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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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그것이 알고 싶다!
  • 한경 리크루트
  • 승인 2024.02.0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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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INTRO

기업의 가치는 재무제표로 확인할 수 있다. 재무제표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현재 기업의 재무 상태가 어떤지, 자금 흐름은 어떤지 등을 알 수 있다. 기업의 가치는 재무제표로만 파악할 수 있는 걸까? 비재무적 요소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비재무적 요소를 파악하는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최근 몇 년간 주요한 지표로 떠오른 것이 바로 ESG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경영 트렌드로 떠오른 것이 바로 ESG 경영이다. ESG 경영. 이름은 익숙하지만, 우리는 그 개념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ESG 경영은 무엇이고, 오늘날 왜 ESG 경영이 대두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이다. ESG는 세단어의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가와 기업 활동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즉,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 이슈를 해결하며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어 계층, 지역, 성별, 더 나아가 국가 간 차별을 해소하자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이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핵심적인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ESG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추세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과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면서 세계적으로 많은 금융기관이 ESG 평가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영국을 시작으로 스웨덴, 독일,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ESG 정보 공시 의무 제도를 도입했다.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이윤 추구’였던 과거와는 달리 기업가치 평가의 기준이 ‘지속 가능성’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비재무적인 요소를 인정받지 못하면 기업 가치가 하락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환경,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

ESG를 항목별로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환경(Environment)에 해당하는 세부 항목들에는 기후변화 및 탄소배출, 대기 및 수질오염, 생물의 다양성, 물 부족, 폐기물 관리, 동식물 보호, 토지이용, 에너지사용(신재생에너지), 원자재 채굴, 환경 관련 법 규제 위험, 재활용 등이 있다. 기업이 친환경적인 생산, 판매, 경영을 전개한다면 우리 사회 전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 이러한 활동을 하는 기업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사회(Social)에 해당하는 세부 항목들에는 고객 만족, 데이터보호 및 프라이버시, 성별 및 다양성, 직원 참여, 인권, 노동기준 등이 있다. 사회책임이 투자에 있어 중요한 이유는 기업이 계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이윤 획득이 가능한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 경영은 단순한 기부활동이 아닌 기업이 활동하는 물리적 사회적 환경을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더 낫게 개선해 나갈수록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도 안정화되어 지속적인 이윤 추구가 가능한 환경이 마련될 것이다.

지배구조(Governance)에 해당하는 세부 항목들에는 이사회구성, 감사위원회 구조, 실적 악화로 직결되는 불상사의 회피, 부패 정도, 임원 성과, 보상 및 정치기부금과 내부고발자 제도 등이 있다. 이 요인들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가 된다.

 

ESG 경영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기업들

그렇다면 많은 기업이 ESG 경영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인식하며, 변화하고자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자의 선호도 변화, 비즈니스에서의 경쟁우위 확보 등 ESG 경영 움직임이 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로 인해 기업들이 ESG 경영으로 전환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자.

첫째, 이해관계자의 기대 충족 측면에서 기업은 투자자, 고객 및 직원을 포함한 이해관계자가 점점 더 ESG 고려 사항을 중요하게 여기고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소비자는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지속가능하고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기업은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장려함으로써 이러한 기대치를 충족하고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강화하고자 한다.

둘째, 위험 완화 및 회복력 강화이다. ESG 경영을 통해 기업은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식별하고 관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후 변화 및 자원부족과 같은 환경 위험은 공급망과 기업 운영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노동 관행 및 제품 안전을 포함한 사회적 위험은 기업의 평판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비윤리적 행동 또는 투명성 부족과 같은 거버넌스 위험은 법적·재무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기업은 ESG 측면의 활동을 기업 운영에 통합함으로써 이러한 위험을 완화하고 탄력성을 강화하며 장기적인 성공을 보호할 수 있다.

