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ECONOMY CEO - 권석철 하우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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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ECONOMY CEO - 권석철 하우리 사장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04.0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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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NEW ECONOMY CEO


형같은 존재, 재밌는 CEO 될터



권석철

하우리 사장


지난 1월25일, 98년 대만에서 처음 출현한 뒤 국내에 유입돼 세계 곳곳에서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입혔던 CIH바이러스 사태 이후 최대의 인터넷 대란이 일어났다.
98년 당시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인터넷 보안에 대한 문제의식이 크게 대두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사회·국가적인 차원에서 좀더 보안의식 및 대처를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오늘날 생활 속에서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남을 감안할 때 인터넷 대란으로 인한 파급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상대적으로 보안 관련 업체에 대한 중요성도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언론에 가장 많이 언급된 곳이 바로 안티바이러스 제작업체인 하우리의 권석철 사장이다. 하우리는 국내 토종기업으로 안철수연구소에 이어 2위를 달리는 바이러스 백신 개발업체다.

권사장은 1·25 대란 이후 각종 언론매체에서 톱으로 다뤄질 정도로 상한가를 누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권사장에게는 언젠가 일어날 수 있는 사태로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국가에 보안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우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재난센터 개념의 발 빠른 대응조직을 가져야 합니다. 기업과 정부는 지금까지 일이 발생한 연후에야 인식을 하고 대응방법을 논의했습니다. 바이러스와 같은 사이버 테러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권사장은 이를 위해 공공기관과 전문적인 민간기업이 공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에 소속된 인력만으로는 사이버 테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불과 몇 년사이 국내에 인터넷이 엄청난 속도로 보급된 것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보안에 대한 인식과 대응이 늦었음은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비단 인터넷 보안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야기된 모든 부분에서 아직 이렇다할 구체적인 법적 조항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가 해외시장 개척의 적기
“보안의 개념을 떠나서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매우 열악한 실정입니다. 2001년과 2002년 보안업체들의 목표가 생존이었던 반면 하우리는 글로벌화를 지향했습니다. 향후에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외국기업에 대한 마케팅 및 판매활동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하우리는 현재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해외법인들에 대한 사업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권사장은 올해가 소프트웨어를 수출할 수 있는 적기로 판단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보안에 대한 중요성으로 우연치 않게 일약 사회적인 스타가 됐으나 그보다는 국내 정보보호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스로 일하는 CEO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권사장은 지금에 이르기까지 운은 둘째 치고 인복이 많았다고 평가한다.

98년 3월 하우리 설립 당시 자본금 5,000만원, 직원은 5명이었다. 그러나 현재 자본금은 75억4,000만원, 직원은 120여명으로 불과 4년 전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권사장을 비롯한 당시 직원들은 현재 하우리 창업자로 인정받고 있지만 국내 대표적인 백신업체로 성장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창업자들은 특별한 친목이 있어서 모인 것이 아닌 바이러스 연구동호회를 통해 만났었기 때문에 이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권사장은 토로했다.

그는 원래 컴퓨터 범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직접 바이러스 감염을 체험하고 나서부터 백신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더욱이 권사장은 개그맨을 꿈꾸며 모 방송사 시험에 지원할 정도로 끼 있는 청년이었다.

그는 현재 다른 직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재밌는 CEO에 더욱 만족하며 하우리를 세계적인 안티바이러스 업체로 성장시키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회사에 출근하면 오전에 하는 일이 사무실을 한바퀴 도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회사가 살아있는지를 살핍니다. 썰렁한 회사, 대화 없는 회사는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그 속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노력합니다.”

그도 인간이기에 가끔 최고경영자의 위치에서 외로움을 많이 타며 직원들에 대한 섭섭함으로 평소 마음가짐이 흔들릴 때가 있다. 그동안 허물없이 지내다가 짧은 기간동안 직원이 크게 늘어 사장의 위치에서 그들과 가까이 하고 싶을 때면 부담스러워하는 직원들 눈치에 일찍 자리를 떠나야 했다.
그리고 회사규모가 커진 지금 함께 시작한 동료들이 뜻하지 않은 말을 던질 때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한다.

“아직 어떤 CEO가 되고 싶을까에 대해 스스로 반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어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그럼 사람들, 직원을 상품으로 취급하고 부려먹는 그런 CEO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한 배를 이끄는 선장으로 선원을 아랫사람이 아닌 동료로 생각하고 함께 열심히 파도를 헤쳐 나가도록 힘쓸 것입니다.”

그는 인재를 세가지로 구분했다. 첫째는 밤낮없이 일하는데 능률이 안오르는 사람, 두 번째는 제때 출퇴근하면서도 능률이 높은 사람, 마지막으로 일은 잘 못하지만 스스로 노력하며 열심히 하려는 사람이다.
권사장은 이 가운데 마지막 유형을 가장 마음에 들어한다. 능률도 중요하지만 일은 잘 못해도 애착을 가지고 스스로 노력하며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는 그들이 진정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라는 것이다.

그는 직원에 대해 6개월 동안은 아무 말 없이 지켜보기만 한다. 그런 후에야 잘하면 잘하는 데로 잘못된 점이 있으면 왜 그런지에 대해 얘기한다. 그리고 다시 6개월 동안 그 직원이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살핀다. 나름대로 직원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스스로를 괴짜라고 평가하는 권사장은 “직원들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는 그것을 들어줄 수 있는 형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며 “기업이 잘되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들과의 신뢰를 쌓고 그들은 한가족처럼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리크루트 2003-03] 김홍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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