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간과하면 경영 제약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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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간과하면 경영 제약 가능성 높아
  • 한경 리크루트
  • 승인 2024.02.0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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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 #해외사례

세계적 기업들은 이미 ESG 경영을 실시해 소비자의 감성을 깊게 파고들고 있다. 스타벅스는 공정무역 보장과 블록체인 활용커피 원두 생산·유통 이력 조회 서비스 '빈투컵(Bean to Cup)'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향후 ESG를 간과하는 기업은 투자를 못 받을 뿐 아니라 서플라이 체인에서도 배제되는 등 경영활동 전반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ESG에서 앞장서는 모습을 보인다.

 

ESG 경영의 선구자이자 롤모델,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는 미국의 등산의류업체로 ESG의 선구자이자 롤모델로 꼽힌다.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브랜드에 통합시키는 데 성공한 대표적 사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타고니아 역시 처음부터 뚜렷한 지향점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문구로 강한 인상을 남긴 파타고니아도 처음에는 일반적인 의류 회사와 다르지 않았다.

연간 30~4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던 파타고니아가 본격적인 ‘환경보호 전도사 기업’으로 변모한 것은 경기 위축으로 인한 매출 성장의 급감으로 위기를 맞은 1991년이다. 가파른 성장으로 확장시켜놓은 사세는 나라 전체가 불황에 들어서자,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당시회사는 직원의 20%인 120명을 해고했다. 가족과 지인들로 구성된 회사의 직원들을 자르면서 충격에 빠진 파타고니아는 사업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회사가 찾은 해법은 7세대 앞을 내다보는 이로쿼이(Iroquois) 인디언 방식이었다. 이로쿼이족은 의사결정 과정에 향후 7세대를 대표하는 사람을 포함시키고, 모든 결정에서 100년 앞
을 내다보고 그때까지 유지할 수 있는 속도로만 성장한다고 한다. 즉 ‘감당할 수 있는 지속 가능 성장’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1991년 이후로 파타고니아는 성장을 지속 가능한 속도로 제한하여 신중하게 지출하고, 사려 깊은 사상과 생각을 기반으로 회사를 경영한다.

경영 철학을 재정립한 파타고니아는 환경운동단체와 같은 경영 행보를 이어간다. 미국에선 국립공원과 국유지를 개발 허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소송을 제기했고,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국내에서 ‘보 철거’ 운동을 하고 있다. 또한, ‘매출액’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파타고니아는 지속가능한 성장 추구를 위해 비상장 기업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자본주의적 이윤추구 압박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다. 그렇기 때문에 파타고니아는 ESG 평가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파타고니아는 그 어떤 기업보다 지속가능경영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파타고니아의 리사이클 소재 사용 비중은 최근 기준 69%다. 이는 파타고니아 의류를 구매할 경우 산술적으로 평균대비 30~35%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파타고니아는 리사이클 소재를 통해 1년에 약2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그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파타고니아의 의류를 오랫동안 입을 수 있도록 소비자의 ‘수리권’을 보장하 고 있다. 의류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원 웨어 스테이션’을 운영하여 매장에 전문 수선사를 두고, 브랜드를 막론하고 의류를 무상으로 수선해준다.

이런 회사의 움직임과 철학은 그 어떤 사회공헌활동보다 강력한 결과를 내는 중이다. 파타고니아는 ESG 트렌드와 함께 계속해서 주목받는 중이고, 전 세계 수많은 소비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작은 변화로 큰 변화를 만드는, 맥도날드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 역시 ESG에 진심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맥도날드는 ESG를 고려하여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고, 이에 따라 영국 패스트푸드 업계의 선두에 서게 되었다.