셋째, 투자자들은 점점 더 ESG를 투자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ESG 성과가 뛰어난 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재무 수익을 제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ESG 경영을 우선시하는 기업은 더 광범위한 자본 자원에 접근하고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 실제로 ESG 중심의 투자 펀드와 지수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넷째, 규정 준수 및 평판 관리를 통한 기업 운영의 효율성 확보이다. 전 세계의 정부와 규제 기관은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촉진하기 위한 규정 및 보고 요구사항을 도입하면서 ESG 문제를 더욱 강조한다.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써 기업은 개선되는 규정을 준수할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감시와 소셜 미디어 영향력이 강화된 시대에 ESG를 홍보하면 기업의 평판을 좋게 유지하고 심지어는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고객, 직원 및 비즈니스 파트너를 유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국내 200대 기업 중 83%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해

한편, 국내 기업 역시 ESG 경영 활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기업은 국내기총 200대 기업의 83%에 해당하는 166개 사로 집계됐다. 2022년 154개 사 대비 기업 수 12개 사, 공시율 6%P가 각각 증가했다. 이중 한국거래소를 통해 공시한 기업은 2022년 90개 사, 지난해 106개 사다. 전체 코스피 상장사 중 거래소에 보고서를 공시한 기업도 2022년 131개 사에서 162개 사로 늘었다.

보고서는 의무 공시 대상은 아니다. 기업에서 자율 공시로 공개하고 있다. 다만 ESG 경영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고서 공시가 증가하는 모양새다. 정보공시가 본격화됨에 따라 각 기업은 ESG 위원회 설치, 여성 임원 선임, 스코프3 시스템 구축, RE100, UNGC 가입 등의 방식으로 ESG경영 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시총 200대 기업 중 155개 사가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ESG 위원회를 통해 회사의 지속가능경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점검하고, 사업과 주요 과제의 성과와 문제점을 관리·감독하는 책임과 권한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트렌드를 넘어 필수 요건으로

ESG는 유토피아 달성을 위한 이상적인 가치 기준이 아니다. 이미 투자 시장에서 많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에게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미의 '필환경'이나 사회적 문제는 매우 중요한 가치판단의 기준이 됐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투자 결정에서 ESG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들은 친환경적이며, 윤리적이고 지배구조가 바람직하면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회사에 투자하길 희망한다.

실제 지난 2018년 모건스탠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86%는 시장 평균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면 ESG를 추구하는 자산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75%는 자신들의 투자가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SG의 급부상은 숫자로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올해 기관투자가가 투자의사 결정에 ESG를 고려하는 자금 규모는 지난해 말 45조 달러(약 5경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22.8조 달러, 2018년 31조 달러에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주식, 채권을 제외한 대체투자시장 비중은 13~1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약 1,900조 원)의 세 배가 넘는 6,000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ESG를 주제로 대체투자시장에 흐르고 있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도 ESG관련 펀드를 활발히 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 설정된 ESG 펀드 순자산 규모는 2020년 7월 기준 4,168억 원으로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의 1% 수준이라 아직 그 시장 규모는 미미한 편이지만, 최근 3년간 연평균 47% 이상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정부의 그린뉴딜 기조 속에 환경, 공중보건, 사회안전망, 취약계층 지원 등 환경 및 사회 이슈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국내 ESG 펀드 시장도 향후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3대 자산 운용사 중 하나인 블랙락이 기후 리스크를 외면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ESG 경영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시류가 된 가운데,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특히 금융 투자 업계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ESG 펀드가 더욱 부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파리 기후 협약 재가입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0) 달성 ▲청정에너지에 2조 달러투자 등 친환경 정책에 역점을 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한국 정부도 탈탄소, 그린뉴딜 등 ESG 관련 안건에 정책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또한 정부는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에 ESG 정보를 반드시 공시하도록 했다. 일단 올해부터 2025년까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자율 공시를 활성화하도록 하고, 2025년부터 2030년까지는 2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에,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에 적용된다. ESG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지속적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SG는 기업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ESG 신용영향 점수를 최고 등급인 1등급으로 평가했다. 독일, 스위스 등 11개 나라가 한국과 같은 1등급, 미국·영국은 2등급, 일본·중국은 3등급을 받았다.

경영·소비·투자 등 경제 전반에 걸쳐 ESG라는 트렌드는 이제 일상이 됐다. 과거에는 이윤 극대화가 기업의 최고 미덕으로 여겨졌으나,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만약 기업들이 ESG 경영을 소홀히 하면 사업 자체뿐만 아니라 신용등급, 규제 대응에 이르는 다양한 리스크에 직면할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투자자, 고객, 파트너사, 사회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따라서 ESG 경영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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