 코로나 이후 그 주목도가 더욱 높아져서 최근에는 기본 레이어, 응용 레이어, 확장 레이어 등 세가지 형태로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즉, 집을 단순히 주거의 공간으로 인식하는게 아니라, 일을 하거나 취미 및 여가를 즐기는 등의 다양하게 활용하는 공간으로 보면서, 여가와 취미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주방 한 켠에 ‘홈 카페장’을 마련하여 그라인더, 커피머신 또는 커피 관련 추출기구, 토스터기, 에어프라이어 등 다양한 소형가전을 예쁘게 장식하고 편리하게 사용해 보자. 혼자가 아닌, 가족 또는 주변 지인들을 초대하여 편안하고 아늑한 카페 분위를 연출하여 주변사람들에게 작은 선물처럼 커피 한 잔 베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1월에 가장 많이 팔린다는 디카페인 커피와 카페인 커피 모두 준비하여 취향에 맞는 커피를 직접 내려주는 것이다. 석·박사보다 더 높은 인생의 학위가 ‘밥사’라고 한다. 돈을 벌기보다 쓰기가 더 어렵다고들 한다. 돈 버는 건 기술이고, 돈 쓰는 건 예술이라고 하는 이유다.


커피를 내릴 때 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방식이라면, 드립 필터(Drip Filter)다. 이유는 편리하면서도 최소한의 찌꺼기와 오일(지방)만 걸러져 나오면서도 풍미가 있는 깨끗하고 명료한 커피를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인데, 드립방식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듯이 필터링을하는 여과방식이다. 드리퍼에 종이, 융(천), 금속망(스틸필터) 등으로 된 필터를 놓고 중간 굵기로 분쇄한 원두를 넣은 후 뜨거운 물을 부어 추출하는 방식으로, 방법은 간단하지만 추출하는 손맛에 따라 결과물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칠 수 있는 방식이다. 포트의 온도나 물의 온도와 물을 붓는 시점, 원두의 굵기 등 모두 중요하지만 물을 부을 때의 속도나 물의 양조절에 특히 테크닉이 필요하다. 이런 숙련도는 오직 경험과 전 과정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이런 드립커피는 일본에서 많은 발전을 해왔고 탕 문화가 발전한 대한민국도 마일드한 드립커피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좋은 커피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보리차나 숭늉을 마시던 습관이 있어서 커피맛을 구수한 맛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커피맛은 구수하지 않다. 커피가 함유하고 있는 시고, 달고, 쓰다는 표현에 더 가깝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커피빈이나 추출기구에 관심을 기울이는 정도에 비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생명을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 요소, 물이다.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물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물질이고, 생체의 주요한 성분이며 인체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물은 다른 음료와 마찬가지로 커피 역시 98~99%가 물로 이루어진 음료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깨끗한 물이어야 커피가 가지고 있는 풍미를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산은 자식에게 쓴 편지에서 “재물을 비밀스레 숨겨두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남에게 베푸는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날씨는 추워도 베푸는 마음이 넘치는 따뜻한 신년이 되기를 바라면서, 까칠한 세상에서 내가 먼저 따뜻한 커피를 베풀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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