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기업 매출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하며 돌풍의 K방산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 한화시스템은 육·해·공·우주·사이버를 아우르는 첨단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방산전자 국내 1위기업으로, 대한민국 스마트 국방의 미래를 선도하고 있다. 국내 방위산업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 온 한화시스템 해양연구소의 김민곤 수석 연구원을 만나 국내 방위산업의 뜨거운 현황과 전망을 들어보자.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한화시스템의 방위산업 부문 해양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수석연구원 김민곤입니다. 한화시스템은 크게 방산부분과 ICT 부분으로 나눠지는데 제가 속한 방산부분은 지상, 항공우주, 해양, 감시정찰 이렇게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저는 해양연구소에 속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함정에 탑재되는 전투체계와 통합기관 제어체계를 개발하고 최근에는 해양 무인체계까지 분야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투체계 부분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Q 방위산업은 약간 생소하게 들리는데요, 방위산업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세요.
방위산업은 군사 및 국방분야에 특화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국가를 방위하기 위한 무기·장비 등의 물자(전차, 함정, 전투기, 미사일, 포, 총기류 등)와 사이버보안, 국방시스템통합 등을 포함합니다. 여기서 무기는 무기체계(Weapon System)라고 하고 유도무기(미사일), 전차, 항공기, 함정 등 전장에서 전투력을 발휘하기 위한 무기와 이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원, 장비, 부품, 시설, 소프트웨어, 종합군수지원요소, 전략·전술 및 훈련 등 제반요소를 통합한 전체 체계를 합말니다.
Q 방위산업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방위산업이라는 분야는 학교 다닐 때는 잘 몰랐어요. 심지어 처음 삼성그룹에 공채로 들어갔을 때는 삼성항공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당시 삼성탈레스(방위산업부분)로 부서 이동을 하게 되었는데,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방위산업체 연구원은 안정적이면서 나라를 위해 헌신도 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Q 방위산업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입사 초기에는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어요.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 분야로 들어가게 된 것은 93년도였습니다. 91년도에 방산부분이 삼성전자로 이관이 되면서 93년도에 소프트웨어 사내인력 공모를 받았죠. 저는 공모에 지원해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 분야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95년도에는 절충교육이라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소프트웨어 파견인력이 해외에 가서 소프트웨어를 배웠고 그때부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배운 기술을 응용한 것은 99년부터입니다. 한국형 구축함(DDH-II) 전투체계 소프트웨어를 원 제작사와 공동개발하면서 본격적으로 우리 업체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했는데 이는 당시 국내 인력이 방산 부분에서 최초로 개발한 사례였습니다. 2003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와 국내 연구개발에 참가했고 그때 시작한 사업이 독도함 전투체계 개발이었어요. 2007년도에 처음으로 국내에서 개발을 성공했습니다. 그 이후로 우리 전투함에는 국산 전투체계가 탑재되기 시작했죠. 2009년부터는 전투체계를 수출하기 시작했고 저는 당시 시스템 엔지니어 겸 소프트 엔지니어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나라를 돌면서 각 나라 해군과 협상도 하고 프리젠테이션도 했어요. 첫번째 수출은 대우조선의 말레이시아 훈련함에 들어가는 전투체계 수출이었습니다. 전투함으로 사례로는 현대중공업의 필리핀 해군 호위함에 들어가는 전투체계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 필리핀 해군의 호위함 성능개량, 초계함, 원해 경비함에 들어가는 전투체계를 수출하고 개발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통합기관제어체계를 국산화하기 시작해서 기술도입을 통해 기술을 익히고 핵심 기술을 하나 하나씩 익혀서 작년에 신개발을 했습니다. 국산화 완료 후 신조함정체계에 투입이 될 예정입니다. 현재는 원해 경비함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리더로서 일하고 있습니다.
