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회복과 공동의 선을 지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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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회복과 공동의 선을 지향해야
  • 한경 리크루트
  • 승인 2024.02.0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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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란트로피스트를 만나다 | 정인조 Global21(주) 회장, 사단법인 부천희망재단 명예이사장 / 2023 APA 공적상 수상자

 

헌신적인 나눔 활동과 기부로 지역사회 공동체와 한국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데 기여해 온 정인조 회장. 그는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재단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경기도 최초의 지역재단인 (사)부천희망재단과 (사)한국지역재단협의회 설립을 이끌었다. 평생 자신이 모은 돈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목표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이미 23억 여원을 기부하였고 앞으로 유산 기부를 포함해 생애 30억 원 기부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정인조 회장을 만나본다.

 

40대 초반, 삶의 비전과 실천 계획을 세우고 필란트로피를 실천하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정인조 회장은 기독교인으로서 ‘한알의 밀알’이 되어야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왔다. 부천지역에 살게 되면서 공동선, 공동체 복원 등에 관심을 갖고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지역문제 해결과 모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1년, 경기도 최초의 지역재단으로 부천희망재단의 설립에 참여했고 2017년에는 한국지역재단협의회가 설립되면서 현재 12개 재단이 함께하고 있다.

작년 말, 2023년도 대한민국 주거복지 대전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부천희망재단은 부천 관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주거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실직, 전세 사기, 가정폭력에 따른 긴급지원주택 등 주거약자를 지원하고 있다. 주거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부천시, 부천도시공사, 부천주거복지센터, LH 경기 남부 지역본부 등과 협약하고 주거취약자 발굴과 안심 드림주택 5호를 마련하는 한편 관내 10개 광역동행정복지센터와 3개 경찰서, 3개 자활센터와 복지 관계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긴급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신속한 주거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부천희망재단 주거기금은 부천시의 주거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수년간 기부금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관내 세종병원(1억)과 축구 국가대표 황희찬 선수(5천만 원)와 취약계층 지원협약을 맺고 매년 후원하는 기부금으로 운영하고 있죠. 부천희망재단은 주거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저장강박가구 집중지원, 계절가전 지원, 방범창 설치 등 취약가구 지원을 위한 주거환경개선을 지원하고 고령, 장애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이 단절되어 긴급한 자립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거비지원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6년부터 현재까지 관내 취약계층의 주거복지 환경 개선을 위한 위생소독, 방충망 설치 등 지역 자활센터와 협력하여 소규모 생활 수리 서비스인 ‘효자손 플러스’ 사업도 운영 중입니다.”

또한 정인조 회장은 성공회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 모금과 기부가 정규 과목으로 개설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고, 미래세대를 육성하고 기부문화를 활성화하는 데 앞장서 왔다. 한신대학교 이사 재직 당시에는 국내 사립학교 최초로 이해관계상충방지 내규를 제정하여 대학 운영의 투명성 제고에 힘쓰는 한편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학의 역할을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저는 기부자로 시작해서 모금가로 입문하게 된 케이스라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복지분야 마케팅 과목에서 한두 시간 정도 소개되는 모금이 미국에서는 학문이고 산업이라는 것을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죠. 모금을 체계적으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2016년 성공회대학과 부천희망재단이 협력하여 ‘지역재단과 모금’이라는 과목을 개설했고 현재는 ‘필란트로피 이해와 실천’이라는 과목으로 모금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분들이 가르치고 있습니다.”

정인조 회장은 대한민국 227개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재단설립이 확산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런 목적을 위해 한국지역 재단협의회에 1억원을 기부하고, 지역재단활동가들의 역량강화를 통해 지역재단이 지역문제 해결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초석을 놓고 있는 중이다. 또한 정인조 회장이 요즘 가장 관심갖고 있는 분야는 유산기부다. 웰다잉 유산기부프로젝트를 위해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기부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유산기부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캠페인은 상속재산 일부라도 지역사회에 환원하도록 독려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우리나라의 지역재단 12개가 가입되어 있는 (사)한국지역재단협의회와 (사)웰다잉문화운동이 업무협약을 맺고 유언장 써보기, 라이프 스토리 만들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유산기부 10%운동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유산기부는 개인의 재산을 일부라도 지역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지역재단과 웰다잉문화운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복지와 문화 발전을 지원하고 사회적 약자들에게 희망과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특히 유언장은 사후에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고 가족들에게 유산을 남기는 중요한 문서이기 때문에 유언장 작성의 중요성을 알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사실 한국에 노인빈곤 문제도 심각하지만 동시에 60-80대에 부가 몰려있어 적정한 수준의 유산기부가 된다면 공동체와 사회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됩니다. ”

국민 총생산으로는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으로 성장했지만 기부문화는 선도적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혈연 중심 사회, 신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개인주의의 확산 등이 원인일 수 있다. 2010년 워렌 버핏과 빌게이츠가 주장하여 세계 억만장자들이 본인 자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Giving Pledge’에 현재 29개국 242명이 참여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참여자는 2명 뿐이다. 통계적으로도 국민총생산 대비 기부액이 미국이 1.98%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0.68%를 기록하고 있다.