맥도날드 역시 처음부터 ESG 활동을 펼쳤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거에는 영국 국민의 신뢰를 잃어 부정적인 PR 기업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오랜 시간 브랜드 성공을 위한 핵심 ESG 모델 구축에 주력했고, 그를 실제 행동으로 옮겨 변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ESG를 기업의 핵심 경영전략으로 차용하면서 맥도날드는 최대한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브랜드의 문제를 인정하고, '겸손하지만 확신에 찬' 어조로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맥도날드가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Good to know)' 캠페인을 통해 식품 원산지 및 생산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22년까지 영국 소비자의 8명 중 10명이 맥도날드가 환경을 위해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또한 지속 가능한 식재료를 조달하고, 지역 사회를 지원하며 지역 내 공급업체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ESG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작은 변화로부터 큰 변화를 만들다(Change ALittle, Change A Lot)'라는 캠페인을 통해 '겸손하고 확신에 찬' 톤을 지속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끌어내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다양한 광고와 매체로 계속해서 확장되는 중이다. 맥도날드는 진부한 광고 형태를 피하고 지속가능성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직접 보여준다. 햄버거 프랜차이즈임에도 불구하고, 쓰레기를 제대로 버리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광고 지면에 쓰레기를 보여주는 방식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맥카페 컵을 재활용하고, 폐식용유를 바이오 디젤로 전환하고, 직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영국 농업에 투자하며 ESG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점이 있는 전 세계 곳곳에서 지역 사회에 투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맥도날드도 2021년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산 식재료의 사용 비중을 더욱 확대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나섰다. 이 프로젝트로 우수한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맛있고 특색 있는 메뉴를 선보일 뿐 아니라 식재료를 공급하는 국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루고 지역 및 지역 특산물의 홍보 효과까지 제공하고 있다. 프로젝트 첫 메뉴로 선보인 ‘창녕 갈릭 버거’는 첫 출시부터 고객들의 큰 사랑을 받아 한정 판매가 종료된 이후 2022년과 2023년도에 재출시됐다. 창녕 갈릭 버거는 3년간 약 132톤에 달하는 창녕 마늘을 수급하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자체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져, 경남 창녕군은 지난 2022년 혁신 및 적극행정 우수사례 도 통합 경진대회에서 ‘시·군 사례 부문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을 지속하면서 맥도날드는 전 세계에서 ESG 모범 사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브랜드 이미지 역시 크게 변화했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재활용 할 수 있는 포장재를 사용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며,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책임감이 강한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테크 기업의 ESG 대표 주자,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글로벌 기관으로부터 ESG 측면에서 높은 등급의 평가를 받는 기업 중 하나다. 시대를 이끌어가는 테크 기업이 ESG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2020년 1월, 마이크로소프트는 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여 카본 네거티브(Carbon-Negative)가 될 것을 다짐하는 야심 차고 혁신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카본 네거티브란 탄소를 배출하는 것보다 더 많이 흡수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든다는 의미이며, 배출한 만큼 흡수해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넷 제로(Net Zero)보다 더욱 적극적인 의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까지 전 세계 건물 또는 데이터센터에서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2050년까지 회사가 세워졌던 1975년 이후부터 배출해 온 과거의 모든 탄소도 소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목표는 실제로 회사 운영에 있어 발생하는 탄소 감축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권을 확보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달성이 가능하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대비 2020년 탄소배출량을 6% 절감했으며 전 세계 26여 개의 프로젝트에서 130만 톤의 탄소 배출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어 2020년 대비 2021년에는 탄소배출량을 17% 절감했다. 2030년까지 포장재에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전면 폐지, 전자 폐기물로 인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센터 건립, 사용했던 서버 등을 다른 용도로 변경하는 등의 활동을 통한 재사용률 90% 달성 등을 준비, 실행하면서 ESG 활동에 더욱 힘쓰고 있다.

2021년 7월 진행된 컨퍼런스에서는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n100%를, 모든 시간 동안, 탄소 배출 제로 에너지로 충당한다는100/100/0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고객사 스스로 탄소 배출에 대한 정보를 쉽고 효과적으로 추적함으로써 줄여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클라우드’도 출시했다. 고객사는 목표 대비 진행 상황을 시각화된 정보를 통해 쉽게 추적할 수 있고, 정확한 탄소 회계 정보를 제공받음으로써 각종 규제에도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대외적으로 이러한 계획을 공표하기까지는 이미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과 경험을 거쳤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2012년부터 회사 내부에서 탄소 비용 제도를 시행해 왔다고 알려졌다. 탄소 비용 제도란 각 부서에 탄소배출량 목표치를 할당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요금을 부여하는 제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제도를 기획, 운영함으로써 카본 네거티브라는 목표에 전 임직원이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ESG 경영 활동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며 마이크로소프트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실시한 ESG 평가에서 가장 높은 AAA 등급을 받았고, 5년 연속으로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다우존스가 발표한 ESG 지수에서도 76.3점으로 2,360개 기업 중 1위를 차지하며 ESG 활동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린커피의 탄소중립화 선언, 스타벅스

2021년 3월 스타벅스는 2030년 ‘그린 커피’를 탄소중립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목표는 스타벅스의 ‘자원 친화적(resource positive)’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장기적 목표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2015년부터 미국, 캐나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의 9천여 개 매장을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내 다양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매장 하나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매장 운영에 쓰일 전력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2022년까지 미국 내 로스팅과 음료 제조의 전력 소비의 50%를 버지니아주의 태양광발전 단지와 체결한 스타벅스 최초의 공급망 가상전력구매계약(Virtual PPA)*을 통해 상쇄할 계획이다. 또한 스타벅스는 약 970만 달러를 뉴욕의 23개 신규 지역 태양광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된 전력은 스타벅스 매장 및 지역 내 이용자들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상전력구매계약과 가상저장계약(VSA)을 체결하여 550개 매장에 태양광과 유틸리티급 배터리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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