Q 협업이나 네트워킹이 중요할 것 같은데 노하우가 있나요
맞아요. 저희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은 특히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1차적으로는 해군이 중요하죠. 그 무기체계를 실제로 운영하는 부대, 관리하는 부서를 찾아야 합니다. 우리 회사에는 예비역 군인들이 많이 오는데 그 분들을 통해 정보를 입수하고 소통합니다. 해군을 통해 기술자문위원을 소개받기도 하고 교수님들을 통해 관련된 업체를 파악하고 소통하기도 하죠. 군 주최 학회나 컨퍼런스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MADEX(방위산업전) 기간에 저희가 진행 중인 연구를 발표하면서 협력할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분들과 하나의 과제를 하기도 합니다. 미래에 다른 과제에서 또 협력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고, 그분들을 통해 다른 사람을 알기도 하며 네트워크를 확대도 합니다.
Q 최근 한국의 방산분야가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 걸까요?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되야 할까요?
수준이라고 하면, 군사력 순위와 국방예산이 얼마정도 되는지, 수출시장에서 어떤 지를 가지고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군사력 순위가 5위, 국방예산도 10위, 수출시장 8위, 기술수준도 8위입니다. 전체적으로 10위권 안에는 듭니다. 세계 100대 방산기업이 매년 발표가 되는데 국내 업체 3개가 들어갑니다. 한화는 26위인데 우리 회사의 목표는 TOP10 진입입니다. 우리나라의 방산 수준은 상당한 수준이죠. 국방과학연구소가 생기면서 더 많은 무기체계가 하나씩 국산화가 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수준이 올라가기 시작했고 수출을 하게 되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지속적인 수출확대가 중요한데 그러려면 인력도 수급해야 하고, 고객도 확보해야 합니다. 현재까지는 우리 국군이 요구하는 제품을 판매했는데, 이제는 세계 군의 필요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요즘은 방산의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유지하는게 화두에요.
Q 방위산업 분야는 어떤 인재를 선호하나요?
민수 산업은 기술과 제품들이 빠르게 변합니다. 하지만 방위 산업은 기술이 급속도로 변하지는 않아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긴 하지만 변화가 긴급하지는 않습니다. 빠른 변화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변화수용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 끈기 있게 일 할 수 있는 사람이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Q 일을 하면서 느꼈던 보람이 많으실 것 같아요.
해외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거나 어떤 무기체계 국산화에 성공했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전투체계 국산화했을 때 통합기관제어 체계를 국산화했을 때입니다. 필리핀 호위함 수출사업 당시, 필리핀 해군이 업체 검증 차 방문했을 때, 저희가 업무를 준비하면서 그 이후에 수출이 가시화 되었을 때 굉장히 보람을 느꼈습니다.
Q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갖추어야 하는 역량이나 자격증이 있을까요?
일반 기업과 비슷합니다. 내가 하는 것에 대한 주인의식이 있어야 해요. 자신의 분야에 대해서 차별화 된 능력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는 제품수명주기가 깁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하죠.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영어나 외국어 능력이 있으면 더 좋고요. 국가공인자격증, 소프트웨어 기술자 인증 등이 있으면 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Q 앞으로 이 직업의 전망은 어떨까요?
전망은 좋습니다. 과거에는 방위 산업과 민수 산업이 완전히 동떨어진 세상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민수산업도 자율주행차, 자율운행선박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처럼 국방도 같은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고 기술추세도 유망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출하면서 사업적으로도 기회가 굉장히 많습니다. 또한 방위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오래 근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일 할 수 있습니다.
Q 한화시스템에 취업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부탁 드려요.
우선 한화시스템 홈페이지의 '사업영역'과 '직무소개'를 참조하여 희망하는 직무에 대한 분야를 선택하고 준비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은 수시채용이 많기 때문에 채용정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긴 의문점 등은 방위산업관련 전시회 또는 세미나에 참가하여 한화시스템 직원으로부터 조언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화의 방위산업에 관심을 갖고 역량을 꾸준히 개발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