“요즘 사회를 보면 옆을 잘 돌아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이웃이 있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 ‘공동체 지수’인데, 우리나라는 굉장히 낮습니다. 모두가 외로운 세상이 된거죠. 세상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일에 모두가 조금씩 마음을 썼으면 합니다. 나로 인해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행복해졌다면 이 세상에 온 목적이 실현되는 것처럼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것에 자신이 도움을 줬다면은 잘 산 인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타 영역으로의 확장이 가능한 인재!

사회복지 분야와 비교해보면, 비영리 분야의 일자리와 인건비 수준은 열악한 상황이다. 사회복지 분야는 대다수의 인건비가 국가로부터 지급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지만 순수 민간단체는 인건비는 물론 모든 운영비를 기부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열악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능력있는 인재와 모금 전문가가 필요한데, 대우와 대가가 이뤄지지 못하다보니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저희 재단에서 일하는 분들을 보면 억대 연봉을 줘도 부족할만큼 일을 잘하는데, 현실적으로 좋은 대우를 해줄 수 없어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모금 전문가의 경우 직업적으로도 성장가능성이 높고, 열심히 하면 그만한 보상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직업이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고요. 모금이나 마케팅 분야의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비영리에 많이 관심을 갖고 지원하셨으면 합니다.”

인간의 본성이 비슷하다는 전제에서, 이타와 이기의 영역 중 이타 영역으로의 확장이 가능한 사람이 비영리 분야에 잘 맞을 수 있다. 공동체 회복이나 공동의 선을 지향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이런 성향은 타고날 수도 있고, 후천적으로 개발될수도 있는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잘 모르다가 실제 비영리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나눔이나 섬김의 덕목이 개발되는 경우도 많다.

“재단 일을 하다보면 고사리 손으로 기부하는 어린이들을 만나기도 하고, 평생을 힘들게 모은 돈을 아낌없이 기부하는 분들도 종종 보게 됩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진심으로 전하는 분들을 보면 큰 감동과 고마움을 느끼죠. 일을 하면서 감사할 줄 아는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꼭 사회복지나 비영리 분야를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일을 하면서 비영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반대로 사회복지 분야를 전공한 분들은 마케팅이나 IT 등 다른 분야의 역량을 함께 쌓는다면 더 능력있는 인재가 될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모금 전문가의 경우 직업적으로도 성장가능성이 높고, 열심히 하면 그에 대한 보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직업이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모금이나 마케팅 분야의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비영리에 많이 관심을 갖고 지원하셨으면 합니다."
"특히 모금 전문가의 경우 직업적으로도 성장가능성이 높고, 열심히 하면 그에 대한 보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직업이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모금이나 마케팅 분야의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비영리에 많이 관심을 갖고 지원하셨으면 합니다."

2011년 평생 30억원 기부의 일환으로 ‘고향사랑 평화기원 걸어서 고향까지 500km 레이스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정인조 회장. 17박18일의 걸음은 그가 가지고 있는 삶의 철학과 가치관을 보여주는 여정이기도 했다. ‘사랑과 진실이 눈을 맞추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리라’는 성경 시편을 말하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공동선을 추구하자고 말하는 그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진심을 담은 메시지를 전했다.

“저는 거창한 철학이나 가치관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그냥 겉과 속이 같은 진정성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뿐이죠. 과거에는 청년들에게 인생의 선배이자 어른으로써 ‘진인사대천명이다’, ‘노력하면 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류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 사실 지금의 사회는 그런 말들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 청년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사실 잘 모르겠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조금은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쉽지 않더라도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서 그 분야에서 승부를 내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속도가 느리더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대한다면 스스로도 만족하고 인정도 받는 사람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청년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인조 회장은…

2021년    민주평통 의장(대통령)표창 ( 제11567호, 평화통일 공감대 확산 활동)
2021년    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장(아름다운 납세자)
2018년~  (사)웰다잉문화운동 이사
2017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2014년~  (사)부천희망재단 이사장
2001년~  Global21(주) 대표이사
1997년    국무총리표창(제84280호, 고압가스 장치 국산화 유공)
1988년    연세대학교 산업대학원 공학석사 졸업
1975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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